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의 노력으로 이룰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해 ‘왜라고 묻는 일, 가령 나의 성별, 국적, 인종, 생김새, 출신, 심지어발 모양에 대해서 ‘왜 그렇냐‘고 묻는 말에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음을 이제는 안다. 그 질문 자체가 우습고 가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발 모양이 좀 안 예쁘면 어때. 내 발은 이렇게 까다로운 발레 동작도 해 내는걸.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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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를 하는 동안 풀업을 제대로 하는 이에게서 느껴지는단단한 중심, 그것을 내 삶으로 체화할 수 있을까? 폭력과 무력으로 타인을 억누름으로써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확인하는사람보다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존을 잃지 않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강자다. 복잡한 사회와 어지러운 세상 속에도 흔들리지 않고 내면의 중심을 단단히 세우는 것. 그것은 갈비뼈를 닫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지만, 나는 클래스가 끝나더라도 풀업을 유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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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냘파 보이는 몸으로 이겨낸다.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 속에숨겨진 강인함과 단단한 내면은 발레리나의 특징이다. 신체중심에 강력한 코어 에너지가 없다면 어떠한 우아한 동작도불가능하다. 바로 풀업의 힘이다.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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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나당‘은 내 어머니가 경제 주체이자 삶의 주인으로 자의식을 갖고 꾸린 적극적인 공간이었다. 어머니는 가방끈이 짧았지만 상대에게 의무와 예의를다하다 누군가 자기 삶을 함부로 오려 가려 할 때 단호히 거절할 줄 알았고, 내가 가진 여성성에 대한 긍정적 상이랄까 태도를 유산으로 남겨주셨다. 나는내가 본 게 무언지 모르고 자랐지만 그 공간에 밴 공기를 오래 쐬었다. 타닥타닥 타자 치는 소리와 비슷하게 평온하고 규칙적인 도마질 소리를 들으며 밀가루를 먹고 무럭 자라 열아홉이 되었다.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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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다섯 살 무렵 어머니는 ‘그래도 아들이 있어야지‘라는 할머니의 청을 거절하고 아이를더 낳는 대신 국수가게를 차렸다. 본가에 들어와 살 림과 농사를 맡으라‘는 요구 또한 받아들이지 않고자기 삶을 꾸렸다. 어머니가 종일 밭을 매고 고추를따는 사이 하루 두 번 씻겨 늘 깨끗하던 우리 몸에 이가 생기는 걸 목도하고서였다. 어떤 관계에서는‘식구니까‘ 혹은 ‘식구끼리‘라는 말이 줄곧 일방통행으로 쓰인다는 걸 깨닫고서였다.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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