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 걸스
M.M. 쉬나르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시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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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강탈 표지 !!! 빨강과 검정의 색 대비가 일단 매우 강렬하고 표지의 그림 또한 엄청 유혹적이다.

표지만으로도 독자를 압도하고 궁금하게 만드는 소설 "댄싱 걸스"

 

청소년들이 인터넷을 통한 가상 세계에서 벌이는 위험한 놀이만큼이나, 성인들이 인터넷 가상 세계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 또한 위험천만하기 그지없다.

이 책에서는 범인이 온라인 게임을 통해 미끼를 던져, 덫에 걸릴 여자를 물색한 후 살해하기까지의 과정이 리얼하게 그려지는데, 읽다보면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라 더 오싹해진다.

 

소설에서 살해 과정은 그렇게 잔인하거나 자세하게 묘사되지 않는다. 즉, 살해하는 순간보다는 거기까지의 과정이 더 집중적으로 그려져 있다.

희생자들은 한결같이 심리적으로 외로움과 공허함에 빠져 있는 유부녀들이다. 이러한 상대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해 만남까지 성사시키는 과정은 언뜻 보면 이렇게 쉽게 빠지나 싶을 정도이지만, 그만큼 범인이 상대를 갖고 노는 수준이 고단수이다. 절대 서두르지도 않고, 느낌으로 자신한테 걸려들 만한 여성을 끈기있게 거르고 또 걸러낸다.

잔인한 범죄소설보다 이렇게 은근히 조여지는 심리 스릴러를 더 선호하기에 이 소설은 완전 내 취향이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보통 피해자는 작품 속에서 한순간에 사라지는 조연 급도 안되기 마련인데, 이 소설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상황묘사가 꽤나 길게 묘사되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나는 피해자가 피해자가 아닐 꺼라 생각했었다. 범행대상으로 지목은 되었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아 그 다음 스토리가 전개되는 쪽으로..

이 예상은 빗나갔고, 결말도 흔히 스릴러 장르에서 생각하게 되는 방향이 아니라 이 또한 흥미로웠다.

 

추리 스릴러물에서 주인공 형사가 매력적이고 인간적으로 끌리면 그 시리즈는 계속 기다려지게 되는데, 이제 새로운 형사 시리즈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현재 5편까지 나왔다고 하니 한국에서도 속히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여형사 '조 푸르니에'는 1편에서는 살짝 정적이고 어딘가 행복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미지가 느껴지는데, 2편에서는 조금 더 그녀에 대해 알아갔으면 좋겠다.

 

[ 황금시간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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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에도 길은 있으니까 - 스물다섯 선박 기관사의 단짠단짠 승선 라이프
전소현.이선우 지음 / 현대지성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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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기관사' 라는 직업의 세계. 일반인들한테는 너무도 생소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이 세계에, 그것도 30명 중에 29명이 남성인 세계에서 꿋꿋히 생활해 나가는 25살의 여성 직업인의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의대진학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저자는 성적이 계속 곤두박질치면서 의대로의 꿈은 점점 멀어져만 간다. 그 때 아버지가 제안한 대학교가 바로 '한국해양대학교' 이다. 가끔 인생이란 정말로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게 마련인데, 저자도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던 이 대학교로 진학하게 되면서 모든 것의 방향이 한순간에 바뀌어 버린다.

 

이 책은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진로를 통해 종사하게 된, 선박기관사라는 다소 특이한 직업에 대한 소개이자 경험담이다.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곁들인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새로운 세계의 이야기라 모든 이야기가 다 흥미롭기만 하다.

한국해양대학교라는 특수대학교에서의 수업 방식부터 참 재미나고, 선박기관사가 된 후의 이야기는, 스튜어디스가 고난이의 훈련을 받는 것처럼 선박기관사들이 치러야 할 빡센 훈련들을 시작으로 모든 이야기가 더더욱 재미있는데, 장점도 많지만 아무나 도전하기에는 결코 만만치 않은 직업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창 멋부릴 나이에 화장은 커녕 40도가 넘는 기계실 안에서 하루종일 땀을 한바가지 흘려야 하고, 한번 출항하면 최소 6개월 이상은 배에만 있어야 하는데, 그 긴 기간동안 한정된 공간에서 많은 동료들, 상사들과 지내야 하는 고충, 엘레베이터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 배안의 세계에서 칼로 무자르듯한 출퇴근의 개념은 찾기 힘들고, 여자 혼자 지내기에 공동세탁기를 쓸 때의 고충( 남자 동료들의 입장에서는 저자 한 명 때문에 배 안에서 편하게 옷을 입지 못하는 불편함도 있겠고) 6개월치의 생리대를 구비해야 하는 어려움(그래서 대체로 쓰게 된 면생리대), 인터넷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연애하기도 힘들고, 엄청난 육체적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한편으로는, 모든 것이 배 안에서 제공되고, 바다 위에만 오랜 시간 머물기 때문에 자연히 지출이 발생할 수가 없어서, 기본적으로 높은 연봉은 차곡차곡 통장에 쌓여가는 장점은 큰 매력이다.

