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길을 잃다
엘리자베스 톰슨 지음, 김영옥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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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자체만으로도 로.맨.틱. 감성이 뿜어져 나오는 "파리".

그래서 이 파리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소설은 언제나 많은 사랑을 받는다.

이번에 하빌리스에서 출간된 '파리에서 길을 잃다' 도 첫 이미지가 너무도 사랑스러운데 언뜻 표지와 제목만 보면 여행 에세이인가 싶기도 하지만, 쟝르 불문하고 무척 궁금해지는 작품이다.

 

알코올 중독자인 엄마를 떠나 런던에서 제인 오스틴 여행투어의 가이드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 해나는, 한 해의 마지막 날 갑자기 들이닥친 엄마의 방문이 무척 불편하고 달갑지 않다.

그러나, 엄마의 방문을 통해 증조할머니가 해나와 엄마에게 파리의 아파트를 공동유산으로 남긴 사실을 알게 되고, 바로 이 아파트를 방문하고픈 목적을 가지고 나타난 엄마에게 끌려가다시피 파리를 방문하게 된다.

 

이 두 여인이 파리를 방문해서 유산상속을 처리하면서 증조할머니의 생각지도 못했던 삶의 흔적을 찾아가는 과정과, 증조할머니가 써 내려간 일기가 번갈아 진행되는 스토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따스함이 묻어나고, 해나와 엄마의 티격태격 감정싸움도 귀엽기만 하다.

조금 제멋대로이고 무책임한 엄마가 살짝 맘에 안들긴 하지만..

 

증조할머니가 살았던 1920년대의 그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파리의 아파트는 상상만으로도 굉장히 매력적이다.

여기에다 헤밍웨이, 피카소 등의 역사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는 할머니의 일기장은 마치 '파리에서의 시간여행' 을 하는 느낌도 들고, 영화 ' 미드나잇 인 파리' 가 절로 떠오르기도 한다.

낭만적인 곳에서의 과거로의 여행 !! 정말 이런 일이 현실에서 벌어진다면 얼마나 멋질까..

 

460여 페이지의 분량은 전혀 부담감 없이 술술 익히고, 특히나 이런 분위기의 영미장편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 하빌리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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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의 그리스로마신화 현대지성 클래식 13
이디스 해밀턴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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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나이 들면서 독서 취향도 바뀌는 것 같다. + 흥미롭게 씌여진 내용 덕분에 관심밖의 이야기가 어느 날 내 맘에 쏘옥 들어오는 경우일 수도..

내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렇게 재미있게 읽을 줄이야 나 자신도 상상을 못했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해서 신화는 큰 재미를 느끼질 못했었는데, 작년에 신화 관련 책 한 권을 접한 후 그리스 로마 신화가 갑작스레 궁금해지기 시작했더랬다. 어떤 책으로 접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현대지성 클래식에서 마침 이 신화 이야기가 출간이 되었고, 운좋게 서평단에 당첨이 되어서 드디어 나도 완벽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접하게 되었다.

 

사실, 부끄럽게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거의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어 이 책의 내용이 충실한지 좋은지 어떤지 비교는 할 수가 없지만, 객관적인 책의 평가만 보더라도 '아마존 신화분야 누적 판매량 압도적 1위, 초판 발행 80주년 기념' 이라는 완벽함을 자랑하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왠만큼 아는 사람은 저자가 이쪽 분야에서 꽤나 유명하다는 사실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인 듯 싶다. (나는 해밀턴 이라는 이름만 보고, 작가가 남성분인줄 알았다.)

참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씌여졌고, 각 신의 이야기 옆에는 해당 신화의 명작이 매치되어져서(장작 100편의 작품), 이야기가 매우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수많은 신들을 접하면서, 많이 들어왔던 이름들을 구체적으로 만나보면서, 특히나 예쁘고 특이한 신들의 이름을 보면서 갑자기 인터넷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닉네임을 바꾸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너무너무 많은 그리스 로마 관련 서적 가운데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고르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첫 발을 이렇게 완벽한 책으로 만나게 되고, 그래서 더욱 큰 호기심이 발동하게 되어서, 개인적으로는 참 고마운 책이다. 소장가치 200%의 책 !!

다음 책은 어떤 책으로 도전하면 좋을까..혹시 이 서평을 읽고 초보자가 읽기에 좋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추천해주실 분이 계실까...

 



 

 

[ 현대지성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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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
캐서린 맨스필드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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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맨스필드' !! 영미 단편문학의 새로운 장을 연 천재작가라고 하는데, 34살의 너무도 이른 나이에 결핵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활발한 작품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지니아 울프가 유일하게 질투한 글솜씨였다고 하니 이 책을 통해 이런 위대한 작가를 알게 되서 기쁘다.

