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 구스타 칸쿤 - 카리브해의 낭만을 간직한 중남미의 보석
남기성 지음 / SISO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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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나라는 다르지만 나와 똑같은 10년의 이민생활을 했다는 점에서 이 책이 상당히 궁금해졌다.

저자가 살았던 멕시코의 삶은 어떠했을까? 어떤 계기로 떠나게 되었고, 10년 동안 어떤 어려움과 즐거움이 있었는지, 생활인으로 바라보는 멕시코인들은 과연 어떤지..등등 모든 게 참 궁금했다.

 

오래 계획된 이민생활이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훌쩍 떠나게 된 멕시코로의 이민.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떠나는 머나먼 남미로의 이민을 부모님을 비롯한 모든 주변인들이 결사반대했다고 한다. 그렇겠지. 완전히 맨땅에 헤딩하기 식으로 게다가 한국에서는 조금 위험한 멕시코로 인식이 되어 있으니 더더욱 반대가 심했을 듯 싶다.

 

아마도 10년 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단순히 글들만 눈에 들어오고 막연하고 한편으로는 두리뭉실한 핑크빛 이민생활을 떠올렸을 것 같다.

같은 경험자로서 이 책을 읽은 지금은, 글자가 아닌 내용들이 쏙쏙 들어온다. 이민 초창기의 설레임과 두려움, 정착하기까지 겪게 되는 다양한 일들이 내 머릿속에서 자연스레 떠오르고, 저자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인냥 마냥 공감하면서 읽힌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하게 된 잡화점, 식당, 여행가이드...처음 잡화점을 차리기 전 여러 가게를 돌며 모자 판매를 시도하려 하지만, 말을 꺼내기까지 며칠이 걸린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보다 훨씬 내성적인 저자가 어떻게 이민을 결정하게 되었을까..의아하기도 했었다. 오히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아내가 더 이민생활에 적응하기 쉽게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저자의 숨겨진 성격이 드러나게 되는 계기가 생긴다. 생각지도 못한 여행 가이드를 시작하면서 초반에는 5분 마이크 잡는 것도 힘들었던 것이, 나중에는 5시간 이상도 거뜬히 소화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이드 직업이 무척이나 즐거웠다는 점.

저자 스스로도 이런 성격의 직업이 본인에게 맞을 꺼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하니, 사람은 다양한 경험을 함으로써 자신에 대해 더 알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외국인으로 살면서 가장 긴장되는 곳은 바로 이민국인데, 잘못 한 것도 없이 괜한 긴장감과 그들의 고압적인 분위기에 주눅들게 마련인데 저자도 그렇다.

지연되는 서류작업을 위해 이민국 직원들에게 한국의 기념품을 돌리는 모습을 보면서, 저자의 한층 여유로워진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외국인으로서 감내해야 하는 병원의 초살인적인 의료비도 공감하는 바이다.

제왕절개 출산과 1박의 입원비가 1,200만원, 식중독 치료하면서 받은 MRI, 수액, 주사, 1박에 400만원, 아이의 목체크, 청진기 한번 대는데 10만원..

정말 외국에 살면서는 아프면 절대 안됨 !!!

그러나, 저자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의 약이 빠르게 효과가 나서 좋은 듯 하지만 그만큼 독하다는 뜻이다. 외국에서 지내면서 그 사실을 알고 나서는 한국의 약을 왠만해서는 안 먹게 된다.

 

어디 가나 나쁜 사람, 좋은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저자도 멕시코 초창기서부터 한결같이 도움을 주는 현지인이 있다. 물론 멕시코인은 아니고 어릴 때 멕시코에서 정착하게 된 이스라엘인인데 외국생활에서 이렇게 큰 의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

 

저자는 처음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10년간 다양한 삶을 경험했고 지금은 한국에 돌아와 세계테마기행에도 출연하셨고, 책도 쓰시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 정도라면 성공한 이민생활이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엄청나게 힘들고 외롭고 두려운 미지의 세계이지만 그래도 외국에서의 생활은 그와 맞먹는 매력이 있고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할 시간들이기에, 충분히 과감히 도전해볼 만하다.

