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5
이반 투르게네프 지음, 이항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성인이 되어서 다시 읽는 고전작품은 확실히 그 느낌이 어릴 떄 읽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일단 감수성 예민하던 시절 읽었던 고전에 대한 추억은. 그 고전의 심오한 작품해석까지는 따라가지 못했던 것 같지만 대신 감성으로 그 느낌이 전달되어진 듯 하다.

성인이 되어서 한권 한권 다시 읽어보니 그때 무작정 감동적이었던 그 느낌은 도저히 살아나질 않지만 대신 이성적으로 작품을 다시 평가하게 되는 이점이 있다.

이번 작품 [아버지와 아들]도 어릴 때 읽었을 때는 부모와 자식간의 갭 같은건 와닿지 않았었는데 내가 부모가 되고 구세대가 된 시점에서 다시 읽어보니 이 작품이 새롭게 다가오게 되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아르카디와 바자로프인데 특히 바자로프의 비중이 더 크게 느껴진다. 자칭 '니힐리스트'라고 얘기하는 바자로프는 신세대들이 일반적으로 지니고 있는 진보적 성향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가치와 사랑을 부정한다. 그런 그에게 친구 아르카디의 큰아버지 파벨의 사상과 태도는 매우 고리따분하고 신랄하게 비판하기에 충분한 대상이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뜻하지 않은 사랑이 찾아오고 그런 자신의 이성과 모순된 감정에 방황하게 된다.
아무리 잘나고 완벽한 척 하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감정 특히 사랑의 감정은 절대로 이성적으로 제어할 수 없음을 이 작품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바자로프와 아르카디의 부모님 특히 아버지들의, 아들에 대해 대단히 헌신적이고 오로지 아들만들 바라보며 사는 모습은 지금도 변합없는 부모의 모습이다.

오랜만에 집에 들른 아들이 좀 더 오랜 시간 머물줄 알고 기대에 차 있던 바자로프의 부모는 예상외로 일찍 떠나는 아들에게 한없는 슬픔과 미련을 내비친다. 자식은 오고 싶으면 오고 떠나고 싶으면 떠나지만 부모는 한 곳에서 꼼짝도 않고 있다는 바자로프 아버지의 탄식이 왜 그리도 맘에 와 닿는지..

바자로프의 인생의 마지막길은 지금까지그려져왔던 도도하고 항상 자신만만하던 그의 이미지에 비해 너무도 어처구니없고 허무하기만 하다.

부모와 자식 구세대와 신세대간의 대립과 갈등은 투르게네프가 살았던 시대에도 그랬고 15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당연히 앞으로는 더욱 그 골이 깊어지겠지만..그렇기에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도 이 작품이 여전히 독자들의 공감과 많은 사랑을 얻을 수 있지 않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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