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임플로이
후루카와 히로노리 지음, 김성은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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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회사가 탐내는 스카우트 1순위 사원, 우리는 그들을 '골든 임플로이'라고 부른다!
능력우선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누구나 회사에서 소위 잘 나가는 사람이 되어 싶어한다. 특히 사회적 성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수많은 책들과 실전에서 배운 '골든 임플로이'가 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요즘들어 일본사람이 쓴 자기계발서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한국과 비슷한 정서를 갖고 있기 때문인지 거부감없이 쉽게 받아들여진다. 또한 이 책은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을 준다. 내용들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고 중요한 부분은 강조해주는 센스까지 갖추고 있다.

'골든 임플로이'가 되기 위해 저자가 강조하는 6가지는 아래와 같다.
1. 기본을 기억하라.
이 챕터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부끄러워졌다. 요즘 나는 지각도 자주 하고 일에 대한 열정도 떨어졌으며 무언가를 부탁받는 일이 반갑지가 않다. 이건 분명 골든 임플로이에서 멀어지는 행동일 것이다. 앞으로는 기본을 잊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회사 생활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회사와 나를 바꿔라.
일하는 목적과 시간을 잘 확인하고 숫자에 강해져야 하며 필요없는 일들은 즉시 중단한다. 그리고 중요한 한가지에만 몰입하고 자투리 시간을 버리지 않고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의 경우와 비교했을 때 점점 잘 나가는 사람과 멀어져 간다.
3. 회사에 충분히 공헌하라.
회사에서 우선적으로 중요한건 성과를 보여주는 일이다.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아무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자신의 업무 이외에도 잘할수 있는 분야를 개척하며 항상 위단계를 향해 나아갈 자세가 필요하다.
4.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깔보지 마라.
전달하고 받는 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지시 내용을 명확히 제시하며 큰 안건보다는 급한 안건 순으로 보고한다. 얻은 정보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모를 때는 솔직히 물어보는 것이 좋다.
5. 강한 리더십을 익혀라.
끊임없이 공부하고 항상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며 남의 말을 잘 듣는 자세가 중요하다. 부하에게 일을 가르치고 맡기며 잘했을 때는 칭찬해주자.
6. 내 가치를 높여라.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항상 문제의식을 갖고 성과를 내는 제안에 힘쓰며 긍정적인 발상으로 일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에 대해서도 공부하며 자신을 제대로 알고 가슴속에 로망을 품은 자는 골든 임플로이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나태해진 나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가 된 책이었다. 작은 회사인지라 적용될 수 있는 부분들은 한정되어 있었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할수 있도록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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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사진관
김정현 지음 / 은행나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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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전원일기에나 나올법한 고향사진관의 표지는 촌스럽기도 하지만 정겨움이 느껴진다. 김정현 작가의 베스트셀러인 '아버지'를 나는 읽어보지 못했다. 읽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요즘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화제인데 질투하듯이 아버지에 관련된 책이 나왔다. 바로 '고향사진관'이다. 엄마와는 다르게 멀게만 느껴지는 아버지라는 존재.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가족 사랑에 대한 표현이 서투르고 늘 소외된 존재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책속 용준의 아버지는 누구보다 호탕하고 사람을 사랑할 줄 알았으며 자식에게도 따뜻했던 사람이었다. 용준은 군대에 있을때 갑자기 쓰러진 아버지를 대신해 자신의 꿈을 접고 아버지가 오랫동안 해오던 사진관과 예식장을 물려받아 누이들과 동생들을 시집 장가 보낸다. 자신이 세계의 중심인줄 아는 요즘 세대의 청년들과는 사뭇 다른 태도이다. 자그마치 17년이란 세월을 누워만 있는 아버지를 간호했던 어머니와 용준의 식구들. 정작 그들은 아버지를 버팀목삼아 삶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아픈 몸으로 누워서 책을 보고 있던 용준을 큰딸 혜주가 왜 책을 읽으냐는듯한 표정으로 바라볼 때 용준이 왜, 난 책 읽으면 안돼?하고 말하던 장면이 내겐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젊은 날의 꿈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고스란히 접어 가슴에 품고 있던 그의 속은 그래서 더욱 깊은 상처가 되었으리라. 무엇보다 이 이야기가 실화라고 하니 더욱 가슴이 아프다. 

