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의 섬 - 1921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아나톨 프랑스 지음, 김우영 옮김 / 다른우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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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921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란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인가? 요즘 출판되는 책들과는 다르게 너무나 수수한 표지를 보며 꽤나 오래전에 발간된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어려운 내용이 아닐까 생각했었지만 오히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상을 받은 작품답게 의미하는 바는 상당히 무게감이 있게 다가왔다.

얼핏보면 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펭귄. 책은 펭귄이 사람이 된다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처음 설정부터가 참 재미있다. 마엘이란 신부는 여물통을 타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이름 모를 섬에 도착, 펭귄을 사람으로 착각하여 그들에게 세례를 주게 된다. 천국에서는 회의가 열리고 여러 의견이 오고가지만 결국 하나님은 세례받은 펭귄들을 사람으로 변모시키기로 결정하면서 펭귄족의 역사가 시작된다. 고대시대의 펭귄족은 부끄러움을 느껴 처음 옷을 입고 사유재산에 대한 개념이 생기고 국가회의를 통해 의사를 결정하고 자신들만의 신화를 만들어낸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현대시대에 이르러서는 건초 8만단 사건과 같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마녀사냥이나 마리 앙투와네트가 생각나게 하는 세레스 부인에 관련된 사건들이 마치 과거 인간의 모습을 펭귄을 통해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는 것 같아 읽으면서 웃음이 나기도 하고 허탈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왠지 책속에 등장하는 사건들이 프랑스의 역사와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 지식이 부족하여 어떤 내용인지는 짚어내지를 못하겠다. 1920년대에 씌여졌다는 이 소설이 묘사하고 있는 미래의 모습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모습과 꽤나 흡사한데 100년전에 이러한 책을 쓸 수 있었다니 작가가 예지력이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인간의 역사는 끝없이 되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과거의 잘못을 더이상 되풀이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늦게나마 좋은 작품이 우리나라에 소개되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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