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헨의 가만히 듣는 마음 - 음악으로 감정을 사유하는 방법에 대하여
메르헨 지음 / 더웨이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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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음악을 좋아해서 항상 일상에서 즐기곤 하지만,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보다는 대부분 라디오를 통해 랜덤으로 흘러나오는 곡들을 선호한다.

그래서 음악 에세이, 음악 큐레이션의 단어가 깃들여진 이 책과의 만남은 꽤나 신선하고, 유튜브를 거의 안보는 나로써도 저자의 채널을 찾게 만든다.


' 인기 플레이리스트 유튜버 메르헨 ' 이라는 소개 외에는 책소개를 자세히 보질 못한 채 시작했는데, 수록된 곡들이 대부분 잔잔하고 명상의 분위기도 느껴져 다시 찾아보니, 그녀의 플레리리스트 가운데 밤과 새벽을 채웠던 음악들을 선별해 이 책 속에 담아냈다고 한다.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클래식, 모던 클래식, 영화 OST 등의 다양한 장르의 곡들과 함께 우리의 일상의 감정들을 표현하고 있는, 음악과 감성의 콜라보이다.


새벽에 책 속 음악과 글들을 함께 하니 그렇지 않아도 감성적인 시간대에 꽤나 센티멘탈해지기 십상인데, 또 그런 분위기가 괜시리 반갑기도 하다.

우리의 감정들을 이렇게 구분할 수 있다는 것도 새롭고, 세상의 수많은 곡들 중에서 그런 감정들과 어울리는 곡들을 선별해서 소개해준다는 것도 신기하기만 하다.





독서하면서 듣기에도 참 좋은 곡들이 많은데, 내가 좋아하는 에릭 사티 < 짐노페디 1번 >, 가브리엘 포레 < 파반느 >, 어쿠스틱 카페 < 라스트 카니발 > 도 담겨 있어서 왠지 저자와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뿌듯함을 가져본다.


각 장마다 연결된 QR코드로 들어가면 메인 곡에 이어 나머지 곡들도 순서대로 들을 수 있어 좋고, 음악노트를 통해 메인곡에 대한 설명도 만나볼 수 있다. 감정의 여백은 다양한 이야기를 적는 공간인데, 이러한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글로 적어내는 행위들을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였는지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하고, 누가 읽을 것도 아닌데 괜히 조금은 어색해하고 있다.


일반적인 음악 에세이와는 다른, 새로운 느낌의 책을 만나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메르헨의가만히듣는마음 #플레이리스트 #클래식 #음악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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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워크 - 마이클 잭슨의 유일한 자서전
마이클 잭슨 (Michael Jackson) 지음, 공경희 옮김 / 미르북컴퍼니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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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30여년 전 마이클 잭슨 내한 때 앨범홍보인지 암튼 그 당시 가장 큰 대형 레코드사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사무실이 레코드사의 바로 위층이었던 덕분에 업무 시간에 몰래 나가 구경했었다. 그리고 이쪽으로 다가오는가 싶었는데 엄청난 인파에 밀려 마이클 잭슨이 지나가다 내 어깨를 짚고 살짝 쓰러졌었다. 바로 보디가드가 따라붙긴 했지만..엄청 마르고 키가 컸던 기억이 난다.

그 후 마이클 잭슨이 왠지 내 맘 속에 더 크게 자리잡게 된 건 당연한 사실 !!!!!!(나 마이클 잭슨 바로 눈 앞에서 본 사람이야 !!!!)


그런데 마이클 잭슨이 자서전도 썼었다고? 그렇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네.

서평단책과 함께 감사하게도 미니화보집 키링까지 보내주셔서 너무도 소중하다.


이 책은 그가 29살에 쓴 최초 자서전의 개정완역판이라고 하는데, 50세인가에 죽었으니 그의 음악인생의 반을 담고 있는 셈이다.

그의 음악만 좋아했지 사실 그 외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5살에 데뷔한 이후 아버지한테 꽤 많은 학대를 받았다는 정도만 알고 있는데, 그의 목소리를 통한 아버지와의 관계는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고, 대신 어머니가 그에게 끼친 영향이 대단했다.





워낙 세계적인 대스타이다보니 아동 성추행, 피부색 수술, 성전환 수술 등등 미디어에서 만들어낸 온갖 거짓 뉴스 혹은 소문이 무성했는데, 이 책을 통해 느껴지는 마이클 잭슨은 굉장히 솔직하고 마음도 여려서 자신과 관련된 이러한 가쉽거리에 꽤나 상처를 입었던 듯하다.

