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 - 우아하고 유쾌하게 나이 든다는 것
노라 에프런 지음, 김용언 옮김 / 반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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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벤트 선물로 받고 책장에서 잠자고 있던 책. 이제서야 꺼내 읽었다.
'노라 에프런' 이라는 이름은 낯설기만 한데, 그녀의 작품을 알고 나니 이 유명한 작품들을 한 명이 썼다는 사실에 새삼 놀랍기만 하다.
그 유명한 < 해리가 셀리를 만났을 때 >를 비롯해서 < 유브 갓 메일 > <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 < 줄리 앤 줄리아 > < 지금은 통화중 > < 그녀는 요술쟁이 > 까지...가히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라고 불릴 만하다.

1950년대의, 역시 유명한 로맨틱 코미디 시나리오 작가셨던 부모의 영향으로 일찌감치 이 쪽 분야에서 활동하였다고는 하지만, 그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는 여성은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기자가 아닌 '우편 담당 아가씨 '로 배정받아 뒤치닥거리만 하게 되어 있었다.
저자 역시 그 일에서부터 시작하게 되지만, 뛰어난 실력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포착해서 승승장구 승진하게 된다.





70세를 앞둔 그녀가 인생을 돌아보며 자신의 커리어에서부터 직업세계에서 만난 인물들, 세 번의 결혼에 얽힌 이야기, 나이들어 가면서 겪게 되는 신체적 변화와 가까운 이들의 죽음, 부모에 대한 감정 등 다양한 소재를 솔직하고 재치있는 문장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 세계에서는 워낙 유명한 인물이라, 수많은 작품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나 현장에서의 이야기가 많을 꺼라 생각했는데 그런 내용은 많이 없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이 중 ' 나는 상속녀였다' 라는 제목의 이야기가 특히나 재밌는데 한편의 시트콤을 보는 듯한 유쾌함마저 느껴진다.
저자가 유명해지기 전, 갑부인 삼촌이 죽음 직전 작성한 유언장에서 자신을 포함한 자매들에게 그 모든 재산이 상속될꺼라는 얘기를 전해 듣고, 그 돈으로 꾸려나갈 행복한 삶을 꿈꾸던 장면들, 우여곡절 끝에 유산을 받게 되지만 상상에 턱없이 모자라는 소액의 유산을 받게 되면서 결국 일을 계속 할 수 밖에 없었고...그래서 결국 위에 언급한 작품들이 탄생하게 되면서 대박이 났으니...
저자도 말했듯이, 만약에 그 당시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았다면 이 작품들은 세상에 나오지도 못했을테니 천만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성격이 원체 쿨하신 건지, 아님 인생의 희노애락을 겪으신 후의 연륜에 의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글을 읽다보면 자신의 치부도, 고통의 순간들도 보통의 일인 것처럼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세상을 당당히 살아가는 여성의 모습. 요즘의 시대에서도 보기 힘든 멋진 여성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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