저자가 머물렀던 칸쿤이라는 곳에 대해서도 뒤늦게 관심이 생겼는데 함 검색해봐야겠다.

 



 

 

 

[ Siso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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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진 큐레이터입니다만
장서윤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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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박물관을 방문할 때마다 이런 전시를 기획하는 일에 대해 꽤 궁금하곤 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디 이니셔티브 출판사에서 큐레이터 직업에 관한 책이 출간되었을 때 무척 반가운 맘이 들었다.

 

미대를 전공하고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상업 갤러리의 세계로 옮겨 10년 넘게 큐레이터로 근무하고 있는 저자가 들려주는 큐레이터의 세계는,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름을 알 수 있다.

고학력을 요구하는 것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 대부분이 비정규직, 계약직이고, 일의 구분이 명확치 않아 온갖 잡일을 다 소화해내야 하는 현실, 아직도 낙하산 채용이 비일비재한 곳.. 그 외에도 그 세계에서 암암리에 펼쳐지고 있는 부조리하고 황당한 일들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계의 현실도 가끔 접하긴 했지만 특히 우리나라의 예술계는 일에 확실한 구분이 없이, 한 사람이 열 사람 몫을 하길 바라는 분위기인 것 같다.

 

저자가 몸담고 있는 큐레이터의 세계도 마찬가지 !!

읽다보면 일반인으로써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넘쳐나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상당히 이 일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이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같고..

 

큐레이터와 미술계의 민낯이 드러나는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큐레이터의 세계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 부분 바뀔 수도 있을텐데, 그럼에도 저자처럼 이 일을 좋아한다면 두려울 게 뭐 있을까 싶다. 모든 직업이 다 그렇지 않나 싶기도 하고..

 

어느 인터뷰 도중 상대 담당자가 저자의 이력서를 보고, 이런 이력서를 본 적이 없다고..너무 숨가쁘게 살아온 것을 지적하는 내용이 있다. 저자는 나중에 이 분의 이런 지적이 감사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유학파를 선호하는 그 세계에서 유학의 경험이나 갤러리 인턴 경험도 없고,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발을 담근 직업이다 보니 잘 해나가야 한다는 책임감 등으로 정말 열심히 살아온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제 조금은 숨돌릴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자의 강한 멘탈, 긍정적인 마인드, 그리고 성실함이 참 보기 좋다. 이런 마인드의 청년이라면 어느 환경에서든 꿋꿋히 이겨내고 잘 해나가리라 생각된다.

 

 

 

 

[ 디 이니셔티브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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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마지막 서점
매들린 마틴 지음, 김미선 옮김 / 문학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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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책이라는 불협화음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보여주는 따스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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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마지막 서점
매들린 마틴 지음, 김미선 옮김 / 문학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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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런던을 공습했던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이 대공습에서도 살아남은 서점을 모티브로 탄생한 이 소설은 책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힘과 위로를 선사할 수 있는지 그 놀라운 영향력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도시의 생활을 꿈꾸며 친구와 같이 상경한 주인공 그레이스가 런던에 도착하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것은 화려한 도시의 분위기 대신 전쟁에 대비한 암울한 현실 뿐이다. 게다가 책과는 담을 쌓고 살아왔던 본인은 프림로즈 힐이라는 서점의 직원으로, 꿈조차 꾸지 않았던 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레이스는 처음 맞닥뜨리는 생소한 환경에서, 물론 처음에는 손님들께 책 위치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고 먼지투성이의 서점에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하지만, 점차 그 곳에 애정을 느끼며 책에도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 소설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책은 다름 아닌 < 몬테크리스토 백작 > 이고, 그레이스로 하여금 독서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 책이기도 하다.

