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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에도 길은 있으니까 - 스물다섯 선박 기관사의 단짠단짠 승선 라이프
전소현.이선우 지음 / 현대지성 / 2022년 4월
평점 :

'선박기관사' 라는 직업의 세계. 일반인들한테는 너무도 생소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이 세계에, 그것도 30명 중에 29명이 남성인 세계에서 꿋꿋히 생활해 나가는 25살의 여성 직업인의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의대진학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저자는 성적이 계속 곤두박질치면서 의대로의 꿈은 점점 멀어져만 간다. 그 때 아버지가 제안한 대학교가 바로 '한국해양대학교' 이다. 가끔 인생이란 정말로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게 마련인데, 저자도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던 이 대학교로 진학하게 되면서 모든 것의 방향이 한순간에 바뀌어 버린다.
이 책은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진로를 통해 종사하게 된, 선박기관사라는 다소 특이한 직업에 대한 소개이자 경험담이다.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곁들인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새로운 세계의 이야기라 모든 이야기가 다 흥미롭기만 하다.
한국해양대학교라는 특수대학교에서의 수업 방식부터 참 재미나고, 선박기관사가 된 후의 이야기는, 스튜어디스가 고난이의 훈련을 받는 것처럼 선박기관사들이 치러야 할 빡센 훈련들을 시작으로 모든 이야기가 더더욱 재미있는데, 장점도 많지만 아무나 도전하기에는 결코 만만치 않은 직업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창 멋부릴 나이에 화장은 커녕 40도가 넘는 기계실 안에서 하루종일 땀을 한바가지 흘려야 하고, 한번 출항하면 최소 6개월 이상은 배에만 있어야 하는데, 그 긴 기간동안 한정된 공간에서 많은 동료들, 상사들과 지내야 하는 고충, 엘레베이터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 배안의 세계에서 칼로 무자르듯한 출퇴근의 개념은 찾기 힘들고, 여자 혼자 지내기에 공동세탁기를 쓸 때의 고충( 남자 동료들의 입장에서는 저자 한 명 때문에 배 안에서 편하게 옷을 입지 못하는 불편함도 있겠고) 6개월치의 생리대를 구비해야 하는 어려움(그래서 대체로 쓰게 된 면생리대), 인터넷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연애하기도 힘들고, 엄청난 육체적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한편으로는, 모든 것이 배 안에서 제공되고, 바다 위에만 오랜 시간 머물기 때문에 자연히 지출이 발생할 수가 없어서, 기본적으로 높은 연봉은 차곡차곡 통장에 쌓여가는 장점은 큰 매력이다.
이런 세계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아주 흥미롭게 읽힌다.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보면 너무 좋을 책으로 추천하지만 꼭 청소년이 아니어도 성인이 읽어도 재미있다. 저자의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