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그녀의 마지막 여름 - 코네티컷 살인 사건의 비밀
루앤 라이스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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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니 재미있는 스릴러 소설들이 더 많이 쏟아져 나오는 듯 하다.  새로운 작가의 작품도 연이어 소개되어 반갑기도 하고..

이번에 읽은 소설은 모든 것을 갖춘 여성이 자신의 침대에서 살해되는 사건을 시작으로, 그 뒤에 숨겨져 있는 사랑, 우정, 배신, 상실..등 인간의 복합적인 감정이 모두 보여지는 스릴러물이다. 


요즘은 웬만한 스릴러, 추리물은 다 500페이지는 기본이라 오히려 얇으면 뭔가 허전하고 내용이 부실하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마저 든다.

이 책도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께지만, 내용은 술술 읽힌다.


이 소설에서 유일한 희생자이자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인물 '베스' 는 아름다운 외모에, 부유하고, 인품도 훌륭해서 그녀를 아는 사람마다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거기에 아름다운 딸과 잘생긴 남편까지, 겉으로 보기에는 남부러울 것 하나 없는 이 부유층 여성이 어느 날 임신 6개월인 상태에서 자신의 침대에서 잔인하게 살해되는데, 그녀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그녀의 친언니인 조종사 케이트이다.


베스와 케이트에게는 어릴 때 자신들의 눈앞에서 엄마가 살해당하고, 가족이 운영하는 갤러리의 그림이 도난당하는 끔찍한 과거사가 있다.

그런 자매에게 이번에는 동생 베스가 똑같이 살해당하고 과거에 도난당했다 다시 찾은 그 그림이 또다시 없어지는 사건이 발생하니, 희생자인 베스도 안됐지만 케이트가 겪게 될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이 소설이 흥미로운 이유는 의심스러운 인물들이 계속해서 나온다는 점이다.

초반 당연히 의심1호인 남편(불륜으로 아이까지 있는) - 그런데 남편이 범인이라고 하면 너무 뻔해져서 아닐꺼라고 생각은 하지만....

오히려 남편의 불륜상대인 니콜라가 더 의심스럽긴 하다.

용의자 선상에 오르기에 충분한 증거를 가지고 있는 성범죄자, 베스와 케이트의 절친 2명, 게다가 숨겨진 또 한 명의 인물까지..

사실 언니 케이트도 전혀 의심스럽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녀의 독백을 읽고 있노라면 정말로 동생을 위하는 것처럼 보여서 일단 제외는 시켜놨지만, 이런 소설의 특성상,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범인인 경우가 허다해서 또 범인인것 같기도 하고..


절친 2명도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알게 모르게 케이트가 모르는, 베스와 공유하는 비밀이 많고, 각자의 비밀도 있고..


이렇게 작가는 의심되는 인물을 많이 깔아둠으로써 나같은 독자로 하여금 계속 알쏭달쏭하게 만든다. 

추리 매니아들은 벌써 알아챘으려나...

아무튼, 등장인물이 많음에도 유독 등장인물의 이름 외우기에 약한 나조차도 쉽게 소화시킬 수 있었고, 전개는 빠르지 않지만 너무 복잡하게 얽히지 않는 내용도 좋았다. 잔인하지 않으면서도 스릴러물의 느낌을 만끽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 하빌리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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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 지친 마음에 힘이 되어주는 그림 이야기 자기탐구 인문학 5
태지원 지음 / 가나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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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 표지 그림이 내 맘에 쏘옥 들어왔던 미술 감성 에세이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을 만나보았다.

그림이 내면을 치유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게 되었다.

작가는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갈등, 감정의 변화 등 일상적인 삶의 이야기를 통해서, 현대인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내면의 아픔과 상처를 그림과 함께 조곤조곤 이야기한다.

 

책에 담긴 글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독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작가는 이야기하는데, 읽다보니 이 문구에 100% 공감한다.

매 장을 읽을 때마다, 어~이건 내 이야기인데...어~나도 이런적이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끊이질 않으면서, 작가 스스로 드러내는 부끄러운 내면은 곧 나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함께 소개하는 그림 이야기 또한 그 감성과 걸맞게 잘 어우러지고, 그동안 꽤 많은 미술 에세이를 읽어 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처음 보는 그림들도 많아서 그림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사람들은 항상 후회를 한다. 그때는 왜 그랬을까,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

그러나, 그 당시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분명 있었을거라고 한다. 그리고 그 당시 다른 선택을 했었다 하더라도 또 다른 후회를 했을꺼라고..

