Nikolay Myaskovsky (1881~1950)

 

 

 원래 교향곡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지만 파블로바(Alla Pavlova, b.1952)의 작품을 시작으로 여러 교향곡들을 듣다보니

소위 '이만한 형식과 장르도 없구나'란 생각이 들게 된 건 불과 몇 년 전이다.

 그리고 마이너 레퍼토리 위주, 나 혼자서 좋아라 듣는 면이 심해서 '역사적 명반'같은 건 가지고 있는 게 얼마 안 된다.

(어떤 분은 베토벤 9번만 20몇 종 가지고 있으신 분도 봤는데.. 난 그렇게는 못 하겠다..)

 초창기에는 교향곡이 너무 귀에 들어오질 않아 아는 분께 상담(?) 비슷하게 요청한 적이 있었는데, 교향곡이라해서 별다른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은 아니니 편안하게 감상해보라는 것이었다. 연주회에서 실황으로도 느껴보라는 조언과 함께..

 그 후에 교향곡은 아니었지만 모차르트의 레퀴엠(K. 626)을 부천필의 연주로 감상할 기회가 있어 들어보니 확실히 CD로

듣던 것과는 뭔가 다르긴 달랐다. 연주회만의 아우라가 내 몸 속으로 들어온 느낌?

 그 후로도 여러가지 것들을 들어보긴 했지만 교향곡하면 유명한 말러, 쇼스타코비치, 브람스, 브루크너 등에 대해서도

'아직은'이다. 그 교향곡들의 내면을 깊이 이해하기에는 아직 내공이 부족한 탓이겠지. 나이가 더 들어서 애환조차 싱겁게

웃어넘길 수 있다면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곡(?)을 찾기위해 여러가지 것들을 접하면서 알게 된 것이 미야스코프스키의 교향곡 24번

이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음악을 시작했지만 마지막까지 작곡을 멈추지 않았고, 20C 작곡가임에도 27곡이나 교향곡을 남긴

범상치 않은 인물이다. 전반적인 교향곡들의 특징은 이른바 '러시아적' 선율에 깊은 서정성과 웅장함을 담아내었다는 것.

 차이코프스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산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교향곡 24번(Symphony No. 24 in F minor, Op. 63)은 'To the memory of Vladimir Derzanovsky'란 부제가 붙어 있다.

 미야스코프스키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에 망명했지만, 타지에서 친구였던 블라디미르 데르자노프스키의

죽음 소식을 접하게 된다. 깊은 슬픔과 음울속에서 곡을 완성하고 부제를 위와 같이 붙였으며, 그러한 연유로 곡 전체에는

짙은 우수가 흐르고 있다. 특히 2악장에서 그러한 점이 잘 드러난다.

 곡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도 듣고 좋다면(혹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겠지만 몇 자 끄적여 보았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연주는 스베틀라노프, 야블론스키, 티토프의 음반들이 있다.

 셋 모두 좋은 연주이며, 러시아 지휘자라 그런지 짙은 서정성을 더 잘 담아낸 느낌이 든다.

 미야스코프스키는 쇼스타코비치나 프로코피예프, 하차투리안이나 바인베르크와 동시대의 인물이며 서로가 서로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이 중 누가 더 뛰어나다고 확정적으로 말할 수가 있는 것일까?

 단순히 인지도 때문에 묻혀버리기에는 안타까운 곡이며, 깊은 감동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서슴없이 추천하고 싶다.

 

 

 

 

 

 

 

 

 

 

 

 

 

Symphony No. 24 in F minor, Op. 63 - 2nd Movement : Molto sostenu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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