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컬러의 시간 - 언제나 우리 곁에는 색이 있다 ㅣ 컬러 시리즈
제임스 폭스 지음, 강경이 옮김 / 윌북 / 2022년 4월
평점 :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아하는 색이 있기 마련인데 이 기호색은 자신의 의상이나 장신구, 인테리어 등으로까지 확장될 수도 있고, 단순히 좋아하는 색으로 그칠 수도 있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 색이 있어서 당연하게만 여겼던 이 색, 컬러에 대해, 예전에 유튜브를 통해 색맹이 있는 아이에게 색맹교정 안경을 끼워준 순간 컬러풀한 세상의 아름다움에 감격해서 우는 장면을 보고, 색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새삼 깨달은 적이 있었다.
이 책은 이렇듯 인간과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색, 컬러를 과학, 철학, 예술영역으로 확장해서 풀어나가고 있는 광대한 문화인문학 책으로, 수많은 색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검정,빨강,노랑,파랑,하양,보라,초록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우리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색에 대한 의미는 인간들이 부여하고 만든 것들이다. 그렇기에 나라에 따라 또는 시대에 따라 이 색의 의미는 변화되고,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과정을 통해 색깔마다 의미를 가지게 되었을까? 개인적으로 이 7가지의 색 가운데 가장 궁금한 색은 검정이다.
흔히 암흑을 표현할 때 검정을 얘기하는데, 저자는 절대적인 암흑은 검정이 아니라 회색이라고 한다.
고대 이집트에서 검정은 생명의 색이었고, 이 검정이 암흑, 죽음 등과 연결된 것은 기원전 1000년이 되어서였다고 한다.
1960-70년대 미국의 유치원 아동 수천명에게 시행한 검사에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검정색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표현했는데 이것은 흑백 텔레비젼의 영향으로 인한 편견이 암암리에 심어진 것이다. 셰익스피어 작품집에서는 약 800개가 색을 묘사하고 그 중 1/4이 검정이고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로 표현되어졌다.
반면, 동양의 산수화에서는 먹을 사용한 검정색의 표현이 두드러졌고, 그 후 서양 예술가들도 이 검정의 잠재력을 점차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현대에서는 검정은 어느 패션에도 어울리는 가장 무난하면서도 멋스런 색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두번째로 궁금한 색은 보라 !!
보라는 자연에서 보기 드문 탓에 독창적이고 정교한 제조법으로 인해 염료의 가격이 상당히 비쌀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임페리얼 퍼플, 로열 퍼플로 불리며 황제만 독점한 황제의 상징색이 되었고, 예술의 역사에서 다른 색에 비해 보라는 다양하게 쓰이질 않았는데 예술작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순수한 보라 안료가 드물고, 보라를 만들어내기 위해 빨강과 파랑을 섞어야 하는 시도는 만만치가 않았다.
그러나, 이 보라의 찌를 듯한 위세는 1850년대 이후 서구 공장에서 보라색의 쏟아져 나오면서 고급스럽고 비쌌던 색이 흔하고 값싼 색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사회적 혹은 국가적 차원에서 한번 정해진 색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기란 참 어려운 것 같다.
축구경기에서 한국이 파란 유니폼, 일본이 빨간 유니폼을 입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화장실 남녀색깔에 대한 무의식적인 반응, 정치 정당의 유니폼 색깔, 세계 공통으로 정해진 색의 규정에 의해 만들어진 기호와 표시판 등..알게 모르게 색이 우리들에게 미치는 영향의 범위는 엄청난 것 같다. 물론 이것도 인간이 만든 틀과 규칙이긴 하지만.
문득 드는 생각은, 한국어는 색에 대해서 세계 어느 나라 언어보다 굉장히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깊이 있고 또한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다.
윌북출판사에서 출간된 컬러 시리즈 세트의 나머지(컬러의 말, 컬러의 힘, 컬러의 일)도 궁금해졌다.


[ 윌북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