 

카톡을 하면서 누구나 매일같이 경험하는 '읽씹' 에 대한 이야기도 참 공감이 간다.

그놈의 숫자가 뭔지. 우리는 매일같이 카톡에 있는 '1'이라는 숫자의 존재 여부에 민감하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의 속도에 대해서도 꽤나 예민하다.

작가는 얘기한다. 지나치게 상상하지 말 것 !! 그냥 단순하게 생각할 것 !!!

이와 관련해 오해가 낳은 비극으로, 그림 < 오셀로와 데스데모나 > 을 소개한다.


 

작가는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헤어진 후, 나눴던 대화를 곱씹으며 신경쓰고, 상대방과 비교하게 되고, 그렇게 에너지를 소모해가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힘들었다고 한다. 그에 대해,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를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만남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고 한다.

이러한 고독한 인간관계를 잘 표현해 내는 그림으로, 같은 공간에 있지만 상호작용은 하지 않는 그림 속 인물들. 도시의 현대인이 쓸쓸함이 묻어나는, 에드워드 호퍼의 <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 을 소개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던 밤, 카톡 친구의 목록을 뒤적이지만, 그 많은 카톡 친구들 가운데 진정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받을 만한 친구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것은 작가 스스로 내면의 치부를 보여주고 싶지 않은 자존심, 누군가에게 쉽게 기대지 못하는 자신의 성격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한다.

누군가에게 기댈 줄 아는 것도 용기임을...

 

아래 그림 < 슬픔은 끝이 없고 > 는 이 책에 소개된 그림들 중, 가장 내 맘에 와 닿는 그림이다.




너무도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는 두 인물의 이미지에서 젊은 여자의 슬픔이 고스란이 전해지는 듯하고, 묵묵히 그녀를 지켜봐주는 노인의 모습에서 크나큰 위안을 얻게 된다.

누군가의 고통이나 슬픔에 대해, 어떠한 위로의 말 없이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단순히 그림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고, 감성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편하게 읽을 수 있고, 자연스럽게 그림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림이 어렵다고 느끼시는 분들에게 이 책은 부담없이 읽기에 좋을 책이다.

 

[ 가나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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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1
아니 에르노 지음, 김선희 옮김 / 열림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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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아니 에르노'가 1998년에 쓴 작품으로, 24년만에 열림원에서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시리즈로 재출간되었다.

책의 쟝르는 소설로 되어 있는데, 정확히는 저가가 3년동안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의 곁에서 조금씩 악화되어 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적어 내려간 '일기' 이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연로해가시는 부모님을 마주하면서, 예전에는 아주 멀게만 느껴졌던 부모님의 죽음이, 이제는 그렇게 아주 먼 훗날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두렵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부모님과 관련된 책들이 자주 더 눈에 들어온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요양원에 맡기고, 어머니를 방문할 때마다 어머니의 모습, 그 날의 상황을 매우 간결하고 담백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어떠한 미사여구도 없이 실상황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어 읽는 내내 참 마음이 아련하고 슬펐다. 

점점 심해지는 치매현상으로, 자신을 알아보는 날도 드물어지고, 똥오줌 냄새가 배어있는 요양원에서 쭈글쭈글해진 어머니의 살들과 마주하고, 요양원에 넣어드린 물건들도 계속 잃어버려 더 이상 어머니의 소유물은 의미가 없어지고, 과자를 먹는 손동작도 점점 그 기능을 잃어버리고, 그러면서도 아주 가끔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어머니 !! 어머니를 보러 온 후 돌아가려고 하면 같이 데려가달라고 떼를 쓰는 어머니를 뒤로 한 채 떠나야 하는 마음 ...


그리고, 어느 날 갑작스레 어머니의 죽음을 맞이한 이후, 더 애절해진 어머니로 향한 그리움과 추억은 읽는 내내 남의 일 같지가 않아 자꾸 나의 엄마가 오버랩이 되면서 마음이 아련해진다. 어머니의 죽음 직후, 저자는 얘기한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느니 차라리 미쳐서라도 살아계셨으면 좋겠다고 ...

항상 느끼면서도 금새 잊혀지는 사실..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잘해드리고 자주 찾아뵙자고..

이 책을 읽으면서 또다시 강하게 되새김한다.


[ 열림원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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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녀들
팜 제노프 지음, 정윤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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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요원, 첩보, 스파이, 전쟁...이런 소재를 다루는 영화나 소설은 조금 무겁고 어둡고, 읽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그래서 그다지 선호하는 편은 아닌데, 이번에 읽은 '사라진 소녀들' 은 여성 비밀요원 에 대한 이야기임에도 책 소개에서부터 너무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더랬다.

