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Pain Grammar

No Pain Grammar - 딱! 미국 중고등학생만큼만
레베카 앨리엇 지음, 한민정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8월

요즘 영어는 문법책도 참 예쁘고 재밌게 나온다. 우리때는 아무 무늬도 없는 초록색의 성문종합영어였고 조금 더 나아가면 맨투맨 정도? 영어를 꽤 좋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초록색 표지는 어찌나 질리던지 난 몇 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초록색을 보면 성문이 생각난다. ㅜㅠ

아이를 키우면서 회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재밌는 문법을 어떻게 공부시켜야 할까 고민도 많이 하는 가운데 실제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는 어떤 문법책을 쓸까 궁금하기도 했었다.

딱! 미국 중고등학생만큼만  "No Pain Grammar".
미국 최대 교육그룹 Barron’s에서 만든 이 영문법 책은 실제 미국 중고등학생들의 영문법책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에서 만든 영문법책에서는 관계대명사, 접속사, 부정사,. 안에서도 또 세분화되어 구구절절 설명되어져 있는데 반해 이 책에서는 영어를 만드는 요소로써 딱 7가지를 꼽고 있고 그에 대해서만 설명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간략한 설명과 함께 많은 예문을 보여준다.
(사실 미국사람들에게 관계대명사, To 부정사 요런거 물어보면 그런 말 자체를 전혀 모르더라.)

1장과 2장은 영어의 기본요소에 대한 설명와 문장 만들기와 문장부호 등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다.
3장에서는 영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일치에 대한 내용이다.
동사와 주어의 일치 부분에서는,

Every One[단수주어] of the members of both basketball teams is[단수동사] here.

주어에 대한 설명이 긴 경우에 정확히 어떤 명사가 주어인지를 집어주고 그에 따른 단수 복수를 알려주는 식으로 되어 있다.

4장은 단어에 대한 다양한 문법들. 5장에서는 영작실수와 보다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영어문장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예시를 들고 있다. 6장에서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 중 하나인 이메일 쓰기에 대한 설명이다.

우리때는 펜팔이나 영어일기등을 통해서 영어작문실력을 늘리곤 했는데 요즘에는 이메일 이라는 새로운 매개체가 추가되었다. 실제로도 이 방법이 영어작문에 꽤 도움이 됨을 느끼곤 한다.

어떤 책이든지 한 권 선택해서 몇번이고 반복하는 것이 젤로 좋겠지만 이왕 한 권을 선택하는 거라면 입증된 기관에서 만든, 몇번을 봐도 질리지 않을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텐데 그런 점에서 이번에 읽어본 이 책 " No Pain Grammar" 는 그런 조건을 만족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본 아이덴티티

본 아이덴티티 1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9
로버트 러들럼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7월

거의 10여년전에 봤던 영화라 아주 자세한 부분까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제목만으로도 아주 재밌게 봤던 영화로 기억되는, 내가 좋아하는 맷데이먼 주연의 '본 아이덴티티'. 이 영화의 원작이 있었다는 사실은 아주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드디어 내 손에 들어와 읽기 시작하면서는 미세한 전율과 함께 한동안 잊고 있었던 영화의 느낌이 새록새록 난다. 사실 영화를 먼저 본 작품은 웬만해서는 책을 읽지 않지만 이번 경우는 책을 놓치면 웬지 후회할 듯 했는데 역시나 읽기를 잘했다.

영화를 본 후 원작을 읽을 때의 단점인, 내 나름대로의 상상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있긴 하지만(그래서. 표지의 남자가 맷 데이먼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내내 맷 데이먼을 떠올리게 됐지만) 역시 책은 영화에서 표현해낼 수 없는 부분까지 섬세하게 묘사해 줄 수 있어서 참 좋다.
(2편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될 추격전 부분에서는 아무래도 나같이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영화를 보는 쪽이 더 도움이 되겠지만...)

예를 들면, 소설에서는 본 아이덴티티의 주인공인 제이스 본이 자신이 도대체 누구인지..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심리적 고뇌와 갈등 부분이 더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볼 때와는 또다른 묘미가 느껴진다.

자신의 둔부에서 나온 마이크로 필름과 거기에 찍혀 있는 스위스 은행계좌를 토대로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고자 스위스로 떠난 본은 점점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고 그 상황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게 되지만 수수께끼같은 미지의 상황은 계속 이어지기만 한다. 게다가 이유도 모른채 쫓기는 신세가 되고...

