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위로 - 빛을 향한 건축 순례
김종진 지음 / 효형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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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히 건축 순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읽으면서 많은 사색의 시간으로 이끌어준다.

 

처음에는 '그림자단'이라는 서평단 활동명으로 활동하면서 다섯가지의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매회마다 사색카드에 적힌 사색의 내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어야 할 때마다, 약간의 부담감도 없지 않았고 어떤 말을 어떻게 글로 써야 하나 막막하기만 했었다. 그러나 막상 첫번째 미션을 수행하고 나니, 두번째 부터는 아주 짧은 시간일지라도, 그 주제에 대한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참 괜찮은 미션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빛과 그림자' 라는 소재로 세계의 건축물을 답사, 순례하는 여정을 독자들과 함께 하고 있는데, 건축물 자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빛과 그에 따라 생성되는 그림자를 따라가면서 건축물을 관찰하는 시간은 지금까지 맛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이었다.

 

독일의 인젤 홈브로이히 미술관 편에서는 대도시에 상업적으로 지어진 미술관이 아닌, 자연 속의 살아있는 미술관을 짓고자 소망했던 건축주 뭘러가 건축가와 오랜 시간 그 땅을 거닐며 건축의 계획안에 대해 의논하고 고심하는 과정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뮐러는 방문객을 자신의 집에 초대한 손님이라는 생각으로, 미술관 내의 카페테리아의 모든 음식과 차를 무료로 제공한다. 정말 멋진 사고방식을 가진 건축주이시다. 

표지의 장소가 어디인가 궁금했었는데 바로 이 미술관이다. 표지의 벽돌 부분은 벽돌의 촉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끔 되어 있는데 센스만점인 표지 !!! 

 

스위스의 테르메 발스 온천장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마을 공동체가 운영해오던 온천장의 재정적, 운영 등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사업현장으로 바뀌게 되고, 고즈넉한 알프스 시골에 381미터의 80층짜리 초고층 호텔이 검토 중에 있다고 한다.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같은 높이의 빌딩이 알프스 시골에 지어질지도 모른다니.. 제발 아름다운 알프스 마을이 대규모 개발로 피폐해지고 쓰레기 더미로 전락하지 않기를..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유지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다. 

 

건축가 칸의 '건축은 인간과 사회에 바치는 봉헌' 이라는 멋진 철학에 의해 탄생한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 도서관' 은 세계에서 가장 큰 중고등학교 도서관이자, 미국건축가협회로부터 1년에 단 하나의 건물에만 수여하는 '25년상'을 받기도 했다. 이 학교의 학생들은 이런 멋진 도서관을 통해 절로 큰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할 듯 하다. 

 


 

 

건축에 대한 책에 아주 조금씩 흥미를 느끼는 단계였는데, 이 책은 이러한 나의 초보적인 관심에 큰 영향을 주었고, 이제 나는 '매우'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저자의 다른 건축책인,  공간과 예술을 소재로 한 '미지의 문' 도 꼭 읽어봐야겠다. 

 



 

 

 

 

[ 효형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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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워칭 유
테레사 드리스콜 지음, 유혜인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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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수상한 범죄의 현장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되었을 때, 과연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장 어떤 범죄가 눈 앞에서 벌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고 지나칠 것인가..

아니면 사전에 예방하는 차원에서 경찰이든 어디든 신고전화를 넣을 것인가..

 

런던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엘라가 맞닥뜨린 상황이 이러하다. 

어린 두 소녀 애나와 세라가 낯선 두 남자와 친근감 넘치는 분위기를 이어가지만 이 두 남자는 교도소에서 갓 출소한 이들이고, 어른인 엘라가 보기에 순진한 두 소녀가 다소 위태롭게만 느껴진다.

왠지 이들 부모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만, 결국에는 실행에 옮기지 않게 되는데, 이튿날 그 두 소녀 중 한명인 애나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엘라가 그 당시 목격자로 있었다는 사실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그 후 1여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질타와 증오의 대상이 되고, 언젠가부터는 직접적인 협박엽서와 누군가로부터 감시를 당하는 느낌마저 들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실종된 애나와 친구 세라의 아버지에 대한 의구심도 들게 되고, 또한 유일하게 그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준 세라의 증언도 점점 신빙성이 없어진다. 

경찰은 그 당시 같이 있었던 두 남자에 촛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해가지만, 소설의 분위기는 소녀들의 주변인물에도 또한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과연 애나는 정말로 실종된 것인지..아니면 스스로 몸을 숨긴 것인지..누구와 연관이 된 것인지..