 

이런 세계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아주 흥미롭게 읽힌다.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보면 너무 좋을 책으로 추천하지만 꼭 청소년이 아니어도 성인이 읽어도 재미있다. 저자의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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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 난 물고기 모어
모지민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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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아티스트 모지민의 첫 에세이 "털 난 물고기 모어".

제목도 독특하고 표지도 독특하고, 저자를 표현하는 단어도 생소하고..이 책에 대한 모든 것이 처음부터 모호하고 독특하기만 하다.

일단 드래그 아티스트(Drag Artist)가 무슨 뜻인지 검색해보니, "사회적으로 고정된 성별의 정의에서 벗어나 과장된 메이크업과 패션, 퍼포먼스 등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예술가" 라고 정의되어 있다.

 

저자의 예명이기도 한 모어는 털 난 물고기라는 뜻이다. 물고기는 절대 털이 날 수 없으니 그 세계에서는 희귀종으로밖에 취급될 수 없듯이, 성소수자인 저자는 어릴 때부터 자신의 성정체성으로 많은 혼란을 겪고, 그 시대 특히 시골에서는 더더욱 끊임없는 놀림을 받으며 자랐다.

1999년 징병검사를 받았으니 이런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부정적이고 폐쇄적이었을텐데, 군면제를 받기 위해 군대에서 요구했던 말도 안되는 검사들, 그리고 여기에 순순히 응하면서까지 군면제를 받아야만 했던 저자의 눈물겨운 상황에 맘이 찡하다.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어두운 곳에서 움츠려야만 했던 저자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은 부모님과 러시아인 남편이다.

 

발레리노가 아닌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던 저자가 이태원 지하 클럽에서 뉴욕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 이 책은 그러한 저자의 고된 세월을 반영하기라도 하듯이, 매우 혼란스럽고 거칠고 너무도 솔직하고 섬세하기까지 하다.

나는 예전부터 퀴어영화나 작품을 거부감 없이 즐겨 봐왔고, 성소수자에 대해서도 큰 반감은 가지고 있지 않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안타깝기만 했다.

 

그래도, 그런 사회의 편견 속에서 힘든 세월을 견뎌내고, 지금은 자신만의 독창성을 발휘하여 영화,뮤지컬,TV 광고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는 예술가로 성공한 만큼, 지금의 자리에서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는 이 시간은 예전처럼 많이 아프거나 힘겹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책으로만 만나봤던 모지민 이라는 사람에 대해, 영화를 통해 직접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만나보고 싶어졌다.

 



 

 

[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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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선언문 프랑스 책벌레
이주영 지음 / 나비클럽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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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 진짜 이 책 읽으면서 배꼽잡고 웃느라 책 속의 인문서 내용은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시트콤보다 재미있다.

저자는 '한국의 빌 브라이슨' 이라는 호칭이 말도 안된다고, 빌 브라이슨의 팬들한테 욕먹을 일이라고 하지만,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은 자칭 빌 브라이슨의 팬의 입장에서 보자면, 작가님 !! 한국의 빌 브라이슨 맞습니다.!!

 

전작보다 나은 후속작, 1편보다 나은 2편이 없다고 하는데, 그래서 나는 다행이다 싶다.

이 책이 이렇게 재미있으니 1편인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는 도대체 얼마나 재미있을까? 기대감이 상승된다.

책 속에는 저자와 남편 에두아르의 모습이 담겨있지를 않아 너무도 궁금한 마음에 인터넷에서 이 부부를 검색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책 속에 등장하는 남편 에두아르씨가 너무 독특하고 재미나면서도 (아마도 1편에서는 더욱 자세히 소개되어졌을텐데) 왠만한 책벌레도 이 분 앞에서는 명함을 못내밀 정도의 엄청난 독서광이신 모습이 매우 흥미롭다.

저자는 필요한 책이 있으면 서점에 갈 필요가 없다고 한다. 왠만한 책은 다 남편의 서재에서 찾을 수 있을 정도라는데, 이 책을 읽어보면 그럴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는, 남편과 결혼 전 친구도 아닌, 애인도 아닌, 그냥 지인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그런 관계로 이어져 온 과정, 그리고 결혼 후 여행광인 남편과 함께 하는 여행이야기와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엄청난 독서광에 여행광인 남편과 함께 하는 여행은 수학여행보다 더 깊이 있는 인문학 여행이 될 수 밖에 없는 눈물겨운 사연들, 정의감에 불타는 남편 덕에 항상 매의 눈으로 남편을 감시해야 하는 상황들, 엄청 똑똑한 책벌레이지만 현실에서는 너무도 눈치코치없고 상황판단 못해서 항상 불안한 남편과의 에피소드.등등.책 속의 내용을 다 열거하기가 부족할 정도이다.

