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캐나다
박용일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푸드스타일리스트와 떠나보는 캐나다 여행은 어떤 느낌일까..
책을 펼치기도 전에 벌써부터 책표지의 케익의 달콤함과 커피향이 느껴진다. 아~제목처럼 무척이나 달콤한 여행이 될 것 같은 기대감에 맘이 한껏 부풀어오른다.

프랑스의 '르 꼬르동 블루'출신의 국내 1호 남성 푸드 스타일리스트 박용일이 들려주는 238일간의 캐나다 여행일지는 무척이나 나른하고 여유롭고 그리고 참 맛나다. 처음에는 저자가 아무래도 푸드쪽 관련직종인 만큼 요리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일꺼라 생각했는데 요리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일상이 가득 담겨 있어서 읽는 동안 참으로 행복했다.

나름 여행기를 많이 읽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러고 보니 캐나다여행기는 접해본 기억이 없다.
캐나다하면 단풍잎이 그려진 국기와 메이플 시럽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역시나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소개한 요리는 메이플 시럽을 첨가한 비프 스테이크 오픈 샌드위치이다.

그 외에도 당근케잌, 브리치즈 두부 커틀릿,카레와 요구르트 디핑소스를 곁들인 치킨쿠스쿠스 토르티아.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나왔던 달달한 컵케잌, 맥주에 곁들인 깔라마리 튀김, 연어를 곁들인 오믈렛과 구운 호밀식빵,바닷가재와 치즈를 곁들인 밀쌈 + 버터와 치즈를 곁들인 호밀 치아바타...이 책에서 소개된 맛잇는 요리들이다. 역시나..전문가답게 음식에 대한 표현이 어찌나 풍부하고 리얼한지 사진을 쳐다보는 내내 너무도 먹고 싶어진다.
그리고 카페 Beano에서 파는 커피가 얼마나 특별하고 맛있는 맛이길래 저자가 한모금 들이킨 순간 탄성을 지를 수 있을까...그 끝내주는 맛이 너무도 궁금하다.

이러한 요리이야기 이외에도 두 흑인자매와 같은 집을 사용하게 되는 특별한 경험을 시작으로 캐나다 결혼식의 모습, 메이플 시럽축제, 벼룩시장과 골동품 가게, 헌책방의 모습 등 너무도 일상적인 캐나다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렇듯 저자의 눈을 통해 들여다본 캐나다는 세련된 이미지보다는 느리고 고풍스러운 옛스러움이 한껏 묻어난다.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하다보면 점점 느릿느릿해지고 여유스러워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곤 하는데 특히 저자의 장기간의 캐나다여행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그런 여유로움이 많이 느껴진다.

캐나다에서의 238일간의 여정을 끝내고 떠나게 되는 뉴욕..캐나다와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풍기는 젊음의 도시 뉴욕에서 저자는 또 어떠한 색깔의 여행을 하게 될까..제 2편 뉴욕이야기도 나와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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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5
이반 투르게네프 지음, 이항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성인이 되어서 다시 읽는 고전작품은 확실히 그 느낌이 어릴 떄 읽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일단 감수성 예민하던 시절 읽었던 고전에 대한 추억은. 그 고전의 심오한 작품해석까지는 따라가지 못했던 것 같지만 대신 감성으로 그 느낌이 전달되어진 듯 하다.

성인이 되어서 한권 한권 다시 읽어보니 그때 무작정 감동적이었던 그 느낌은 도저히 살아나질 않지만 대신 이성적으로 작품을 다시 평가하게 되는 이점이 있다.