< 차 한 잔 > 은 16편의 단편소설을 집필연도순으로 엮은 책으로, 다양한 여성들의 우울, 외로움, 혼돈, 가식 등의 내면을 매우 섬세하게 표현해 낸 점이 특징이다.

 

16편의 이야기 가운데 어떤 이야기는 너무 짧아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이야기가 술술 읽히면서도 결말은 굉장히 임팩트가 강해서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그 중 역시 제목의 작품인 < 차 한 잔 > 이 상당히 인상적인데, 상류 부르주아 여성의 선의와 위선을 아주 리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엄청 돈이 많은 로즈메리는 거리에서 자신에게 구걸하는 또래의 한 여성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서, 이것저것 먹을 것을 주고 선의를 베풀지만 이 행동은 뜻밖의 결과를 초래하고 로즈메리의 위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된다.

 

< 피곤한 아이 > 는 맨 처음 실린 내용인데, 처음 이야기부터 굉장한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남의 집에 얹혀 사는 한 소녀는 그 집의 꼬마서부터 갓난아기까지 줄줄이 이어진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고, 매일 잠도 부족하고 피곤에 절어 산다. 글을 읽다보면 소녀의 피곤함이 절로 전염이 될 정도이다.

그 피곤한 아이가 결국에는 피곤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저지르게 되는 행동은 너무 담담하게 표현되어져 더 오싹하게 다가온다.

 

< 어린 가정교사 > 는 가정교사 일자리를 위해 먼 곳을 혼자 떠나는 어린 소녀가, 기차 안에서 만난 한 친절한 노신사로 인해 어떤 결말을 맞게 되는지를 보여주는데, 읽다보니 이런 미친..이라는 말이 입밖으로 튀어나올 정도였고 호텔 밸맨의 태도도 화가 나고, 그 순진한 어린소녀의 불안감과 배신감이 얼마나 클지 상상이 간다.

 

짦은 생을 사는 동안 남동생의 죽음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유산, 이혼 등 인생의 굴곡이 심했던 탓일까..대부분의 작품의 분위기는 결코 밝지 않다.

평범한 듯 하지만 결코 보통의 평범한 단편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작품 외에도 주옥같은 단편들이 꽤 있는 듯 한데, 다른 작품들의 분위기와 스토리도 새삼 궁금해진다.

 

[ 코호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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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 구스타 칸쿤 - 카리브해의 낭만을 간직한 중남미의 보석
남기성 지음 / SISO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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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나라는 다르지만 나와 똑같은 10년의 이민생활을 했다는 점에서 이 책이 상당히 궁금해졌다.

저자가 살았던 멕시코의 삶은 어떠했을까? 어떤 계기로 떠나게 되었고, 10년 동안 어떤 어려움과 즐거움이 있었는지, 생활인으로 바라보는 멕시코인들은 과연 어떤지..등등 모든 게 참 궁금했다.

 

오래 계획된 이민생활이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훌쩍 떠나게 된 멕시코로의 이민.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떠나는 머나먼 남미로의 이민을 부모님을 비롯한 모든 주변인들이 결사반대했다고 한다. 그렇겠지. 완전히 맨땅에 헤딩하기 식으로 게다가 한국에서는 조금 위험한 멕시코로 인식이 되어 있으니 더더욱 반대가 심했을 듯 싶다.

 

아마도 10년 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단순히 글들만 눈에 들어오고 막연하고 한편으로는 두리뭉실한 핑크빛 이민생활을 떠올렸을 것 같다.

같은 경험자로서 이 책을 읽은 지금은, 글자가 아닌 내용들이 쏙쏙 들어온다. 이민 초창기의 설레임과 두려움, 정착하기까지 겪게 되는 다양한 일들이 내 머릿속에서 자연스레 떠오르고, 저자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인냥 마냥 공감하면서 읽힌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하게 된 잡화점, 식당, 여행가이드...처음 잡화점을 차리기 전 여러 가게를 돌며 모자 판매를 시도하려 하지만, 말을 꺼내기까지 며칠이 걸린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보다 훨씬 내성적인 저자가 어떻게 이민을 결정하게 되었을까..의아하기도 했었다. 오히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아내가 더 이민생활에 적응하기 쉽게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저자의 숨겨진 성격이 드러나게 되는 계기가 생긴다. 생각지도 못한 여행 가이드를 시작하면서 초반에는 5분 마이크 잡는 것도 힘들었던 것이, 나중에는 5시간 이상도 거뜬히 소화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이드 직업이 무척이나 즐거웠다는 점.

