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둠 속의 남자 - 개정판 ㅣ 폴 오스터 환상과 어둠 컬렉션
폴 오스터 지음, 김현우 옮김 / 북다 / 2025년 9월
평점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폴 오스터의 두 작품이 북다 출판사의 < 환상과 어둠 > 컬랙션으로 재탄생했다.
바로 전 < 환상의 책 > 을 정말 재밌게 읽은데 이어, 바로 이 책 < 어둠 속의 남자 > 를 읽었는데 폴 오스터의 책 왜 이렇게 좋은거야 !!
특히나 이번 책은 평소 좋아하는 그만의 방식 곧,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작품 속에서 허구의 작품을 너무도 리얼하게 소개하는 방식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만나보게 되지만, 읽으면서 그리고 다 읽고나서는 뭐라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그 느낌이 다르다.
상실에 의해 삶이 무너져버린 3명.
주인공 오거스트는 아내를 병으로 떠나보내고 교통사고로 불구의 신세가 되어 휠체어에 의지한 채, 딸의 집에서 지낸다.
딸 미리엄은 이혼의 아픔을 지니고 있고, 그녀의 딸 즉 오거스트의 손녀 카티야는 전쟁에서 애인을 잃은 상실감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한 집에서 사는 이들 3명은 이렇듯 각자 상실의 아픔을 지닌 채 살아가는데, 오거스트와 손녀는 낮에는 함께 영화를 보면서 아픔을 달래지만 오거스트는 밤에는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머리 속으로 허구의 이야기를 지어내며 그 긴긴 밤을 버티어 나간다.
그 허구의 이야기 속 남자주인공인 오언은 어느 날 눈을 떠보니 바로 전날까지 숨쉬며 살아왔던 미국과는 너무도 생소한 미국의 모습을 띠고 있다. 미국은 내전 중이고, 오언은 한 남자를 암살해야 하는 임무, 어길 경우 자신과 가족의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에 처해 있다.
오언의 이야기 자체는 미스터리 스릴러, 평행우주의 SF성격도 띠고 있어서 굉장히 흥미롭고 이런 분위기로 주욱 가나 싶었는데, 분위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급전하면서 다시 현실 속 오거스트로 돌아오고, 그가 젊은 날 저질렀던 일에 대한 후회와 고백, 그에 이어 손녀 카티야 또한 자신의 마음 속에 담아왔던 죄책감을 분출하기에 이른다.

남은 자들은 또 그들만의 삶을 살아야지.
떠난 이를 잊지는 말고 애도의 시간은 충분히 갖되, 상실감, 후회, 자책감은 이제 훌훌 털어버리고 앞으로의 삶은 좀 더 행복하게 살아보자.
몇십 년 전 폴 오스터의 작품을 읽었을 때는 그저 재미있고 독특함이 매력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이가 좀 들어 다시 만나보니 훨씬 더 심오한 철학적인 면까지 담고 있다. 그의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읽다 포기했던 < 뉴욕 3부작 > 을 이제 다시 재도전해볼 기회인 것 같다.
p.s : 이 작품에서 오거스트와 카티야가 영화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 Tokyo Story'(동경 이야기) 가 등장한다. 나는 리메이크작인 '동경가족' 만 봤었는데, 이 원작이 굉장한 명작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검색하면서 알게 되었다. 꼭 찾아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