나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도 몸이 편찮으셔서 요양원에 계신다. 부끄러운 얘기인데 자식이 여럿있지만 아무도 그들을 돌보려 하지 않는다. 나는 손녀인데도 그런 이모와 삼촌들이 너무 밉고 원망스럽다. 엄마와 함께 한달에 한두번 찾아가 뵙는것도 점점 힘들어지는 요즘 이 책은 커다란 감동과 함께 살아계신 부모님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었다. 태어난 아이를 바라보던 용준을 향해 장인어른이 했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자식 또한 다르지 않네.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경건함을 잃지 않으면 결코 비뚤어지지는 않는다네. 난 자네를 보며 언제나 그 점이 흡족했네. 소중하게 여김을 받은 사람이구나, 그래서 사람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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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미셀러니 - 와인에 관한 비범하고 기발한 이야기
그레이엄 하딩 지음, 차재호 옮김 / 보누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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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와인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 같다. 와인을 소재로 다룬 '떼루아'라는 드라마도 방영중이고 와인 만화인 '신의 물방울'도 곧 한국과 일본에서 선보인다고 한다. 지난 달에 참석했었던 와인 클래스에서 들었는데 '떼루아(terroir)'라는 말은 특정지역의 사람, 토양, 날씨 등 종합적인 요인들이 모인 특수성 및 정체성을 뜻하는 프랑스 단어로 이를 대체할 언어가 없어 번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대로 '떼루아'를 사용한다고 한다. 와인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와 즐기는 방법 등에 대해 들었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잊혀졌던 이야기들이 생각난다.

이 책을 통해 와인에 대해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온도에 따라 라벨의 색이 달라진다는 열감지라벨이 있다는 것.
-납을 넣으면 와인의 맛이 더욱 좋아진다는 사실.
-피시 와인, 게이 와인, 섹스 와인 등 처음 들어보는 와인들.
-선박이 진수할때 뱃머리에 샴페인 병을 놓고 깨뜨렸다는 관습. 타이타닉호는 이 의식을 치루지 않았다는데 그래서 그런 불운한 운명에 처한 것일까?
-얼리지(코르크 하단부와 와인 표면 사이의 공간을 말하는 전문용어)의 높이에 따라 달라지는 와인에 대한 평가.
하지만 아쉽게도 이 책은 무겁거나 깊은 느낌은 없다. 미셀러니라는 말 자체를 이해한다면 이 책이 왜 이렇게 씌여졌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미셀러니의 의미를 알지 못한 채 무작정 책을 읽었고 책의 내용이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느 한 주제에 대한 깊이있는 설명도 부족했고 주제가 통일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 읽고 난 후 사전에서 미셀러니의 의미를 찾아보았고 그제서야 책의 형식과 내용을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와인에 관심은 있지만 맛을 음미하고 즐길만한 수준은 못된다. 와인클래스에서 와인에 대해 설명해주시던 프랑스분이 말씀하시길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Enjoy'하는 것이라고 했다. 와인은 음식과 함께 즐기는 음료이므로 많이 시도해보고 자신만의 미각을 찾아가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와인을 마신다는 것은 문화와 이미지 등 많은 것들을 포함하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것이 와인을 특별하게 만들고, 또 와인이 특별한 이유라고 한다. 요즘에는 보편화되어 마켓에서 누구든 쉽게 와인을 구입할 수 있다. 한 두잔의 와인은 몸에도 좋다고 하니 비싸고 좋은 와인이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찾아가는 와인찾기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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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게타카 1
마야마 진 지음, 이윤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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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포털에서 한참 인기가 있었던 미네르바의 글을 읽었던 적이 있다. 얼굴 없는 경제대통령 '미네르바'의 강력 추천과 NHK에서 방영되어 큰 인기를 얻었던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드라마 '하게타카'의 원작 소설. 이것만으로 이미 이 책에 대한 나의 기대감은 증폭되었다. 하게타카는 '콘도르(주로 죽거나 병든 동물을 잡아 먹는다)를 뜻하는 일본어로, 벌처펀드(Vulture fund) 즉 기업 사냥꾼을 상징하는 말이다. 