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 떨림, 그 두 번째 이야기
김훈.양귀자.박범신.이순원 외 지음, 클로이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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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떨림'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라고 한다. 솔직히 난 떨림이란 책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
김훈, 양귀자, 박범신까지. 처음 책을 받았을 때 주르륵 나열되어 있는 저자들의 이름을 보고 뭔가 굉장하단 느낌이 들었다.
더욱이 그들의 첫사랑 이야기란다. 얼마나 흥미가 당기는 소재란 말인가.

여러 작가들의 첫사랑 이야기를 읽어보니 그 짧은 이야기임에도 호불호가 갈리더라.
신이현 작가는 프랑스에서의 로맨스를 음식과 견주어 들려주었고 고은주 작가는 다시 만난 사람의 아이들과 새로 생긴 아이를 통해 다시금 사랑을 느끼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가장 공감할 수 있었던 이야기는 군대가기 전 여자친구와 대천에 갔었던 한차현 작가의 내게도 그런 사랑이 있었다는 내용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역시나 김훈 작가의 이야기는 읽기조차 어렵고 이해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일러스트들이 참 예쁘고 글과 잘 어울렸던 것 같다.
특히나 책 표지의 녹색빛이 인상적이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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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누구나 다 배우는 비즈니스 이메일 영어
김광훈 지음 / 미래BIZ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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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출판사를 2년간 다니다가 호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영어를 열심히 공부한 건 아니지만 의사소통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갖고 운좋게 외국계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업무가 홍콩이나 싱가폴 회사쪽과 맞물려 있어 계속 영어를 사용해야만 했다.
처음에는 영어로 오는 전화와 영어로 써야하는 이메일 때문에 꽤나 스트레스를 받았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점점 사용하는 영어가 한정되어 있음을 느끼게 되었고 나중에는 쉽게 영어로 메일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완벽하게 잘 쓴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그때, 이 책이 있었다면 많은 도움이 되었을 텐데- 왜 이제야 나온 것입니까.

이 책은 꽤 실무적이다.
다른 비즈니스 관련 책들을 읽어보지 않아 비교할 수 없지만 첫장을 펼치는 순간,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내용인데?'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무에서 사용되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관련용어가 정리되어 있고 실무적인 이메일 내용 그리고 팁까지, 처음 이메일을 쓰기 시작하는 인사법에서부터 고객에게 칭찬받았을 때 답변, 사과, 감사할때 사용하는 표현법들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처음 무역이나 외국업체들과 업무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하리라 생각된다. 그냥 읽어보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곁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찾아서 보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읽다보니 오자가 많이 보이고 핸디북 정도로 크기가 작은데 가격면에서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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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풍경화첩 - 지금, 여기, 서울의 진경을 그린다
임형남, 노은주 지음 / 사문난적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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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난히 서울의 북쪽, 북촌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임형남, 노은주 두 부부가 쓰고 그린, 서울풍경화첩도 주인공들이 나고 자랐던 북촌이 주배경을 이루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작가 소개를 읽다가 노은주씨가 서태지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글을 읽자 난 이미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
작가와 독자로서 공통점을 발견했다는 사실, 무척 기쁘더라.

건축업을 한다는 두 부부의 어릴적 기억을 바탕으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조금씩 때론 확확 변해가는 서울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각각의 풍경이 펼쳐질때마다 서울의 산과 물길을 담은 수선전도라는 그림이 등장하는데 그림이 생소하면서도 재미있다.
기존에 보던 그림들과 사뭇 다른 서울을 그린 그림을 대하면서 다시 한번 옛시절을 생각하게 된다.
사실 북촌이라 하면 나의 대학시절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학교는 세검정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주로 놀던 곳이 종로나 명동, 홍대, 평창동, 대학로, 삼청동 등이었다.
그리고 첫 직장도 경복궁역 근처인, 아직 옛스러움이 많이 남아있는 통의동이었기에 책에 주로 등장하는 장소들이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문득 자주 가던 삼청동길과 비가 오는 날에 즐겨 찾던, 평창동에 위치한 '절벽'이 떠오르네.
다른 곳은 잘 모르겠는데 확실히 종로는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매일 술마시던 정겹던 피맛골도 사라지고... 점점 낯설어진다.
그리고 서태지 밴드의 '락'을 우연히 보았다는 그 건물, 도대체 어디인가요?ㅎㅎ 

사람이 많고 교통이 복잡하고 공기도 오염되고.
이처럼 서울을 수식하는 부정적인 말들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서울은 아름답고 정겹운 동네임에 틀림없다.
변해가는 서울을 조금이라도 더 기억하기 위해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와주니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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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비 Young Author Series 2
크리스 클리브 지음, 오수원 옮김 / 에이지21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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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에 책소개를 읽으면서 계속해서 궁금증이 생겼다.도대체 리틀 비와 새라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이 물음은 책을 읽으면서도 그 비밀을 알게 될때까지 계속해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이 만났던 그날,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그날 거기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되는 거였어." 라고 말해야만 했던가.