이번 작품 [아버지와 아들]도 어릴 때 읽었을 때는 부모와 자식간의 갭 같은건 와닿지 않았었는데 내가 부모가 되고 구세대가 된 시점에서 다시 읽어보니 이 작품이 새롭게 다가오게 되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아르카디와 바자로프인데 특히 바자로프의 비중이 더 크게 느껴진다. 자칭 '니힐리스트'라고 얘기하는 바자로프는 신세대들이 일반적으로 지니고 있는 진보적 성향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가치와 사랑을 부정한다. 그런 그에게 친구 아르카디의 큰아버지 파벨의 사상과 태도는 매우 고리따분하고 신랄하게 비판하기에 충분한 대상이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뜻하지 않은 사랑이 찾아오고 그런 자신의 이성과 모순된 감정에 방황하게 된다.
아무리 잘나고 완벽한 척 하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감정 특히 사랑의 감정은 절대로 이성적으로 제어할 수 없음을 이 작품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바자로프와 아르카디의 부모님 특히 아버지들의, 아들에 대해 대단히 헌신적이고 오로지 아들만들 바라보며 사는 모습은 지금도 변합없는 부모의 모습이다.

오랜만에 집에 들른 아들이 좀 더 오랜 시간 머물줄 알고 기대에 차 있던 바자로프의 부모는 예상외로 일찍 떠나는 아들에게 한없는 슬픔과 미련을 내비친다. 자식은 오고 싶으면 오고 떠나고 싶으면 떠나지만 부모는 한 곳에서 꼼짝도 않고 있다는 바자로프 아버지의 탄식이 왜 그리도 맘에 와 닿는지..

바자로프의 인생의 마지막길은 지금까지그려져왔던 도도하고 항상 자신만만하던 그의 이미지에 비해 너무도 어처구니없고 허무하기만 하다.

부모와 자식 구세대와 신세대간의 대립과 갈등은 투르게네프가 살았던 시대에도 그랬고 15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당연히 앞으로는 더욱 그 골이 깊어지겠지만..그렇기에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도 이 작품이 여전히 독자들의 공감과 많은 사랑을 얻을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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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보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7-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7
앤드루 테일러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주말내내 이 두꺼운 책에 푹 빠져 시간이 어떻게 지나간 줄도 모르겠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작가 '에드거 엘렌 포'의 미스터리한 유년시절이 소설적 상상력과 어우러져 정말 멋진 한 편의 작품이 탄생하였다.
마침 바로 전에 읽은 책 중에 이 에드거 엘런 포의 사랑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접한 적이 있어서 소설의 소재가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19세기의 런던을 배경으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한 귀족가문의 살인사건에 휩싸이게 되는 주인공 토머스 쉴드를 중심으로 그의 주변에 연관되어져 있는 모든 인물이 다 의심스러운 소설이다. 해결될 듯 해결될 듯 하면서도 꼬리를 물고 발생하는 의문의 사건과 그 뒤에 숨겨져 있는 모략. 도대체 누가 범인인거야..나름 추리를 해보게도 된다.
읽는 내내 그 미스터리한 분위기와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사건의 전말 등에 빠지는 한편 이 사건의 열쇠를 쥔 소년 에드거 엘런 포의 등장을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게 된다. 

사실 이 책의 마지막 몇 장에서 약간 맥이 빠지게 되는데 60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이 전개되는 동안 긴박감마저 드는 것에 반해 마지막 마무리가 약간은 허무하게 끝나버리는 느낌이다.
사건 내내 에드거 엘런 포라는 소년이 어떻게 연관되어져 있는지 기대했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크나큰 연관성은 없어보인다. 굳이 이 소년의 존재를 강조하지 않는 편이 더 좋았을 수도 있겠다. 이미 독자에게 키를 제공해준 상태라 이 부분을 계속 연관지으며 읽게 되니까..

그러나 그런 걸 다 떠나서 이 책은 마지막 종결전까지 충분히 빠져들수 있는 흡입력이 대단한 책이다. 고전소설과 현대소설의 분위기가 적절히 어우러져 있고 19세기 런던의 상류층과 뒷골목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올만에 소설 특히 추리소설의 묘미를 느끼고 싶으신 분께, 올만에 소설에 푹 빠지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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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외계인: 폴 - Paul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어른용 E.T 라니...너무 근사하지 않나.
지금 이 나이 되도록 내 머리와 가슴속에 오롯히 자리잡고 있는 외계인은 단연 E.T 다.
마치 내 어린시절 친구를 커서 다시 만나는 듯한 가슴 설레는 그 기분..

