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바흐 - 골드베르크 변주곡

Johann Sebastian Bach - Goldberg Variations, BWV 988

 

베토벤 - 디아벨리 변주곡

Beethoven - Variations on a Waltz by Anton Diabelli in C major, Op. 120

 

베토벤 - 크로이처 소나타 (바이올린 소나타 9번)

Beethoven - Sonata for Violin and Piano No. 9 in A major, Op. 47 'Kreutzer'

 

 

 

 이 곡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는 알고 계신분도 많을 줄 안다.

 음악가들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는 점!

 음악사에서 그렇게 흔한 경우는 아니나, 사람 이름이 부제 혹은 별칭으로 거론되다가 고유명사로 굳어진 경우이다.

 곡이 뛰어나 명작으로 간주되지만, 별칭 때문에 자주 언급된다고 봐도 무방할 듯..^^;

 

 '골드베르크, 디아벨리, 크로이처가 사람 이름이었어?'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다.

 현재에는 별로 유명하지 않지만 3명 모두 당대에는 나름의 인지도가 있었던 인물들이다.

 J.S.바흐, 베토벤이라는 거장의 곡들에 자신들의 이름이 들어가 있으니 운이 좋다고 봐도 되겠다.

 자신들의 작품으로는 별다른 두각을 못 드러냈지만, 어찌됐든 평생 기억될 이름들이니~

 

 

 

 

 

 

 

 

요한 골드베르크 Episode

 

 - 운이 무지좋은 것과는 반대로 골드베르크는 29세에 결핵으로 요절하였다. 설마하니 자신의 이름이 붙은 변주곡이

이렇게 유명해질 줄이야 꿈에도 몰랐을거다.

 사연은 이렇다. J.S.바흐가(이하 바흐) 라이프치히의 작센공(公)으로부터 궁정 음악가의 칭호를 받았을 무렵의 일인데,

어느날 갑자기 바흐에게 러시아 대사였던 헤르만 카를 폰 카이저링크 백작에게 연락이 왔다.

 이유를 들어보니 자신이 불면증에 시달려 잠을 못 이루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프시코디스트이자 바흐의 제자인 골드베르크를 기용하여 침대 곁에서 연주하게 하였으나 결과가 영 신통찮았고,

견디다 못해 친분이 있던 바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바흐라면 내가 잠잘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줄거야!'

 뭐 이런 생각이었나보다. 바흐는 카이저링크 백작의 요청에 응하여 곡을 만들었고, 골드베르크를 지도하며 변주곡을

익히게 했다. 드디어 대망의 날. 골드베르크는 열심히 익힌 변주곡을 백작 앞에서 연주했는데, 결과는 놀라웠다.

 며칠밤낮동안 잠을 못 자던 카이저링크 백작이 새근새근 잠이 드는 것이었다!

 백작은 바흐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상당한 액수의 사례비를 주었고, 그 액수는 바흐가 지금까지 받은 돈 중 최고의

액수였다고 한다.

 이상이 대충의 내용이다. 명곡이란 것과는 반대로 탄생 일화가 영 꺼림칙하다. 어떻게보면 한 인물을 위한 한낱

자장가를 작곡해주었을 뿐인데.. 음..-.-

 

 

 

 

안톤 디아벨리 Episode

 

 - 디아벨리는 당시 빈의 악보 출판업에서는 이름을 날리던 인물이다. 작곡가이기도 했지만, 상업 수완이 탁월했던 것

같다. 1819년에 디아벨리는 자신이 작곡한 왈츠 주제를 50여명의 작곡가들에게 뿌리며 각자 변주곡을 작곡해줄 것을 요청

했다. 동일한 주제의 왈츠를 소위 잘 나가는 작곡가들에게 나누어주고, 이를 모아 변주곡으로 출판하여 대중들의 관심을

끌려했던 일종의 상술이었던 셈이다(작곡가들끼리의 은근한 경쟁심리도 유발했을 것이다).

 의도가 어쨌든 베토벤은 이 요청을 받아들였고, 악보를 받았지만 처음에는 '구두 수선공의 땜질'이라고 부르며

이 무식하기 그지없는 주제(베토벤 기준;;)를 경멸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 곡이 점점 마음에 든 베토벤은(-_-) 애초에 디아벨리의 요청이었던 1곡의 변주곡만 작곡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주제로 무한한 예술성을 그리기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1824년에 2권으로 구성된 변주곡들이 출판되었는데, 1권이 베토벤의 곡들, 2권은 다른 작곡가들의 곡이었다.

 베토벤 것과는 반대로 2권은 그야말로 여러 작곡가들의 곡이 중구난방으로 실려 있어, 별다른 의미를 찾기 힘들었다.

 베토벤 것도 처음에는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하였으나, 지휘자인 뷜로가 이 곡을 발견하고는 점차 인기를 끌더니

지금은 베토벤의 예술성을 대변해주는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참.. 명곡의 탄생 일화란 것이 어찌보면 그리 거창한 이유가 필요하지는 않은가보다~

 

 

 

 

루돌프 크로이처 Episode

 

 - 음악을 헌정한 인물 때문에 별칭이 붙는 경우는 음악사에서 베토벤의 이 곡이 거의 유일하다.

 크로이처는 당대에는 피에르 로드 등과 함께 바이올린계에서 명성을 떨치던 인물로, 시대를 좌지우지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현재야 명성이 한참 죽었지만...

 여하튼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9번'은 최초에 브릿지타워(George Bridgetower, 1778~1860)란 바이올리니스트에게

헌정 될 예정이었다. 음악이라는 테두리의 끈끈한 우정으로 둘은 서로를 신뢰하였는데, 결국 한 여자를 놓고 둘이 반목을

하더니 원수지간이 되기에 이르렀다(그 여성이 누구인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곡을 초연할 때까지만해도 브릿지타워의 연주는 성공적이었으며, 제목도 'Sonata Mulattica(혼혈 소나타 : 브릿지타워

는 혼혈인이었다)'였지만 앞서 얘기했다시피 결국 파탄으로 끝나버렸다.

 화가 난 베토벤은 엉뚱하게도 이 곡을 전혀 관련이 없는 크로이처에게 헌정했다.

 크로이처 입장에서도 황당했을 것이다. 별로 안면도 없는 작곡가가 자신에게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헌정을 했으니

기분이 좋을리 없었다.

 그런 짜증의 표현인지 크로이처는 이 곡을 '난폭하고 무식한 곡'이라 비난했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덧붙여 크로이처는 이 곡을 평생동안 연주하지도 않았고,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이런 일화가 있는데 제목은 '크로이처 소나타'라니.. 참 아이러니다.

 

 

 

 

 3개의 에피소드 모두 유명한 것들이다. 확실히 대작곡가들에게는 여러 유명한 일화들이 많이 따라다니는 듯 하다.

 이 3개의 곡들은 많이 알려져 있는 만큼 뛰어난 명반들도 그 숫자가 상당한데, 몇 개의 추천 음반을 올려본다.

 

 

J.S.바흐 - 골드베르크 변주곡

 

 

 

 

 

 

 

 

 

베토벤 - 디아벨리 변주곡

 

 

 

 

 

 

 

 

 

베토벤 -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

 

 

 

 

 

 

 

 

 

 

 

 덧붙여.. 작곡가로서 그들의 기량을 느낄 수 있는 음반들도 있다. 많지는 않지만 몇 개의 음반들이 출시되어 있다.

 특히 크로이처의 바이올린 협주곡들은 대단하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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