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란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인가? 요즘 출판되는 책들과는 다르게 너무나 수수한 표지를 보며 꽤나 오래전에 발간된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어려운 내용이 아닐까 생각했었지만 오히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상을 받은 작품답게 의미하는 바는 상당히 무게감이 있게 다가왔다.
얼핏보면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펭귄. 책은 펭귄이 사람이 된다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처음 설정부터가 참 재미있다. 마엘이란 신부는 여물통을 타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이름 모를 섬에 도착, 펭귄을 사람으로 착각하여 그들에게 세례를 주게 된다. 천국에서는 회의가 열리고 여러 의견이 오고가지만 결국 하나님은 세례받은 펭귄들을 사람으로 변모시키기로 결정하면서 펭귄족의 역사가 시작된다. 고대시대의 펭귄족은 부끄러움을 느껴 처음 옷을 입고 사유재산에 대한 개념이 생기고 국가회의를 통해 의사를 결정하고 자신들만의 신화를 만들어낸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현대시대에 이르러서는 건초 8만단 사건과 같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마녀사냥이나 마리 앙투와네트가 생각나게 하는 세레스 부인에 관련된 사건들이 마치 과거 인간의 모습을 펭귄을 통해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는 것 같아 읽으면서 웃음이 나기도 하고 허탈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왠지 책속에 등장하는 사건들이 프랑스의 역사와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지식이 부족하여 어떤 내용인지는 짚어내지를 못하겠다. 1920년대에 씌여졌다는 이 소설이 묘사하고 있는 미래의 모습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모습과 꽤나 흡사한데 100년전에 이러한 책을 쓸 수 있었다니 작가가 예지력이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인간의 역사는 끝없이 되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과거의 잘못을 더이상 되풀이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늦게나마 좋은 작품이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여드름이라 불리는 주인공은 인디언 아버지와 아일랜드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술주정뱅이였던 아버지는 그가 태어나자마자 사라져버렸고 어머니는 여섯 살 때 유방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때부터 그는 방황하며 스무군데의 양부모 집을 전전하지만 늘 문제를 일으켜 다시 소년원을 향해야 했다. 그러다가 소년원에서 만난 저스티스(Justice)라는 백인 소년과 친해지게 되고 그에게 반해 그가 시키는 대로 두 개의 총을 들고 은행에 들어가 사람들을 향해 총을 들이댄다. 그리고 찰라의 시간동안 여드름은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인디언 인권운동가를 잡으러 다니는 FBI 요원이 되기도 하고 인디언과 백인 간의 마지막 전투의 한복판에 꼬마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인디언 학살극에 참여하다가 꼬마들을 구해주기도 하며 경비행기를 조종하는 백인 남성이 되기도 하는 경험을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길거리 술 취한 인디언이 되어 있었는데 그는 다름 아닌 자신의 아버지였다. 그를 통해 아버지가 왜 자신이 태어나자마자 사라져 버렸는지 이유를 알게 되고 비로소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시간여행을 마치고 눈을 떴을때 아직은 사건이 발생하기 전, 총은 여전히 그의 주머니에 있다. 여드름은 안도하며 자수를 하고 그동안 그를 아껴주던 경찰, 데이브의 동생의 양아들이 되어 처음으로 행복이란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양어머니인 메리가 그를 꼬옥 안고 괜찮다고, 좋아질거라고 말해주자 그는 비로소 이렇게 말했다. "마이클, 제 진짜 이름은 마이클이에요. 절 마이클이라고 불러주세요." 플라이트는 인디언과 백인의 혼혈로 태어나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주인공을 통해 결국 폭력이 아닌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름이 없이 여드름이라 불렸던 주인공은 가족의 사랑을 받음으로서 비로소 자신의 이름, '마이클'을 찾게 되었는데 자신을 여드름이 아닌 마이클이라 불러달라고 말하던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했다. 그리고 얼마전에 읽었던 책의 주인공인 흑인과 백인의 혼혈로 태어나 정체성으로 많은 방황을 했던 버락 오바마가 오버랩되었다. 한순간의 실수로 빗나갈 뻔했던 주인공의 인생을 시간여행이란 색다른 방법을 통해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준 이 작품은 주인공 여드름처럼 정체성이나 혹은 개인적인 문제로 잘못된 선택을 하려는 청소년들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리는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수많은 광고를 접하고 있다. 저마다의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이 협력하여 하나의 멋진 광고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책은 크게 광고계에 첫발을 내디딘 새내기의 다부진 각오부터 현장에서 직접 뛰고 있는 광고인들 그리고 글로벌 광고인들의 세계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힘들것이라 예상했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광고인들의 입을 통해 직접 전해들은 광고업계는 훨씬 냉혹하고 힘들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들은 집보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몇날 며칠 밤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하나의 광고를 수주하기 위해 몇달 밤을 새면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경쟁 PT에 참여하여 최종적인 승리를 거두기까지의 과정은 마치 전쟁터를 연상시켰다. 또한 하나의 광고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광고주에겐 광고회사를 대표하고 직원들에게 광고주를 대변하는 AE(Account Executive), 멋진 카피와 컨셉을 만들어내는 CW(Copy Writer), 상업적 메세지를 시각적인 언어로 표현해주는 AD(Art Director), 흔히 프로듀서라고 부르는 총괄적인 책임자인 PD, 음악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오디오 프로듀서와 빠른 시간에 광고 컨셉을 그려내는 콘셉라이터까지.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우리가 접하고 있는 광고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되는 것이다. 책속에 등장하는 광고장이들은 육체적으로 힘들고 정신적 아이디어의 고갈로 스트레스를 받지만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광고는 매력적이라고. 그러기에 힘들지만 그 고통을 망각하고 바로 다시 새로운 광고에 뛰어들 수 있다고. 책을 읽고 나니 힘들어도 하고자하는 일에 열정을 쏟아붓는 그들의 모습이 부러웠다.
