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없는 검사의 사투 표정 없는 검사 시리즈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동안 내가 읽어왔던 검찰 미스터리물에서는 주로 변호사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검사에 대한 이미지가 그다지 좋진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검사의 사명, 검사가 해야 할 본질적인 업무가 무엇인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쉽게 간과하기 쉬운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당연히 검사에 대한 이미지도 상당 부분 바뀌게 되었고..


이야기는 묻지마 살인으로 인한 무자비한 살인 현장으로 시작되는데 무려 7명의 피해자가 속출한다. 여기에다 비정상적인 사회도태자인 피의자를 옹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앞서 사건보다 더 심각하다고도 할 수 있는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




읽으면서 이 시리즈가 왜 그토록 인기가 있는지 알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스토리가 깔끔하고 배배 꼬이지 않아서 머리 굴려가며 읽을 필요가 없어서 좋다. 일본의 사회 문제, 그리고 지방검찰청 간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이권다툼 같은 부분들도 흥미롭게 읽힌다. 


​이 사건을 맡게 된 후와 슌타로 검사와 그를 그림자같이 따라다니는 미하루 사무관의 콤비도 매우 흥미롭고, 무엇보다 어떠한 경우에도 표정에 흐트러짐이 없는, 아니 아예 표정이라고는 없는 융통성 제로의 원리원칙주의 후와 검사의 캐릭터에 완전 반해버렸다. (검사가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은 생각보다 심도있게 다루지는 않은 것 같지만..)



“자신들의 업무를 소홀히 하는 공무원들이 심심치 않게 언론과 신문 지면을 장식하는 와중에, 영웅 같은 공무원이 활약하는 작품을 쓰는 것이 대중 소설가의 책무라고 생각했다.” 



작가가 이 검사 시리즈를 쓰게 된 계기라고 하는데 작가분도 꽤나 멋진걸 !!!


세상 어딘가에는 분명 이런 검사가 존재하겠지?


뒤에 역자후기를 보니, 이 시리즈는 첫편보다 뒤로 갈수록 더 재밌어져서 빠져들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 난 이 세번째가 첨인데 어쩌나...그래도 앞서 2권도 넘 궁금해진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순간의 공간들 - 소란하지만 행복했던, 다정한 그곳에 대한 단상
이주희 지음 / 청림출판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운 겨울을 따스하게 녹여줄 감성 에세이를 읽고 나니, 오랜 시간동안 내 기억에서 잊혀졌던 어린 시절의 추억에 빠져 한동안 헤어나오질 못했다.

이 추억이 떠오르면 연관된 다른 추억의 장면장면들이 문득 떠오르고..몇 십년동안 잊었던 사람도 불현듯 생각나고, 순간의 공간의 냄새도 느껴진다.

이 시간들이 꽤나 행복하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는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괜한 말은 아니구나.싶다.


물이 너무 뜨거워서 공중목욕탕 가는 날은 죽기보다 싫었는데 지금 문득 생각해보면 그 당시 공중목욕탕 물은 정말로 뜨거웠던 걸까, 아니면 어린아이가 느꼈던 뜨거움의 정도였던 걸까..항상 같이 다녔던 엄마나 언니한테 물어봐야겠다.

저자가 말한 < 주말의 명화 > 와 영화관에서의 추억은 말해 무엇하리.

부모님 고향이 제주도셨기에 특히 엄마는 제주도를 자주 들락날락하셨었는데, 엄마를 마중하러 공항에 가는 날에는 정말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왜냐. 고급스런(?) 공항 햄버거가 정말 맛있었기 때문에 !! 엄마가 더 자주 제주도에 가셨음 하고 바랬던 것 같다!


이 책에서 유일하게 빠진 장소가 있다면 아마도 비디오 대여점이 아닐런지..(동네의 책대여점은 좀 더 후에 생겼던 것 같기도 하고..) 에로물이 모여있는 코너에는 왠지 지나가기조차 어색했고, 이런 야릇한 비디오를 대여해가는 남자들을 볼 때마다 너무 이상하게 보였던 기억도 난다......


책이 두껍지 않아서 금새 읽을 줄 알았는데,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버린 덕분에 의외로 더딘 독서가 되었지만, 가끔은 이런 독서가 참 좋다.

이 책은 겨울에 출간되어 더욱 알맞다. 이런 추억 소환은 따스한 커피 한 잔과 함께 해야 제 맛이지.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극내성인 - 파리민수 정일영의 인생썰
정일영 지음 / 시원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르소설, 인문학, 미술 책을 연달아 읽은 요즘, 머리를 식히면서 생각 많이 하지 않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가 그립던 참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출판사 관계자분의 ' 정말 유쾌하고, 정말 재밌다' 는 홍보 문구가 눈을 사로잡았었는데, 결코 과장이나 포장이 아니었다.