 

역시 나는 영미장르소설이 맞는 것 같다. 너무 잔인하지 않고 스토리와 주변인물에 촛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아 그나마 마음 편히 읽을 수 있어서 좋다. 

이번 소설 또한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고, 마지막에 엘라의 협박범이자 스토커의 실체가 드러나고, 이 사건의 범인이 밝혀지기까지, 예측하기 힘든 범인과 또한 반전도 만나볼 수 있어,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해서 읽기 좋았다. 심리 스릴러의 분위기도 느껴진다. 

언론의 무절제한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당사자가 얼마나 심각하고 위협적인 피해를 입게 되는지가 잘 드러나 있고, 주변인들의 거짓증언에 따른 수사방향의 혼선과 그만큼 범인검거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서, 때로는 영원한 미제사건으로 남는 경우가 있음을, 이 소설을 통해 잘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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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친구들 - 세기의 걸작을 만든 은밀하고 매혹적인 만남
이소영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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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인물들을 보면, 서로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는 관계가 있고, 독이 되어 치명적인 해를 입히는 관계도 있다.

이 책은 제목 '화가의 친구들' 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이러한 '관계' 중에서도 친구 관계에 있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중에는 끝까지 좋은 친구로 남은 경우도 있고, 어떠한 오해나 사건으로 인해 절연된 경우도 있다. 

 

'화가의 친구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고갱과 고흐인데, 역시 이 책에서도 이 두 인물이 등장한다.

이 두 인물관계는 워낙 유명해서 왠만한 미술에세이에서는 빠지지 않는데도, 또 희한하게도 매번 만날 때마다 새롭고, 또 매번 고흐의 외로움이 느껴지곤 한다. 

 

파블로 피카소와 예술계의 거장으로써 예술가를 설명하는 책에서 자주 보였던 거트루드 스타인.

뭉크와 그의 작품 '마돈나'의 모델인 다그니 유엘.

프리다 칼로와 사진작가인 니콜라스 머레이.

이웃사촌이었던 추상미술의 선구자였던 파울 클레와 바실리 칸딘스키.. 등등

 

특히, 살바도르 달리 &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코의 관계는 예전에 '리틀애쉬' 라는 제목의, 로버트 패틴슨 주연 영화로 나온 적이 있었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작품이라, 이 책에서 이 둘을 다시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폴 세잔과 카미유 피사로의 관계에서는 화가 피사로가 아닌, 자애로운 인간으로서의 피사로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모네와 세잔이 경제적으로 힘들 때, 고갱이 화가의 길을 걸으려 할 때, 고흐가 요양이 필요할 때 등, 동지나 후배 화가들이 힘들 때마다 큰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사학자인 에른스트 곰브리치도 가장 좋아하는 화가로 피사로를 꼽을 정도이다.

그러나, 전쟁으로 1천 여 점의 그림이 소실되어, 20여 년 동안 그린 그림 중 40여점만 남게 됨으로써, 다른 인상파 화가들에 비해 화가로서의 피사로는 우리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게 된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뒤늦게나마 이 카미유 피사로에 대한 책을 찾아보고 싶어졌다.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화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고, 따스한 노란색 표지의 느낌 그대로 대부분 호의적인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미술 에세이는 읽어도 읽어도 매번 새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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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로 읽는 세계사 - 25가지 과일 속에 감춰진 비밀스런 역사
윤덕노 지음 / 타인의사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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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다양한 주제를 세계사와 접목시킨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서, 나같이 세계사에 약하고 지식도 부족한 사람한테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번에 만난 '과일로 읽는 세계사' 는 제목 그대로 과일이 어떻게 세상을 움직였는지와 관련해서, 과일과 인류, 정치, 사회, 문화와의 연관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읽는 내내, 지금 우리가 계절과 상관없이 이 맛있는 과일들을 맘껏 먹을 수 있는 것이 정말 행복한 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수박은 지금은 당연히 여름과일의 대표격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옛날에는 채소로 분류되어 있었는데 조선시대 수박 한통의 가격이 쌀 다섯말과 맞먹을 정도로 너무도 비쌌다고 한다. 그리고 고대의 수박은 단맛도 없고 색깔도 희미한 노란색이었는데, 우리가 아는 지금의 단맛의 수박은 고대 이집트때부터 품종을 개량하면서부터였다. 

수박이 미국에서는 인종차별의 상징물이라는 사실은 놀랍고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만 하다. 

18세기부터 흑인들이 목마름과 더위를 피하는데 수박을 많이 애용했던 분위기 탓에 수박=흑인노예의 과일 이라는 편견이 생겼고,  남북전쟁과 노예해방 즈음에서는, 흑인들이 수박을 재배, 판매해서 돈을 벌었던 분위기로 인해, 더더욱 수박에 대한 이미지가 고정화되어버렸다.

