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W.A.모차르트의 때 이른 죽음을 안타까워 한다. 35세에 안타깝게 세상을 등졌지만 그가 남긴 유산은 인류의

축복이라 봐도 될 정도다. 혹자는 '천사가 세상에 내려왔다가 다시 천계로 올라갔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이런 사례로 봐도 알 수 있듯이 한 예술가의 수명이 창조적 완성성과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급속하게 개화하는 꽃이 일찍지는 것처럼, 조숙한 천재들이 요절한 경우는 상당히 많으며, 반대로 장수한 작곡가의 만년

작품이 그의 대표작으로 거론되는 경우도 그다지 많은 일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슈만(Robert Schumann, 1810~1856)도 46세란 나이로 단명한 작곡가 중 한 명이지만, 많은 다작에 비해서 만년의

작품들은 대부분이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고, 창조력의 고갈이라는 안타까운 예를 보여주기도 한다.

 초기 작품인 '환상곡(Fantasie, Op. 17)'이후로 슈만이 창작을 그만두었다해도 그의 불멸성은 영원했을거라는 말도 있고,

만년의 작품인 '바이올린 협주곡(Violin Conceto, WoO. 23)'은 요아힘이 연주를 솔직하게 거절하기도 했다.

 

 

 F.J.하이든(1732~1809)의 경우는 '자신의 창작력 고갈을 스스로 깨닫고 본인의지로 작곡을 그만둔' 매우 드문 작곡가이다.

 1803년(71세) 이후로는 한 작품도 남기지 않았다(여러가지 것에 손을 대긴 했지만 최초 스케치 이후로 완성된 것이 없다).

 그러나 교향곡, 현악 4중주의 무궁무진한 변화를 거쳐 만년의 걸작이라 일컬어지는 오라토리오 '천지창조', '사계'와 같은

작품에서 그의 진정한 예술성을 볼 수 있다(1798년에 완성된 작품들이다).

 베르디같은 경우도 장수하였고(88세), 만년의 위대한 창조력을 보여주는 오페라 '팔스타프'를 남겼다.

 

 

 아까도 얘기했듯이, 수명이 창작력과 비례하지는 않는다. 단적인 예로 모차르트의 유명한 작품인 '교향곡 25번(Symphony

in G minor, K.183)'은 그의 나이 불과 17세의 작품이다. 도저히 17세의 소년이 작곡했다고는 보기 힘든 인생의 고뇌가

담겨있어, 나도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모차르트 외에도 요절한 작곡가 중 잘 알려진 인물은 슈베르트(1797~1828)이다. 물론 요절한 작곡가는 상당히 많지만,

'인류의 유산'으로 일컬어질만한 대작들을 남긴 인물이 그다지 없어 안 알려지지 않았나 싶다.

 사망한 이유도 다양하다. 모차르트야 독살설, 병사설 등이 있고, 슈베르트야 매독으로 인한 사망설이 설득력 있다.

 그 외에도 장티푸스(르쾨, 타우지히), 발작(부르크뮐러), 스키 사고(카를로비츠), 살해(스트라델라), 자전거 사고(쇼숑) 등...

 

 많은 인물들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도 전에 요절하였고, 많은 작품을 남기지 못해 안타까운 것은 모두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반대로 거의 한 세기를 살면서 끊임없이 창작을 한 노대가들도 상당하다.

 단명한 작곡가는 누가 있는지, 혹은 장수한 작곡가는 누가 있는지, 그들의 작품은 어떠한 게 있는지 알아보는 차원에서

두 명을 소개해보기로 한다(생일은 따지지 않고 연수로만 계산했다).

 

 

 

 요 절 한  작 곡 가

 

 

 

필츠 (Carl Filtsch, 1830~1845) 15세

 

 

 '작곡가'란 것이 창작으로 '밥벌이'를 할 수 있다는 명제 하에 있다면, 카를 필츠를 작곡가로 여겨야 하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여러 곡들을 남겼고 현재도 연주되는 점으로 봤을 때 크게 문제는 없을 듯 싶다.

 

 여튼 대단한 인물이다. 15년을 살고 사전에 등재되고, 음악까지 녹음이 되는 걸 보면 말이다.

 6살 무렵부터 놀라운 피아노 연주로 사람들에게 신동소리를 들었으며, 10살 무렵에 파리로 가 쇼팽에게 제자로서 1년 이상의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허나 필츠는 쇼팽보다 4년 먼저 세상을 떠났다).

 복막염으로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기 전에 자신의 피아노 작품들을 출판하였으며, 이 작품들은 쇼팽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작품이 많지는 않지만, 그의 천재성을 느끼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다지만, 필츠가

평범한 인물만큼만이라도 살았다면 어떠한 곡들을 남겼을지..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가 남긴 작품 중 하나인 로망스를 올려본다.

 

 

 더 단명한 작곡가도 있지만(10세~12세 등) 마땅한 정보를 찾기가 어렵고, 이렇다할 녹음된 작품도 없어서 대내외적으로

알려진 필츠를 소개했다. 필츠 외에 다른 요절한 작곡가는 사진으로 올려본다.

 

 

 

 

 

 

 

 

 장 수 한  작 곡 가

 

 

 

오른스타인 (Leo Ornstein, 1892/93~2002) 109세 or 110세 

 

 

 오른스타인은 출생연도가 불분명하다. 최근엔 1893년 쪽으로 주장이 기우는 것 같지만 그렇다해도 엄청난 장수를 누린

작곡가이다. 이보다 더 장수를 누린 작곡가는 내 아는 한에서는 없다. 시간이 더 흐르면 모를일이지만..

 언스틴, 오른스테인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미국에서 활동했지만 러시아 출신이라는 점을 봤을 때 '오른스타인'이라

부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피아노 작품을 주로 남겼는데, S.599(어떤 음악학자의 이니셜인지는 잘 모르겠다)까지가 피아노 음악이다.

그 외에는 현악기 소나타나, 실내악, 성악곡, 협주곡 등이 자리하고 있다.

 1920년대부터 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하였으며, 재즈적 선율의 도입 등 아방가르드적인 작풍이 특징이다. 후반기에 들어서

는 명상적이고 뉴에이지같은 작품들도 작곡하였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의 피아노 소품 중 한 곡인 '비행기에서의 자살(Suicide in an Airplane)'은 여러 피아니스트들에

의해 즐겨 연주되고 있다(제목이 섬뜩하다..).

 다분히 명상적인 '숲에서의 아침(A Morning in the Woods)'이란 곡을 올려본다.

 

 

 90세 이상 장수한 작곡가는 무수히 많다. 그러나 대부분이 별로 유명하지는 않은 인물들뿐이고..

 또 중세-르네상스-바로크-고전시대에는 장수한 인물이 별로 없다. 시대가 그러하여 그런 일이겠지만..

 바로크 시대에는 잘 알려졌다 싶은 작곡가 중에는 텔레만(86세)외에는 없으니..

 앞으로는 시대가 점점 살기 편해지고 있으니(?) 오른스타인보다 장수하는 작곡가도 있지 않을까 싶다.

 

 

 

 

 

 

 

 

 

 

 두 명의 작곡가들의 곡이 있는 내가 가진 유일한 음반들이다(낙소스 사랑해요!!).

 비인기 작곡가들이다보니 음반 출시가 영 더디지만.. 앞으로 많은 작품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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