저자 스스로도 이런 성격의 직업이 본인에게 맞을 꺼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하니, 사람은 다양한 경험을 함으로써 자신에 대해 더 알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외국인으로 살면서 가장 긴장되는 곳은 바로 이민국인데, 잘못 한 것도 없이 괜한 긴장감과 그들의 고압적인 분위기에 주눅들게 마련인데 저자도 그렇다.

지연되는 서류작업을 위해 이민국 직원들에게 한국의 기념품을 돌리는 모습을 보면서, 저자의 한층 여유로워진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외국인으로서 감내해야 하는 병원의 초살인적인 의료비도 공감하는 바이다.

제왕절개 출산과 1박의 입원비가 1,200만원, 식중독 치료하면서 받은 MRI, 수액, 주사, 1박에 400만원, 아이의 목체크, 청진기 한번 대는데 10만원..

정말 외국에 살면서는 아프면 절대 안됨 !!!

그러나, 저자도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의 약이 빠르게 효과가 나서 좋은 듯 하지만 그만큼 독하다는 뜻이다. 외국에서 지내면서 그 사실을 알고 나서는 한국의 약을 왠만해서는 안 먹게 된다.

 

어디 가나 나쁜 사람, 좋은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저자도 멕시코 초창기서부터 한결같이 도움을 주는 현지인이 있다. 물론 멕시코인은 아니고 어릴 때 멕시코에서 정착하게 된 이스라엘인인데 외국생활에서 이렇게 큰 의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

 

저자는 처음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10년간 다양한 삶을 경험했고 지금은 한국에 돌아와 세계테마기행에도 출연하셨고, 책도 쓰시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 정도라면 성공한 이민생활이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엄청나게 힘들고 외롭고 두려운 미지의 세계이지만 그래도 외국에서의 생활은 그와 맞먹는 매력이 있고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할 시간들이기에, 충분히 과감히 도전해볼 만하다.

저자가 머물렀던 칸쿤이라는 곳에 대해서도 뒤늦게 관심이 생겼는데 함 검색해봐야겠다.

 



 

 

 

[ Siso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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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진 큐레이터입니다만
장서윤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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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박물관을 방문할 때마다 이런 전시를 기획하는 일에 대해 꽤 궁금하곤 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디 이니셔티브 출판사에서 큐레이터 직업에 관한 책이 출간되었을 때 무척 반가운 맘이 들었다.

 

미대를 전공하고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상업 갤러리의 세계로 옮겨 10년 넘게 큐레이터로 근무하고 있는 저자가 들려주는 큐레이터의 세계는,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름을 알 수 있다.

고학력을 요구하는 것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 대부분이 비정규직, 계약직이고, 일의 구분이 명확치 않아 온갖 잡일을 다 소화해내야 하는 현실, 아직도 낙하산 채용이 비일비재한 곳.. 그 외에도 그 세계에서 암암리에 펼쳐지고 있는 부조리하고 황당한 일들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계의 현실도 가끔 접하긴 했지만 특히 우리나라의 예술계는 일에 확실한 구분이 없이, 한 사람이 열 사람 몫을 하길 바라는 분위기인 것 같다.

 

저자가 몸담고 있는 큐레이터의 세계도 마찬가지 !!

읽다보면 일반인으로써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넘쳐나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상당히 이 일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이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같고..

 

큐레이터와 미술계의 민낯이 드러나는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큐레이터의 세계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 부분 바뀔 수도 있을텐데, 그럼에도 저자처럼 이 일을 좋아한다면 두려울 게 뭐 있을까 싶다. 모든 직업이 다 그렇지 않나 싶기도 하고..

 

어느 인터뷰 도중 상대 담당자가 저자의 이력서를 보고, 이런 이력서를 본 적이 없다고..너무 숨가쁘게 살아온 것을 지적하는 내용이 있다. 저자는 나중에 이 분의 이런 지적이 감사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유학파를 선호하는 그 세계에서 유학의 경험이나 갤러리 인턴 경험도 없고,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발을 담근 직업이다 보니 잘 해나가야 한다는 책임감 등으로 정말 열심히 살아온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제 조금은 숨돌릴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자의 강한 멘탈, 긍정적인 마인드, 그리고 성실함이 참 보기 좋다. 이런 마인드의 청년이라면 어느 환경에서든 꿋꿋히 이겨내고 잘 해나가리라 생각된다.

 

 

 

 

[ 디 이니셔티브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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