진짜 이 책 너무 웃겨!!

방에서 혼자 읽다가 장면들이 상상이 가면서 나도 모르게 키득키득 웃었더니, 거실 지나가던 신랑이 뭔 일인가 싶어 방에 들어와서 날 쳐다본다. 조금 민망해서 조용히 읽다가 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고, 신랑은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근데 진짜 저자의 이야기는 혼자 그 장면을 상상하면서 읽다 보면 웃음이 안 나올 수가 없다.

글로도 이 정도이니, 출연하셨던 침착맨 유튜브에서는 얼마나 더 웃겼을지 상상이 간다. ( 이 글 쓰고 난 뒤 유튜브 들어가서 봤는데, 너무 재밌고 유쾌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봤네 ! )


그런데 이 책 마냥 웃기기만 한 건 아니다.

저자가 10여년을 프랑스 유학 생활하면서 겪었던 프랑스인들과의 문화 차이나 에피소드 같은 이야기 -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의 그들의 처신, 우리나라 일류대학 나왔던 대학생이 그 곳에서 우리나라식으로, 수업내용 그대로의 답안지를 써 냈을 때의 교수의 반응 등 - 를 마주하면서는 느끼는 게 참 많다.




각 장마다 상황에 맞는 간단한 불어도 소개되어 있는데, 덕분에 정말 몇 십년만에 불어를 다시 발음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고, 뜬금없이 불어를 다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본인의 뜻과는 관계없이, 공무원이셨던 아버지의 강압(?)으로 유학길에 올랐던 만큼 많이 힘들었을텐데 박사 학위까지 받으시고 지금은 이렇게 유튜브에서 정말 큰 인기를 얻고 재밌는 책까지 내셨으니, 제 2의 멋진 출발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요즘 실컷 웃어보고 싶은 책 뭐 없나 찾으시는 분,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할 듯 !

( 근데 책의 내용도 그렇고, 유튜브를 봐도 그렇고, 아무리 생각해도 극내성인으로는 전혀 안 보이는걸..)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욕망을 그린 화가, 에곤 실레
에스터 셀스던.지넷 츠빙겐베르거 지음, 이상미 옮김 / 한경arte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동안 읽었던 책에서는 여러 화가 중 한 명인 에곤 실레를 만나왔고, 그래서 그의 작품도 극히 소수의 몇 작품만 만나볼 수 있었는데, 오늘 드디어 오롯이 에곤 실레와의 단독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책은 2명의 외국 작가가 쓴 책이라 그런지, 한국 도슨트 작가분들이 쓰신 대부분의 국내 미술 에세이(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구어체 분위기로 씌여진)와는 글의 분위기가 조금 다른데, 좀 더 전문적이라고 해야 할까. 객관적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이런 느낌도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은근 좋다.

실레의 작품을 감상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양의 해설도 맘에 든다.




1장이 에곤 실레의 삶에 촛점을 맞췄다면, 2장은 그의 작품들이 연도별로 소개되어 있고 각 작품에 대한 해설로 되어 있는데, 내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누드 화가의 대명사격인 에곤 실레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에로틱하고 관능적인, 다소 괴상하기까지 한 작품들을 빼고서는 에곤 실레를 설명할 순 없지만, 그 외에도 같은 화가가 그렸다고는 생각하기 힘든, 전혀 다른 분위기의 그림들도 많이 담겨 있다. 작가의 해설을 따라 그림을 감상해도 실레의 그림은 일부는 조금 난해하고 내 눈에는 안 들어오는 부분들이 더러 있긴 하다. 그래도 실레의 그림은 좋아 !!!





이 책을 읽고 나니 28살에 스페인 독감에 걸려 요절했다는 사실이 더할 나위 없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리고 10여년이라는 그 짧은 작품활동 기간 동안 무려 334점의 유화와 2,503점의 드로잉을 남겼다는 사실에 놀랍기만 하다.

가만, 반 고흐도 37세인가 그 즈음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800여점의 유화와 1,300여점의 드로잉을 남겼다고 하던데, 요절한 천재들은 어쩌면 자신의 운명을 알고 그토록 짧은 기간에 혼신의 힘을 다해 작품활동을 했던 걸까..





이 책을 읽고 나니 에곤 실레와 그의 그림들이 더 좋아졌다. !!!!

' 레오폴트 미술관 특별 전시 관람 전과 관람 후에 꼭 읽어봐야 할 책 !' 이라는 띠지 문구에 100% 공감한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욕망을 그린 화가, 에곤 실레
에스터 셀스던.지넷 츠빙겐베르거 지음, 이상미 옮김 / 한경arte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곤 실레의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