 

그런데 왜 나는 이 남편분이 그리도 순수하게 느껴지는지..속세에서 살기엔 너무 고지식하고 때가 묻지 않은 느낌이랄까..

여행을 떠날 때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빠른 길보다는 지도를 펼치고 좀 더 느리게 주변을 바라보며 다니는 걸 선호하기에, 매 여행지에서 지도를 찾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도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항상 다 읽지도 못하면서 매 여행지마다 20권 정도의 책은 기본으로 들고 다닌다. 요즘 이런 사람 정말 드물지 않을까?

 

최근에 읽은 여행기 중에서, 아니 에세이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유쾌하고, 그렇다고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오히려 생각할 거리도 많았던 책이었다. 3편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지구 구석구석 여행을 계속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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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빙하의 부엉이
조너선 C. 슬래트 지음, 김아림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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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면서 부엉이를 이렇게 자세히 본 적이 있었던가? 책으로도 TV로도 영화로도 내 기억에는 없는 것 같다.

부끄럽지만 사실 나는 부엉이와 올빼미의 차이조차 잘 모르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급궁금해져서 찾아보니, 부엉이는 머리 꼭대기에 뾰족한 깃이 두 개 나와 있고, 올빼미는 그 깃이 없이 얼굴이 동그랗다고 한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영어로는 둘 다 'Owl' 라고 부른다.

 

이 책을 통해 부엉이, 그것도 그냥 일반 부엉이가 아니라,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부엉이 '블래키스톤물고기잡이부엉이' 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무게는 2~4키로, 앉은 키는 70-80센티, 날개를 펴면 거의 2미터에 달하고, 발자국의 크기는 어른 손바닥 정도로 큰,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는 거대 부엉이 !!

저자가 이 부엉이를 처음 본 순간, 마치 곰에게 깃털을 마구 붙여놓은 것처럼 보였다고 할 정도이니 이 부엉이가 얼마나 거대한지 조금은 상상이 간다.

 

이 책은 벌목과 개발로 멸종위기에 처한 이 부엉이의 보존계획을 세우기 위한, 5년에 걸친 4번의 탐사여정의 발자취이자 기록이다. 여기에는 러시아 연구팀이 함께 하는데 말 그대로 탐사이고 이 여정은 험난하기 그지 없다. 폭설과 폭우, 녹기 시작하는 강물의 살얼음, 멧돼지와 호랑이 등 야생동물의 위험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흔히 우리가 탐사 다큐를 보더라도, 해당 개체를 찾기까지의 기나긴 시간, 그리고 찾았다 하더라도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기까지는 또 기나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 책 속의 탐사단도, 이 책을 읽는 독자도, 부엉이를 만나는 시간은 총 400 여 페이지 중 아주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탐사과정 자체가 쉽게 접할 수 없는 내용들이라 마냥 새롭고 그들의 끈기와 인내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그렇게 수년에 걸친 노력 끝에 부엉이를 포획, 몸에 발신기를 부착시켜 데이터를 수집하고 프로젝트를 마칠 수 있었다.

 

책 속의 내용 가운데, 수컷을 유인해 모습을 드러내게 하기 위해 탐사단들이 서툰 부엉이 소리를 흉내냈을 때 벌어진 에피소드가 특히 흥미로웠다.

자기들 구역에 정체불명의 부엉이가 침입한 줄로만 알고 흥분하고, 설상가상으로 그 근처에 둥지가 있던 말똥가리와 까마귀까지 유인하게 되는데 이 두 종류의 새는 서로 원수지간임에도 탐사단들의 소리가 자신들의 종을 잡아먹는 부엉이라고 착각하고 부엉이에게 공격하기에 이른다.

평화로웠던 세계는 탐사단의 개입으로 인해 몇 시간 동안 혼돈의 도가니에 빠지게 된다.

예전에 '콘라트 로렌츠' 의 '솔로몬의 반지'라는 책에서도, 저자가 청둥오리 새끼한테 꽥꽥 소리를 내니까 새끼들이 저자를 엄마로 착각하고 따르는 장면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새삼 또 새롭다.

 

'보전과 보호는 다르다' 고 저자는 말한다. 보호 차원에서는 단순히 벌목과 개발 등을 막으면 되지만, 그것은 다르게 생각한다면 생계를 위해 벌목하는 지역민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통한 보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1980년대의 연구결과로는 이 부엉이 개체의 수가 300~400쌍으로 추정했지만 저자의 연구에 의하면 그 두 배가 살고 있다고 한다. 조금만 더 주의와 관심을 가진다면 이 물고기잡이 부엉이는 멸종 위기 종목 리스트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 책읽는 수요일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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