그런데 확실히 어른이 되어서 만난 E.T는 나도 변했고 E.T도 변한 듯 하다. 그 순수했던 E.T는 어디 가버리고 완전 날라리에 발칙한 짝퉁 E.T가 왔단 말인가.

외계인과 SF를 좋아하는 ,,어찌 보면 순수한 마음을 지닌 두 주인공 그램과 클라이브가 진짜 외계인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추적과 모험 이야기.

우리가 항상 머리속으로 그려왔던 가장 정형화된 외계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폴-그래서 괴상하다는 느낌이 안 들 정도-은 그러나 신비스런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야말로 황당한 외계인이다, 음주가무는 기본, 음담패설이 끊이지 않는다..그러나 그런 폴에게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정 그 이상의 따스한 온정이 있으니. 영화가 진행되면서 그런 폴의 마음이 내내 느껴진다.
그러나 어른답게, 결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쿨~하게 베푸는 그 모습에 맘이 찡~하다.

영화 전반적으로 유머가 많이 튀어나온다. 내가 그런 유머에 익숙치 않아서인지 개인적으로 유머자체에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어찌나 웃어대는지..
마지막 폴이 떠나는 장면에서 그 우주선은 월드 인베이젼의 우주선을 다시 만난 듯한 느낌이다.

지금까지 웬만한 영화에서는 외계인을 지구침략의 주범이고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로 그려져 왔었는데 이렇게 괴짜이면서도 따스한 외계인을 올만에 만나니 참 좋다. 기대했던 만큼의 재미는 덜했지만 친근한 폴을 만난 자체만으로도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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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에서 살아남기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이수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북유럽 핀란드 소설이라는 점이 관심을 확 끄는데 제목도 심상치 않고 표지는 저승이라는 주제에 걸맞지 않게 무척이나 환하다. 이 소설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서른 한 살 젊은 기자에게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이 찾아온다. 살아 생전에는 거리에서 여자들의 다리 훔쳐보는 것을 낙으로 삼더니만 결국 이 낙으로 인해 그만 죽음을 당하게 되니 죽은 사람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 죽는 순간이 무척이나 어처구니없고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사람의 심리가 그런가보다. (이미 죽었으니 사람이라고 말하기는 좀 뭐하지만) 자신이 죽으면 사람들이 얼마나 슬퍼할 지 주인공도 무척 궁금했었나보다. 자신의 혼령이 빛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얼른 집으로 달려가 아내의 반응을 살펴보는데 아내도 그렇고 장례식에서의 친구들조차 그다지 슬퍼하질 않는 걸 보고 이승에서의 미련을 과감히 포기하고 죽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 후 죽음으로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면서 영혼이 사후에서 겪게 되는 일들을 재밌게 풀어 간다.
죽음으로 더 이상 돈 걱정도, 아내와의 갈등도, 배고픔, 갈증, 위통도 없는, 죽음이라는 것은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는 새로운 경험인 것이다.

생전에 가고 싶었던 곳을 여행도 하고 살아서는 똑바로 쳐다볼 수도 없었던 교황도 만나 얘기도 나누게 되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살아서는 나 살기 바빴지만 나쁜 사람들 꿈을 조정해서 이웃을 위해 좋은 일도 해본다..

이 책에서 생전에 이성적일수록 사후에 오래 살아 남는다는 설정은 무척이나 재미있다.(그래서 동물들은 이성이 없기 때문에 영혼이 바로 흩어져 버린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이란 슬프고 무섭고 두려운 대상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사후에 재미있고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죽음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소설이다. 저승에서의 삶은 이승에서의 삶의 연장선이라 이승에서 착한 일 많이 하고 존경받아야 저승에서도 같은 삶을 살 수 있다고 하니..지금의 삶에 충실해야겟다.
저자의 전작인 기발한 자살여행이라는 책도 참 독특하고 재미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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