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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ㅣ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1
아니 에르노 지음, 김선희 옮김 / 열림원 / 2021년 7월
평점 :
이 책은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아니 에르노'가 1998년에 쓴 작품으로, 24년만에 열림원에서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시리즈로 재출간되었다.
책의 쟝르는 소설로 되어 있는데, 정확히는 저가가 3년동안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의 곁에서 조금씩 악화되어 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적어 내려간 '일기' 이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연로해가시는 부모님을 마주하면서, 예전에는 아주 멀게만 느껴졌던 부모님의 죽음이, 이제는 그렇게 아주 먼 훗날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두렵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부모님과 관련된 책들이 자주 더 눈에 들어온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요양원에 맡기고, 어머니를 방문할 때마다 어머니의 모습, 그 날의 상황을 매우 간결하고 담백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어떠한 미사여구도 없이 실상황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어 읽는 내내 참 마음이 아련하고 슬펐다.
점점 심해지는 치매현상으로, 자신을 알아보는 날도 드물어지고, 똥오줌 냄새가 배어있는 요양원에서 쭈글쭈글해진 어머니의 살들과 마주하고, 요양원에 넣어드린 물건들도 계속 잃어버려 더 이상 어머니의 소유물은 의미가 없어지고, 과자를 먹는 손동작도 점점 그 기능을 잃어버리고, 그러면서도 아주 가끔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어머니 !! 어머니를 보러 온 후 돌아가려고 하면 같이 데려가달라고 떼를 쓰는 어머니를 뒤로 한 채 떠나야 하는 마음 ...
그리고, 어느 날 갑작스레 어머니의 죽음을 맞이한 이후, 더 애절해진 어머니로 향한 그리움과 추억은 읽는 내내 남의 일 같지가 않아 자꾸 나의 엄마가 오버랩이 되면서 마음이 아련해진다. 어머니의 죽음 직후, 저자는 얘기한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느니 차라리 미쳐서라도 살아계셨으면 좋겠다고 ...
항상 느끼면서도 금새 잊혀지는 사실..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잘해드리고 자주 찾아뵙자고..
이 책을 읽으면서 또다시 강하게 되새김한다.
[ 열림원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