성형의혹에 대해서 코와 턱뼈 수술은 인정했지만 그 외에 대해서는 거짓된 뉴스라고 깔끔하게 마무리짓는다. 왜 그런 뉴스를 만들어내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데뷔 시절 다이애나 로즈 집에서 1년 이상 살면서 다이애나는 마이클 잭슨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주는데, 그녀 덕분에 그림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14살이 되면서 외모가 급격히 변하기 시작하고 키도 커지면서, 귀여운 이미지의 어린 마이클 잭슨만 생각했던 팬들의 반응에 대한 그의 심경도 드러난다. 자신의 변한 모습과 상관없이 변함없는 사랑을 준 사람은 유일하게 아이들이라고, 그래서 아이들이 가장 좋다는 문장에서 마이클 잭슨의 마음 한 켠을 느낄 수 있다.

< 비트 잇 > 비디오 촬영 때에는 LA의 가장 험악한 갱들이 출연했는데, 갱들이 예상과는 달리 대개 소탈하고 상냥했고 식사 후에는 주위를 정돈하고 쟁반을 치우기까지 했다고 한다.

펩시콜라 CF 광고 촬영 당시 큰 화상을 입어 큰 수술을 하게 되는데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정말 큰 사고였다고 한다. 그 당시 합의금으로 받은 돈은 전액 화상센터에 기증했다고 한다. 이 사고로 오히려 펩시는 매출액이 급증했다고...

자신과 같이 어린이 스타였다는 점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강한 유대감을 느끼고 그녀와 오랜 세월 친구로 지냈다는 사실, 브룩쉴즈와 사귀었었다는 사실도 첨 알게 되었다. 그가 노래와 춤에만 실력이 있는 줄 알았는데 작사,작곡에까지 그 정도의 능력이 있는 줄은 몰랐다.





너무도 어린 나이에 활동을 시작했고 정말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의 자서전을 읽다보면 외로움이 느껴진다.

이 책을 쓴 후 죽기 전까지의 삶에 대해서, 그의 심경이 어떻게 바뀌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나머지 20여년의 삶은 심적으로는 아마도 더 힘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그의 글들은 조금 단순한 문체로 쓰여져 있긴 하지만, 그가 쓴 유일한 자서전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에 더 이상 그의 음악을, 그의 존재를 느낄 수 없는 현재에서 이 책은 굉장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생각해도 너무도 안타까운 죽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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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
아르만드 푸치 지음, 송병선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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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블로거 인디캣책곳간 서평이벤트에서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그러고 보니 그 수많은 예술가들 가운데서 유독 가우디에 대해서는 작품도, 인물에 대해서도 제대로 아는게 거의 없는 것 같다. 

그저 그 유명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그 외의 유니크한 건축물들, 그리고 비운의 사고로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 정도?

스페인이라도 가봤었으면 가우디에 대한 관심이 수직상승했었을 텐데.. 책에서 그의 건축물들을 만나볼 때만,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듯한 기괴한 형체와 독특함에 와 !! 우와 !! 감탄만 할 뿐이었다.


가우디 서거 100주년을 맞이해, 영원히 완공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드디어 시공 144년만에 완성을 앞두고 있다.

이에 맞춰 다양한 가우디 책도 출간되고 있는데, 한스미디어에서 나온 이 책은 여러 책의 내용을 짜집기 한 것에 그쳤던 기존의 수많은 가우디 관련책과는 달리,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부분들, 가우디의 잘 알려지지 않았던 모습까지 낱낱히 파헤친 진정한 전기문이다. 


깊이있는 내용에 읽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는데, 이 정도로 심도있는 내용의 책이 왜 이제서야 탄생한 것인지..

진정 가우디라는 인물을, 그의 작품세계를 완벽히 이해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내용이다. 

흥미위주보다는 철저히 객관적인 관찰자 입장에서 써내려간 내용에다, A4사이즈보다 큰 사이즈에 글씨도 빼곡히 담겨 있어 솔직히 술술 읽히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읽으면서 가우디라는 인물에 대해 굉장히 가깝게 다가간 느낌이고, 천재라는 호칭도 많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보다는 깊은 신앙심을 바탕으로 탄생한 그의 작품들에 담긴 의미와 그의 고독하고 금욕주의적인 신앙인의 삶에 숭고함마저 느껴진다.