 

''독서란 마치 기차나 배를 타지 않고 어디론가 가는 것 같아요. 새롭고 놀라운 세상이 펼쳐지는 거죠. 당신이 태어나지 않을 곳에서 살아보는 것이고, 다른 누군가의 관점에서 다채롭게 색칠한 것을 볼 기회가 되기도 해요. 실제로 실패를 겪지 않고 배울 수 있어요.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지."

 

서점의 오랜 단골이자 그레이스에게 < 몬테크리스토 백작 > 책을 선물한 조지 앤더슨이 말한 독서의 가장 좋은 점인데, 독서 애호가라면 이 말에 백번 공감을 할 수 있을 꺼라 생각한다.

 

전쟁으로 모든 것이 피폐해져만 가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전쟁으로 죽어가는 공포와 슬픔이 가득한 상황에서, 그래도 사람들은 '문학' 에 기대어 살아갈 힘을 얻고, 희망을 찾아간다. 그 중심에는 당찬 아가씨 '그레이스' 의 역할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따스함도 묻어나고 술술 읽히는 소설이다.

또한, 서점이 배경인만큼, 소설 속에는 그야말로 주옥같은 고전이 많이 등장한다.

엠마, 몬테크리스토 백작, 인간의 굴레, 픽윅클럽 여행기, 위대한 개츠비, 두 도시 이야기, 제인에어, 프랑켄슈타인, 크리스마스 캐럴, 폭풍의 언덕...

고전의 매력에 다시 한번 빠져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특히나 오랜 세월 잊고 있었던 < 몬테크리스토 백작 > 을 다시 한번 읽고 싶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 문학서재 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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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역류하여 강이 되다
궈징밍 지음, 김남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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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슬퍼서 선뜻 읽기가 망설여졌던 책이었다. 원제목도 그렇지만 한국어 제목도 참 잘 지은 것 같다.

이 책은 사랑연애소설, 혹은 청춘소설로 분류되어 있던데 그런 장르에서는 흔히 느껴볼 수 없는 묵직함이 담겨 있다.

읽는 내내 너무 아련하고 마음 아프고, 책 소개문구처럼 정말 현실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슬픈 이야기이지만, 읽기를 너무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어쩜 이토록 섬세하게 글을 표현할 수 있을까? 450여 페이지의 책을 읽는 내내 남성작가가 이다지도 사람의 감정을 서정적으로, 아름답게 때론 쿨하고 군더더기 없이 표현해 낼 수 있을까..감탄하게 만든다. 내용은 슬퍼 죽겠는데 문체는 너무 아름답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여고생 이야오에게 일상적인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부모의 이혼, 구타에 욕이 끊이질 않는 엄마, 임신, 끊임없는 왕따 그리고..

그녀의 곁에서 말없이 지켜주는 이웃집 소년이자 우등생인 치밍.

마치 그림자처럼 항상 그녀 곁에서 지켜주는 치밍의 존재를, 그 소중함을 이야오는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야오에 대한 연민인지 사랑인지..뒤늦게 이야오를 알게 된 후 역시 그녀 곁에서 맴도는 남학생 구썬시. 그리고 구썬시의 쌍동이 남매 구썬샹까지(솔직히 이 구썬샹이야말로 가장 큰 피해자라는 생각도 든다)..이야오의 불행으로 주변 인물들까지 그런 이야오를 지켜보면서 마음 아파한다.

 

불행한 여자 주인공과 주변의 든든한 남자 주인공들, 그리고 그녀를 괴롭히는 못된 여자. 마치, 어릴 적 울고 웃고 하면서 읽었던 캔디를 연상케도 하지만, 캔디는 행복한 장면이라도 있지..이 소설에서 행복이라는 단어는 아예 존재하지를 않는다. 지독히도 불행하다.

그럼에도 꼭 이 소설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너무 아름다우니까..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중국영화도 있던데 꼭 찾아서 봐야겠다.

처음 만나보는 중국작가인데 이 한 권의 책으로 팬이 될 정도로 아주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 도서출판 잔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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