나이지리아의 한 해변에서 가족과 함께 살던 소녀 리틀 비.
그녀가 살던 마을에선 유전이 발견되고 그 유전을 차지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마을은 폐허가 되고 사람들은 피난길에 오른다.
그 와중에 언니 느키루카와 함께 도망치던 리틀 비는 살인 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도망치던 중 한 해변에서 산책나온 새라 부부와 마주친게 된다.

반면 영국에서 남편과 함께 나이지리아 해변으로 휴가를 온 새라. 그녀는 잘 나가는 잡지의 편집장이고 남편이 모르는 멋진 애인, 로렌스가 있다.
불륜을 들키게 된 새라는 남편 앤드류와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나이지리아로의 여행을 제안하고 함께 해변을 산책하던 중 리틀비와 그의 언니 느키루카와 마주한다. 그들 사이엔 리틀 비와 느키루카를 잡으러 온 한 무리가 있다.
그리고 리틀 비와 느키루카의 목숨을 건 선택의 순간, 새라와 앤드류는 각각 다른 선택을 한다.
그로 인해 그 이후의 시간동안 남편은 우울증으로 고통받아야만 했다.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새라처럼 어린 소녀들을 위해 용감하게 나의 가운데 손가락을 자를 수 있었을까?

극적으로 나이지리아를 탈출한 리틀 비는 난민보호소에 갇혀 지내다가 탈출하게 되고 나이지리아 해변에서의 사건 이후 우울증에 걸렸던 앤드류는 결국 자살하고 만다. 새라는 남편에 대한 도덕적인 죄책감과 죽음의 의미도 알지 못하는 아들 찰리와 남겨진다. 앤드류의 장례식 날 불안한 모습으로 집 앞에 나타난 리틀 비를 보고, 새라는 엄청난 책임감을 느끼며 불안해하는데 그런 새라를 향해 리틀 비는 말한다.

"새라, 마음이 편해지려면 우선 자유로워져야해요."(235p.)

"내가 아프리카에서 온 흑인 여자아이가 아니라 1파운드짜리 영국 동전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항상 생각한다."라고 말하던 리틀 비.
스스로의 가치를 1파운드짜리 동전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그녀를 보며 겉으로는 평등을 외치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차별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그녀는 차별을 나타내는 모든 것의 교집합이었다. 아프리카, 흑인, 여자아이. 하지만 그녀는 누구보다 밝고 아름다운 영혼을 가지고 있는 소녀였다.
니콜 키드먼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얼른 영화로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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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박치기다 - 재일 한국인 영화 제작자 이봉우가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책!
이봉우 지음, 임경화 옮김 / 씨네21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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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 예전부터 그에 대한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박치기와 훌라걸스를 봤을때 제작자가 재일 한국인이라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그가 이 책의 주인공인 이봉우라는 사실은 이 책을 읽고 난 후에야 알 수 있었다.

나는 그동안 재일 한국인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질감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들의 아픈 과거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일본 사회에서 당했을 차별과 부당함들이 어떠했을지 상상하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재일 한국인임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그 이유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던 것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야 저자의 인생을 통해 일본에서 재일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처음 친구에게 빌린 돈으로 수입, 배급했던 영화가 실패했던 이야기부터
서편제, 쉬리와 같은 한국영화를 일본 내에 배급해 커다란 성공을 이룬 이야기,
그리고 박치기를 통해 말하고 싶어했던 재일 한국인의 삶까지-그의 인생 또한 한편의 단편영화 같았다.
그의 이야기 중 그의 형이 죽었을 때 집이 좁아 관이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하자 묵묵하게 있던 그의 아버지가 망치를 들고 대문을 부쉈다는 이야기는 아직까지도 가슴에 남아 마음을 아프게 한다.

몇년전에 박치기란 영화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무슨 이유였는지 끝까지 보지 못했었다.
책을 읽고 나니 그때 마저 보지 못했던 그 영화를 빨리 봐야겠다는 조급함이 생긴다.
그 당시에 아무 생각없이 봤던 그 영화를 이제 조금은 진지한 자세로 마주할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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