근면하고, 말이 많지 않고 잘난 체 하는 사람을 극히 싫어했던 가우디. 자신의 성공을 자랑하지 않고, 오랜 기간동안 함께 작업했던 많은 동료들도 그의 인성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를 아끼고 지지해줬던 형과 어머니는 일찌기 돌아가시고, 누나와 매형의 연이은 죽음, 가우디의 위대한 스승이었던 주교, 작업기간동안 오른팔 역할을 했던 절친, 가우디를 세상에 알리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구엘 백작, 그리고 가우디가 평생 돌봤던 어린 조카딸마저 죽음을 맞는다.

이런 올곧은 사람이, 왜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 그의 곁을 떠나고 말년과 마지막 순간까지 혼자가 되어야 했었는지..참 마음이 아프다.





가우디는 작품 초기에는 건축가의 권리를 끈질기게 주장하고, 그에 걸맞는 보수를 요구하기도 하나 점차 금전문제에 대해서는 이전처럼 완고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사그라다 파밀리아 공사 책임 건축가로서의 급여를 포기하며, 말년에는 이 성당을 위한 후원금 요청에 나서기도 한다. 

이 성당이 140년이 넘도록 완공을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단순히 자금문제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성당은 속죄 성전이었기에 국가의 지원을 받지않고, 오로지 시민의 기부와 헌금으로만 건설되어야만 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가우디에게 있어서 건축과 신앙은 불가분의 관계였다고 하는데 그런 이유때문일까? 그의 건축물들이 단순한 건축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가우디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필독서, 나처럼 가우디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그를 충분히 알아갈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꺼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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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안 사이코
버지니아 페이토 지음, 배지은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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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표지의 여인한테 목이 없는 걸 못 봤다. 매혹적인 드레스에만 눈길이 갔던 탓 !!

나는 시작하기도 전에 속속 올라오는 리뷰들을 보고, 예상했던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대략의 스토리에 읽기 전부터 당혹스럽다.

광기, 사이코, 피의 광란, 희대의 악녀, 악의 화신...그 어떤 것을 갖다 붙여도 주인공 위니프레드를 대변하고 상황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도 미리 알고 봐서 충격이 덜하다. 천만다행이다.


'세 달 안에 이 집안 사람들은 모두 죽을 것이다.' 라는 첫 문구가 어찌나 오싹하던지..

빅토리아 시대의 부자들이 가정교사에게 요구하는 이미지는 대부분 비슷한 것 같다.

파운즈 부부에게 고용된 위니프레드도 예외는 아닌데, 겉으로는 유능한 여성의 이미지로 그들의 요구에 순응하는 듯 보이지만 이 여자의 머리속에는 온통 다른 것이 자리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전까지 한 명, 한 명....하인과 그 곳의 사람들을 차례로 살해하기 시작하는데 그런 과정들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는 사실이 더 섬뜩하다.. 그리고 대망의 크리스마스 연회 !!!

과연 이 미친 여자가 자신의 계획을 100%달성하게 될지..두려움을 한가득 안고 그녀의 광기에 나마저도 속수무책으로 끌려간다.


그녀의 삶은 어린 시절부터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그녀를 원치 않았던 엄마는 아기일 때부터 수차례 죽이려고 했고, 양육모 또한 그녀에게 진정제 역할의 아편을 먹이곤 했었다. 그런 어린 시절의 환경이 그녀를 악녀로 자라게 한 결정적인 원인인가에 대해서는 사실 잘 모르겠다.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악의 성향을 타고 태어난 인물인 것도 같고...


암튼 거침없는 그녀의 행보는 막판에 아주 통쾌하게 막을 내리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도사리고 있다.

아니 그녀를 이길 자 누가 있던가....


독특하고 음산하기 그지없는 공포호러 소설을 찾는 독자라면 이 얇은 책이 주는 강렬함에 빠져 보시길 !!

개인적으로 9월 상영 예정인 영화는 너무 잔인할 것 같아 아주 끌리지는 않는데 또 궁금하긴 하니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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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곡미풍 -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
위화 지음, 백도라지 옮김 / 푸른숲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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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모옌, 옌렌커와 함께 중국 3대 현대 작가로 꼽히고, 현재 노벨문학상에 가장 근접한 중국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는 작가 위화 !!

그의 반평생이 담긴 에세이를 만나보았다.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위화 글은 역시 너무 좋다는 점.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느낌에 더해 에세이에서는 더 담백하고 솔직하고 무엇보다 재밌다.

이런 대작가도 어린 시절에는 이렇게나 말썽도 피우고 엉뚱했구나..