소설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점 중의 하나는 바로 카를로스라는 인물에 대해서다. 영화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카를로스라는 인물이 실제로 있었던 희대의 테러리스트였다는 사실과, 몇달전 장작 330분이라는 긴 런닝타임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영화 카를로스의 바로 그 사람이라는 사실에 우연같으면서도 웬지 나와 이 책과의 인연이 느껴지기도 한다. (카를로스 영화도 보고 싶어지네)

본격적인 내용은 2편에서나 기대해 볼만하지만 1편도 꽤나 흥미진진하고 재밌다. 그나저나 본 시리즈의 나머지인 본 슈프리머시와 본 얼티메이텀은 언제쯤 국내에 출간되려나..
2012년에 개봉할 4편이 강남역에서 촬영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영화 또한 빨리 만나보고 싶다. 그보다 먼저, 조만간 본 시리즈 3편을 다시 찾아볼 듯 하다.

본 아이덴티티. 드물게 영화와 원작이 모두 맘에 드는 작품이고 영화를 안 본 사람이 읽는다면 더더욱 빠져들 액션 스릴러물~2편을 빨리 읽어봐야겠다.

나이트 스타

나이트 스타 ㅣ 이모탈 시리즈 5
앨리슨 노엘 지음, 김은경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8월

환타지 소설의 소재의 폭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번에 만난 나이트 스타는 이모탈 시리즈의 다섯번째 이야기인데 이 시리즈에서는 독특하게도 환생, 불멸, 윤회, 태극권,불사자 같은 동양적 사상을 소재로 하고 있다. 또한, 차르, 엘릭서(불사의 약), 서머랜드, 새도우 랜드 같은 낯선 단어들이 등장한다.

이 세상에 영원 에 해당하는 건 아무것도 없을 듯 한데 이 소설에서 데이먼은 몇 백년동안 한 여자만을 사랑한다. 우리들은 흔히 전생에 어떤 인연이 있었다..라고 말을 하지만 이 경우처럼 전생, 그 전의 전생...계속 다시 새로워지는 삶속에서도 한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인연이라고 말하면 좋을까..

이 소설은 로맨스 소설의 분위기답게 적당히 로맨틱하고 조금 야시럽기도 하고 삼각관계도 있다. 한창 예민한 10대의 나이인만큼 주인공 에버는 주변의 분위기에 민감하고 영원불멸의 데이먼의 사랑만큼 절대적인 느낌은 들지 않는다. 왜 대부분의 여자주인공은 이렇게 마음이 잘 흔들리는 거야~~~
홀로 불사자가 되어 사랑하는 여인 에버를 영원히 기다려야 했던 경우와, 에버 또한 자신과 같은 불사자가 되어 온전한 사랑이 이루어지나 싶었는데 그만 저주에 걸려 만질 수도 사랑할 수도 없게 된 경우. 데이먼에게 있어서 양쪽 다 엄청난 고통의 시간일 듯 하다.

얼핏 생각하면 영원히 산다는 것. 인간으로서는 한 번쯤 꿈꿔봤을 소망일텐데, 데이먼과 에버의 삶을 들여다보니 결코 좋은 것 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소설에 불과하지만.
5편에서는 절친이었던 헤이븐과의 관계는 더욱 불거지게 되고 둘은 팽팽한 대립관계에 놓이게 되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멋진 승부장면이 연출되진 않는다.

데이먼과 에버가 600백년이란 시간을 함께 한 만큼 마지막은 웬지 해피엔딩이 될 듯 하고 또 그랬음 좋겠다. 이런 소설 해피엔딩이 아니면 넘 마음이 아파~

세 얼간이

세 얼간이 - 3 Idiots
영화

 


작년부터 학수고대하던 세 얼간이를 드디어 만나봤다. 도대체 얼마나 좋은 영화이길래 본 사람마다 강추x100 을 날리는 걸까. 너무너무 궁금했던 영화였다.
아들마저도 학교에서 보고 내 이름은 칸과 함께 엄마에게 꼭 보라고 추천해준 영화인만큼 이제나 저제나 국내개봉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흔히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데.. 이 영화~~한마디로 나도 강추100 이다.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최고의 영화라는 결론.

인도영화 특유의 단색과 화려함과 더불어 인도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멋드러진 뮤지컬 분위기의 음악과 노래가 한데 어우러진 아주 맛깔스런 영화이다.
이런 감각적인 부분만 좋았다면 감히 강추 100을 날릴 수가 없겠지.
내용은 더더욱 훌륭하다. 특히나 주입식 교육에 젖어 있고 남의 이목, 내세울만한 간판을 중요시 여기는 사회 분위기와 자신의 뜻이 뭔지조차 모르는 요즘 아이들에게 정말 한방 먹일 만한 내용이다.