 

 

반면, 참외는 서민들의 여름과일이자 식량으로도 사용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뻗어나가는 참외 넝쿨의 특성과 많은 씨는 번창과 다산을 상징하여, 국왕 왕차의 의장을 비롯해서 다양한 상징물로도 사용되었다.

현재 세계적으로 참외의 명맥을 잇고 있는 곳은 한국 참외뿐이어서, 명칭도 아시아 멜론에서 코리아 멜론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이 맛있는 참외를 왜 세계인들은 몰라주는 것인지 안타깝지만, 일단 나는 실컷 먹을 수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외국에 살 때, 그 나라에는 참외와 복숭아가 없어서 항상 이 두 과일을 그리워했던 때가 새삼 떠오른다. 

 

한국에서 참외가 인기인 것만큼이나, 유럽에서는 멜론이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옛날 인물들의 멜론 사랑은 대단했던것 같다.

교황 바오로 2세는 멜론을 입에 달고 살았고, 알렉상드르 뒤마는 공공 도서관에 자신의 작품을 기증하는 대가로, 죽을 때까지 매년 12개씩의 멜론을 받았다고 한다. 

 

이 외에도 파인애플, 배, 감, 딸기와 관련된 다양한 역사 이야기와 코코넛, 복숭아, 토마토, 살구 등의 이름에 담긴 재미난 역사 이야기를 읽으니,  이 책에 등장하는 과일 모두가 지금까지 그냥 맛있었던 과일에서, 역사 속에 한데 어우러진 신기한 존재로까지 여겨지게 되었다

 

이렇듯 사소하고 보잘것 없게만 생각했던 것들이 의외로 세계의 역사의 판로를 바꿀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세계사, 역사를 보는 눈이 새로워지고 훨씬 큰 흥미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너무도 흥미롭게 읽었던 과일로 읽는 세계사, 과일열전이었다. 

 

 

 

 

[ 타인의 사유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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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를 신은 피노키오 - 세계 인형극 축제 속에서 찾은 반딧불 같은 삶의 순간들!
래연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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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특히나 독특한 주제와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이 책은 그 수많은 세계의 축제 중, 우리가 쉽게 만나보기 힘든 세계 인형극 축제와 함께 했던 순간들을 기록한, 한국 최초의 인형극 에세이이다.  너무 매력 있잖아..

평소에도 미디어를 통해 외국의 이런 독특한 축제만 봐도 가슴이 두근두근하기에, 이 책 출판사의 인스타에서 계속 신간 안내로 올라올 때마다 참으로 궁금하기만 하다. 

 

두툼하고 고급진 표지와 역시나 고급스럽게 구성된 책 속의 내용은 일단 축제 사진이 한가득이서. 사진만 보고 있어도 맘이 설레고 눈이 즐겁다. 이 '샤를르빌 세계 인형극 축제' 는 세계 3대 인형극 축제 중 가장 규모가 큰 축제라고 한다. 벌써 20회를 맞고 있는데 처음에는 3년 주기였다가, 현재는 2년 주기로 바뀐 것만 봐도, 이 축제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큰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의 인식 속에 머물고 있는 인형극과는 달리, 이 인형극 축제는 규모도 어마어마하고, 너무도 다양한 것들로 만들어지고 구상이 된 하나의 종합예술이라고 한다. 

이런 축제를 완벽히 즐기려면 역시나 언어가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이럴 때는 영어나 불어, 독어 등 비슷한 언어라 대부분이 큰 부담없이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유럽인들이 부럽긴 하다. 

 

너무도 다양한 극단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모든 인형극이 100% 재미있을 순 없을 듯 하다. 

저자의 경험담을 듣더라도, 끝날 때까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도통 이해 안가는 경우도 있었고, 졸음이 올 정도로 지루한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이런 축제의 현장에 함께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간과 돈을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매번 느끼는 사실이지만, 어떤 대상을 한없이 사랑할 수 있는 그 열정을 가진 사람이 참으로 부럽다. 저자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한명인 듯 하다.

16살에 랭보에 빠져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게 되었고, 랭보 도시를 방문했을 때 이 인형극 축제를 알게 된 후, 이 축제의 매력에 빠져 그 후 10여년 동안 6번에 걸쳐 축제에 참가하게 된다. 

결론적으로는 16살 때의 그 열정과 맹목적인 사랑이, 성인이 된 후에는 이 축제에 대한 열정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고, 그 열정 덕분에 또 우리 독자들은 한 권의 멋진 책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고,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간접경험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도서출판 이곳 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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