그 나이때의 남자아이들은 대부분 그랬겠지만 위화와 형은 특히나 부모님 속 꽤나 썩였을 것 같다. 나쁜 방향이 아니라 하도 엉뚱하고 사고도 잘 쳐서, 가뜩이나 바쁜 두 양반네들 특히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한 막내아들 단속하느라 엄청 고생하셨을 듯 ^^


부모님이 다 의사셔서 어릴 때부터 병원을 내 집인 양 들락날락, 거의 병원에서 살았던 셈이라 외과의사인 아버지가 수술 직후 수술복에 잔뜩 묻은 피나 양동이에 담긴 피, 영안실조차 저자에게는 그저 평범한 일상이었다.


병원의 모든 비판투쟁대회가 열리는 장소인 병원 옆 큰 초가집에서 형과 소방놀이를 하다 불을 낸 사건.

형이 초가집 지푸라기에 불을 붙이고 저자가 소변으로 끄는 놀이인데, 소변이 그렇게 자주 나올리 만무하다. 결국 불이 나고 그 당시 비판투쟁 대상이었던 아버지는 젤 먼저 달려와 불을 끄고 영웅이 되려던 찰나, 아들이 고백한다. 이 불 형이 냈다고...그 후 아버지는 비판투쟁에서 엄청 시달렸고...그리고 형과 함께 아버지한테 죽도록 맞는다.







병원의 1년치 기록을 담은 노트의 중요성을 모른 채 형과 훔쳐 병원 바닥에 숨기고 끝까지 시치미를 뗀 사건.

저자가 형의 살벌한 눈초리가 무서워 끝까지 발뺌을 하고 병원관계자들이 추궁하는걸 포기하고 그들 곁을 떠났을 때 의사 어머니가 안도하는 모습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고 한다..어머니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단 것이 너무도 귀한 시절. 학교에서 수류탄 던지는 연습 도중 형이 수류탄에 맞아 중상을 입는다.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형 옆에 있어야 했던 저자. 사고를 낸 부모가 가지고 온 사탕 한 봉지를 한 개씩 까먹는다.

딴 때 같으면 형이 무서워 엄두도 못 내지만 지금의 형은 아무 힘도 못쓰니, 이때다 하고 사탕을 야금야금 다 먹어버린것. 형 눈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눈 앞에서 그 맛난 사탕이 없어지는 걸 봐야했던 형은 얼마나 배가 아팠을까...






아버지가 의사인 걸 깜빡하고 열이 난다고 꾀병을 부렸다가 단박에 들통나서 혼나고, 저자는 다짐한다. 절대로 꾀병을 부리지 않기로..

그 후 배가 아프다고 또 꾀병 부렸다가 더 큰 수난을 겪게 되지만...


어릴 때부터 교과서에 등장하는 바다는 항상 푸른색으로 표현되지만 저자가 보는 바다는 항상 누랬다. 고등학생 때 결국 바닷물이 푸르게 변하는 곳까지 헤엄치기로 결심하고 바다로 뛰어든다. 바다가 얼마나 무서운데 겁도 없이...

그리고, 어느새 보니 바다가 푸른색으로 보이기 시작하고 곧이어 해류에 휘말린다. 아무리 헤엄을 쳐도 벗어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공포에 휩싸이고 죽음까지 생각하게 된다. 그러던 순간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해류를 만나면 헤엄쳐 나올 생각 말고 그냥 떠다니라고..그렇게 해서 저자는 배영과 평영 자세를 반복하며 해류에 몸을 맡기고 결국 무사히 다시 육지로 돌아온다.

자칫했으면 지금의 세계적인 작가는 존재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끊이지 않았던 사고와 관련된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 순수하고 때묻지 않았던 그 시절 농촌 아이들의 세계, 병원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 못살았던 시절의 먹거리, 아들이 태어난 후의 이야기 등 소재도 다양한 일화들이 너무도 재밌게 그려진다. 그 당시 마오쩌둥이 지배했던 중국 사회의 분위기도 엿볼 수 있다.


저자의 글을 읽고 있으면 마치 흑백 앨범을 들여다보는 듯한 기분이다. 그 시절의 꼬마 위화, 초등학생 위화, 중학생 위화가 내 눈 앞에서 아른거린다. 동시에 풍족하진 않았지만 하루하루가 모험의 연속이었던 나의 어린 시절이 사뭇 그립다.


위화가 젊은 시절 아내와 주고받으며 위로하던 말이다.

"우리는 집이 없어도 청춘이 있잖아."

그리고 말한다.

지금 우리는 집이 생겼지만, 청춘이 없다.


괜시리 내 맘이 짠하다.


위화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에세이도 꼭 챙겨 읽으시길..

위화 작가를 보다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너무 좋았던 에세이였다.





#위화 #산문집 #순수한시절의위로 #환희와고통의삶 #산곡미풍 #푸른숲 #에세이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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