천재들만 간다는 일류 명문대 ICE에 ' 란초' 라는 학생이 입학하게 되면서 오로지 성적과 레포트.취직만을 중요시 여기는 고집불통(생김새도 아주 고약하게 생긴) 교장을 포함한 교수진들을 당황하게 만들고, 그런 학교의 억압적 분위기에 눌려 지내던 학생들에게는 신선한 즐거움과 함께 감히 상상도 못했던 희망마저 꾸게 만든다. 특히 란초의 절친이 되는 파르한과 라주에게는 더더욱~~~

아프리카의 살아있는 모습을 사진에 담는 멋진 사진작가가 되기를 꿈꾸지만 공학도의 길을 강요하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뜻조차 내비치지 못하고 입학한 파르한.
찢어질 듯 가난해서 지참금 부족으로 결혼도 못하는 누나와 병마에 시달리는 아버지를 위해 성공의 길을 걷기 위한 목적으로 일류학교에 입학한 라주.
학교의 모든 규칙과 수업제도를 뒤집어놓는 괴짜 친구 란초로 인해 이 두 학생의 학교성적은 꼴찌를 면하질 못하는데 란초는 같이 놀아도 항상 일등이다. 정말 괴물이자 영웅 란초일 수 밖에 없다.

이 영화는 마지막 결말까지 궁금하게 만든다. 도대체 란초의 정체는 무엇일까..란초는 어디로 간것일까...
어른이 되어서도 란초를 잊지 못하고 찾아 나서는 두 얼간이를 보면서 학창시절의 친구의 존재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그들의 우정이 샘이 날 정도로 아름답다.

인도의 멋진 경치에 가슴이 탁 트이고 독특하게도 긴 노래와 율동에 신나고 세 얼간이의 우정과 사고뭉치 행동에 웃음과 감동이 느껴지는 영화.
40대를 넘긴 얼굴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너무도 동안의 얼굴을 가진 란초의 팬이 되어 버렸다.
초등 고학년이 보기에도 좋고 특히나 중고등학생과 학부모, 교육관련하는 사람들이 보면 더더욱 좋을 영화~~
























 

부탄과 결혼하다

부탄과 결혼하다 - 세상에서 가장 느리고 행복한 나라
린다 리밍 지음, 송영화 옮김 / 미다스북스 / 2011년 7월

웬지 신비스럽게 느껴지는 나라가 몇몇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부탄이다. 사실 부탄이라는 나라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저자의 말마따나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세계지도에서도 눈여겨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단순한 부탄여행기라고 느꼈던 이 책은 여행기의 내용을 뛰어넘어 부탄의 삶이 담겨있다. 우연한 기회에 가게 된 부탄이라는 나라를 너무도 사랑하게 되어 부탄에서의 무기한 생활을 선택하게 되고 운명처럼 부탄남자와의 결혼으로 영원히 부탄여자가 된 저자의 이야기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시작한 결혼생활이고 너무도 사랑하는 부탄이지만 사실 저자의 결혼생활은 초반엔 참 많이 힘들었을 듯 하다. 없는 것이 없는 나라. 풍요의 나라 미국에서 나고 자란 미국여성이 부탄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었을까..
세탁기도 없고 혼자 대충 먹는 식습관에서 매끼니의 준비과정을 중요시여기는 부탄의 문화, 샤워 한번 실컷 해보는게 소원이라 서럽게 울기도 했던 저자의 모습은 너무 안쓰럽다.

반대로 외국을 경험해보지 못한 저자의 남편 남게이는 소비생활의 대표적 주자격인 미국의 방문으로 아주 큰 문화적 충격을 경험하게 된다. 선택의 여지는 커녕 필요한 물건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게 되는 부탄의 가게와 비교할 때, 풍요로운 미국의 대형마트는 남게이에게 놀라움과 동시에 쇼핑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그러나 그러한 새로운 경험이 즐거울 뿐 남게이는 그들의 삶을 부러워하거나 자신들의 불편한 삶에 대한 회의를 느끼지는 않는다.

시간관념도 일반적인 나라와는 아주 달라서 3~4시간 사이에만 도착하면 되고, 업무시간에도 공적 사적인 업무를 크게 구분짓지 않고 아주 자유롭게 행동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러한 부탄에서의 삶을 나로써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의 그러한 삶이 오래동안 유지되고 그들의 오염되지 않은 환경이 오래도록 보존되었으면 하면 바램이다.

내용면에서 있어서는 부탄이라는 나라와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서 참 좋았는데 그와 더불어 사진이 곁들여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반 여행기는 사진 없이 내용만으로도 만족한 경우가 많았는데 아무래도 부탄이라는 낯설고 미지의 나라의 이야기이다보니 글만으로는 혼자 상상해내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홍보용으로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서 그런 아쉬움을 달래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