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난 물고기 모어
모지민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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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아티스트 모지민의 첫 에세이 "털 난 물고기 모어".

제목도 독특하고 표지도 독특하고, 저자를 표현하는 단어도 생소하고..이 책에 대한 모든 것이 처음부터 모호하고 독특하기만 하다.

일단 드래그 아티스트(Drag Artist)가 무슨 뜻인지 검색해보니, "사회적으로 고정된 성별의 정의에서 벗어나 과장된 메이크업과 패션, 퍼포먼스 등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예술가" 라고 정의되어 있다.

 

저자의 예명이기도 한 모어는 털 난 물고기라는 뜻이다. 물고기는 절대 털이 날 수 없으니 그 세계에서는 희귀종으로밖에 취급될 수 없듯이, 성소수자인 저자는 어릴 때부터 자신의 성정체성으로 많은 혼란을 겪고, 그 시대 특히 시골에서는 더더욱 끊임없는 놀림을 받으며 자랐다.

1999년 징병검사를 받았으니 이런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부정적이고 폐쇄적이었을텐데, 군면제를 받기 위해 군대에서 요구했던 말도 안되는 검사들, 그리고 여기에 순순히 응하면서까지 군면제를 받아야만 했던 저자의 눈물겨운 상황에 맘이 찡하다.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어두운 곳에서 움츠려야만 했던 저자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은 부모님과 러시아인 남편이다.

 

발레리노가 아닌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던 저자가 이태원 지하 클럽에서 뉴욕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 이 책은 그러한 저자의 고된 세월을 반영하기라도 하듯이, 매우 혼란스럽고 거칠고 너무도 솔직하고 섬세하기까지 하다.

나는 예전부터 퀴어영화나 작품을 거부감 없이 즐겨 봐왔고, 성소수자에 대해서도 큰 반감은 가지고 있지 않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안타깝기만 했다.

 

그래도, 그런 사회의 편견 속에서 힘든 세월을 견뎌내고, 지금은 자신만의 독창성을 발휘하여 영화,뮤지컬,TV 광고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는 예술가로 성공한 만큼, 지금의 자리에서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는 이 시간은 예전처럼 많이 아프거나 힘겹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책으로만 만나봤던 모지민 이라는 사람에 대해, 영화를 통해 직접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만나보고 싶어졌다.

 



 

 

[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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