예전에 읽었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과 같은 책처럼 작은 이야기들의 모음집이다. 1과 2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중 1은 가족과의 관계에 대한 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수십가지의 이야기들이 4개의 챕터로 구분되어 있고 한토막 이야기들은 길어야 2~3페이지 정도이기에 한번에 다 읽어버리기 보다는 잠들기 전 서너개의 이야기들을 읽고 나면 일단 마음이 편안해지고 따스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은 표지가 매우 깔끔하고 눈이 아프지 않은 재질로 되어 있다. 모두에게 그러하듯 가족은 정말 소중한 존재들이다. 내 삶이 수렁에 빠졌을 때 늘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가족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조부모와 손자들 사이의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시골에 계신 할머니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한번도 서로에게 선물을 한적이 없던 아버지와 딸이 처음으로 서로를 위한 선물을 준비했는데 결국 같은 책이었음이 밝혀졌다는 이야기는 사실일까 의아하면서도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조금 의아스러웠던 건 대부분의 이야기 내용이 주인공이 유태인이었다는 사실이다. 원래 책을 읽을때 그런 부분을 잘 못느끼는데 이 책은 왠지 읽는 내내 그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왠지 영화속 기적같은 이야기들의 모티브는 결국 현실이란 생각이 든다.
여자의 센스가 회사를 살린다, 히노 가에코 지음 최근 몇달간 꾸준히 모 방송사에서 진행하는 커리어 클래스라는 강의를 들었다. 각 분야에서 성공한 여성들을 초빙하여 그들의 성공 노하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성공한 그분들이 들려준 내용들은 대부분 이 책에 나온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았기에 책을 읽는 동안 그동안 들었던 강의들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은 아래와 같이 크게 다섯가지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여자의 센스를 살리는 회사가 성공한다. 현대 사회에선 상품에 대한 구매력이 상당부분 여성에게 있다. 그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여성인력을 채용, 그들의 영업 감각을 살려 더욱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여자들은 스스로가 시장관리사가 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렇기에 한 호텔은 40세 이상의 여성을 채용하여 여주인 전략으로 많은 고객들을 유치하기도 하고 CS(Customer Satisfaction, 고객만족) 업무에선 남성보다 여성이 훨씬 효율적인 업무 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여성인력을 채용하는 회사에서의 남자역할은 중요하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함에 따라 자신들의 영역을 침식당한다고 느끼기도 하는데 남녀에게는 각기 자신들에게 유리한 분야가 있기 마련이므로 서로 비교 경쟁하지 말고 서로의 지원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여사원이 제안을 하기 시작했다. 직장에서 여성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남자와 여자가 생각하는 '대화'의 역할과 목적에 큰 차이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남자는 말투가 직접적이고 여자는 상대방의 마음을 신경써서 이야기함으로 간접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여자들이 상담이나 고민을 이야기할때 잘 들어주기만 해도 고민의 90%는 해결된다는 사실을 명심할 것. 그들은 단지 자신을 이해해주길 원할 뿐이지 문제해결을 원하는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소한 일에도 진심으로 칭찬해주고 명령조의 말보다는 부탁으로 대해야 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좋은 결실을 얻게 된다. *여자가 휴퍼우먼으로 바뀔 때 나도 그렇지만 많은 일하는 여성들이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에서의 내 위치와 미래를 연결지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도 계속 다닐 수 있는 회사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일과 가정사이에서 많은 여성들이 고민을 하게 되는데 그런 까닭으로 회사일에 더욱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승진이란 것에 기쁨보다는 많은 부담을 느끼게 된다. 남자와 여자는 목표에 대한 접근점이 다른데 여자들은 가까운 미래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또한 남자는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여자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작은 배려와 따뜻한 말한마디가 여성들을 안심시켜 더욱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발전하는 회사는 이 방법을 쓴다.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이 여성들의 힘을 이끌어 내는가를 고민하고 남녀의 일에 대한 처리방법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적인 차이점을 인정하여 "남자와 똑같이"라는 논리를 들이대서는 안되고 여자들은 일에 대한 성공보다는 자신의 행복을 우선시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성공도 필요 없고, 승자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저 나답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 남을 곁눈질하면서 나와 비교할 필요없이, 자기 나름으로 행복의 축을 갖고 있으면 된다." 대부분 일하는 여성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여자가 활약하는 회사의 성장 법칙 여자들이 활약할 수 있는 회사가 되기 위해선 명령, 전달의 방식을 의논, 상담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여자들은 튀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남들만큼은 해야한다'는 심리를 갖고 있음으로 이를 잘 활용할 필요도 있겠다. 그리고 능력있는 여자일수록 남자와 대등하기를 바라므로 일에서는 남녀를 구분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여자들 또한 착각해서는 안될 부분이 있는데 남자에게 거슬리는 여자가 되지 말고 부족하지만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주고 싶어 할 만큼의 '어여쁨'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남성위주로 돌아가던 회사에 여자들의 참견이라 불리는 의견들이 수렴되면서 회사가 어떻게 더욱 변화, 발전하는지를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현재 회사내에서의 나의 위치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책에서 언급한 내용 대부분이 내게도 부합된다는것을 깨달았다. 상대방이 변화하기를 기대하기 전에 나 자신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점은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책의 내용처럼 지금까지 비지니스 세계에서는 남성이 우월했지만 앞으로는 여성의 센스를 이용하여 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