그리고, 이 책은 나의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고, 아니 오히려 기대 이상의 재미와 몰입감을 안겨주면서, 첫 페이지서부터 마지막까지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국방부에서 일했던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씌여진 만큼, 소설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들이 결코 100% 허구로만 느껴지지 않고 소설 속의 소녀들이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들인 듯 마음이 아프다.


이 소설의 배경은 1943~4년의 런던,프랑스와 1946년의 뉴욕 이다. 

1943년과 1944년 ,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비밀요원이라 함은 당연히 남자들이 활동하는 것으로 당연시해왔던 상황에서 그들의 실패와 피해가 커지면서, 영국 특수작전국 팀은 고심 끝에 눈에 띄지 않고 자연스럽게 독일 치하의 프랑스에 잠복할 수 있는 여성 비밀요원을 결성하게 된다. 

그 후 이들이 실전에 투입되기까지의 훈련과정, 그리고 적진에 투입되서 활동하는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여성 비밀요원의 총책임자인 엘레노어, 비밀요원으로 활동하게 되는 마리와 그녀의 동지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1946년, 그레이스는 뉴욕 기차역에서 우연히 가방을 발견하게 되고, 그 가방 속에 들어 있는 소녀들의 사진을 계기로 이들의 존재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과거의 인물과의 연결과정이 특히 흥미롭고 묘한 감동마저 느껴진다.


이 소설에서는 사실, 비밀요원들의 맹활약, 숨막히는 첩보활동 이러한 내용들은 많이 나오질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읽으면서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이 소녀들의 앞날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내리 읽게 만든다. 

너무 재미있고, 긴장감 있고, 슬프고, 화도 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자연스레 '팜 제노프' 라는 작가에 대해 찾아보게 되는데, 잔 출판사에서 이미 출판된 적이 있는, 역시 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고아 이야기' 도 꼭 읽어보고 싶다.



[ 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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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살인자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 1
스테판 안헴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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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일본 추리나 스릴러 소설보다 북유럽 스릴러 소설이 더 끌린다. 그리고 대부분의 북유럽 스릴러물은 두께가 다 벽돌 수준이라 그 또한 맘에 든다.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는 너무 힘들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 

이번에 읽게 된 '얼굴 없는 살인자' 는 650페이지에 달하는 무시무시한 두께를 자랑하고, 책의 소개 또한 이 책을 꼭 읽어야만 하는 이유이다.  

' 전 세계 30개국 출간, 200만 부 이상의 판매, 스웨덴 최고의 범죄 소설상, 독일 최우수 범죄 스릴러상 수상, 노르디스크 필름 TV 시리즈 제작 확정, 북유럽 전역에서 베스트셀러 기록, 전 세계 30개국에서 출간되어 200만 부 이상의 판매를 올린 스웨덴 최고의 인기 스릴러 작가 '스테판 안헴' 의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 1권'.  


새롭게 알게 된 북유럽 스릴러 작가가 반갑기만 하다. 게다가 동일 출판사인 마시멜로에서 바로 후속작인 2권을 출간한 걸로 알고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1권이 무척 재미있었기에, 맥이 끊기지 않게 바로 2권을 읽어줘야겠다. 


어느 나라에나 존재하는 학교폭력은 영화나 소설의 소재로 다루기에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이 소설 또한 이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학창시절 학폭의 가해자인 2명이 차례로 잔인하게 살해되고, 주인공인 파비안 형사도 학창 시절 이 학폭에 대해 침묵자이자 방관자의 입장이었기에, 과거 가해자였고 현재는 피해자로 바뀌어 버린 자신의 동창생들의 범인을 찾는데 좀 더 책임의식을 갖는다. 

그런데, 이 범인을 찾기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나가서 좀처럼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

파비안과 범인의 피말리는 두뇌 싸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몰입감도 좋다. 


북유럽 스릴러물에는 매력적인 형사가 주인공으로 많이 등장하는데, 이 소설의 파비안 형사의 캐릭터는 아직 잘 파악이 안되서, 2편에서는 사건도 사건이지만 주인공 파비안 형사의 개인사 혹은 어떤 사건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지에 대해 좀 더 알고프다. 

여담이지만, 북유럽 작가들은 소설 속 주인공 만큼이나 은근 매력있다.   


Stefan Ahnhem


[ 마시멜로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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