휘청거리는 기업을 삼켜 회생시킨 후 더 많은 수익을 내고 팔아먹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벌처펀드에 대해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많은 경제용어들이 등장하는데 얼마전 읽었던 경제관련 서적에서 몇번 들어봤던 단어들이 다시 나와 이번에는 확실히 개념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친절하게 마지막에 각 용어에 대한 설명들이 나와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외국계 펀드회사 사장 와시즈, 대형 도시은행의 부실채권 처리 담당자 시바노, 몰락해가는 가업(호텔 경영)을 이어받아 재건에 나선 다카코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재즈피아니스트의 꿈을 갖고 있던 주인공 와시즈는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벌처펀드에 뛰어들면서 자신의 조국인 일본에 호라이즌 캐피털이란 회사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부실 기업들을 매수하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일본의 대형 은행인 미쓰바은행과 기업 또는 정치인사들 사이의 불법적인 거래들이 속속들이 밝혀진다. 중요한 것은 돈이고 돈에는 색깔이 없다고 말하는 외국계 회사들과 자신들의 전통만을(사실은 온갖 비리들) 고수하려는 보수적인 일본의 기업들. 기업 회생을 택할 것인가 그대로 도산하고 말 것인가. 책속 누군가의 말처럼 일본의 기업도 변화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해본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인해 거품 경제가 붕괴되면서 전세계가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거품 경제의 대표적인 예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잃어버린 10년'이란 1990년대 일본의 장기침체 기간을 일컫는다. 1990년 주가와 부동산 가격의 급락으로 많은 기업들이 도산했고 일본의 경제 성장률은 0%였다고 한다. 이 작품은 그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작가는 요미우리 신문의 기자였다고 하는데 해박한 경제 지식을 배경으로 벌처펀드와 기업간의 세계를 긴장감있게 그리고 있다. 아쉬웠던 점은 간간히 뒤바뀐 날짜들이 등장했는데 개정판에서는 고쳐주었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말했다.
인생의 비극은 두가지밖에 없다고.
하나는 돈이 없는 비극
또 다른 하나는 돈이 많은 비극
세상은 돈이다.
돈이 비극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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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품은 유리구슬 마스터피스 시리즈 (사람과책) 4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박정임 옮김 / 사람과책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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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책은 표지가 너무 예뻐서 다시 한번 눈길이 간다. 그리고 이웃집 토토로에 나왔던 버스의 모델이 된 보닛버스가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이웃집 토토로를 너무 오래전에 봐서 그 버스가 어떻게 생겼더라? 하는 의문이 들어 사진을 찾아보기도 했다. 세토내해 섬에서 자신을 사랑해준 기요시와 요이치의 품을 떠나 버려진 보닛버스 BX341은 에노키를 만나 새롭게 수리되어 관광버스로 탈바꿈되어 새로운 운행을 시작한다. 유자와를 거쳐 대지진이 일어났던 야마코시 마을을 지나 다시 세토내해의 친정으로 돌아가는 여정이다.  

오래된 것에는 혼이 있다. 일본인들의 정서에는 특히나 어울리는 말이다. 버스가 처음 혼을 갖을수 있게 사랑해준 기요시와 요이치부터 고장난 버스를 정성스레 수리해준 에노키까지 책속 주인공들은 모두 오래된 물건에는 그만의 혼이 있다는 사실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주 오래된 것이나 사람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것에는 '혼'이 머무르게 된단다. 그래서 너도 그렇게 '살아'있는 거란다." 3천년을 산 녹나무는 주인공 보닛버스 BX341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누구나가 자신이 사랑하는 물건에는 애착을 느끼는 법이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사물에는 혼이 있다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방에 있는 사물들을 보면서 그래, 너희도 혼이라는 것이 있을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비로소 해보았다. 오래된 모든 것에는 ‘혼’이 담겨 있다고 믿는 어른들과 소년들로 인해 '혼'이 되살아난 보닛 버스의 행복한 여정을 통해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힘과 용기를 주는 예쁜 소설인 것 같다. 헤어지기 전 사랑하는 기요시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을 때 버스에게 힘을 준 것은 다름아닌 바다색을 닮은 유리구슬이었다. 이렇게 유리구슬을 보게 되는 주인공 모두가 힘을 얻게 되었는데 우리 주변에도 이런 유리구슬이 꼭 존재하고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게 사람이든 사물이든. 나중에 작가의 말을 보니 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지진사태와 그때 사용된 버스의 행적을 따라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엔 주인공 버스 BX341의 모습도 사진으로 담겨있어 사실감을 더해주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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