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사망법안, 가결
가키야 미우 지음, 김난주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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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예전에 이웃 블로거님의 < 파묘 대소동 > 이라는 책의 리뷰를 읽고 기억하고 있었던 작가이다.

찾아보니, 주로 노령화, 저출산 등 사회문제에 대한 작품을 많이 쓰셨던데, 이번 작품 역시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2018년 출간되었고 이번에 새롭게 재출간된 작품이지만, 7년이라는 시간의 텀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 즐비하다.


' 모든 국민은 70세가 되면 30일 이내에 반드시 죽어야 한다' 는 이른바 70세 사망법안이 가결되었고, 이 법안은 2년 후부터 시행된다.


소설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도 현실반영된 이야기이다. 물론 이 법안 자체는 너무 극으로 치닫는 듯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시어머니의 간병으로 15년을 보낸 50대 주부 도요코는 이 법안이 내심 기쁘기만 하다. 앞으로 2년만 꾹 참으면 해방! 작은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한마디 상의도 없이 조기퇴직하고 병든 시어머니를 자신에게 맡긴 채, 친구와 훌쩍 장기 세계여행을 떠나는 남편의 행동을 계기로, 그동안 꾹 참아왔던 육체적 고통과 심리적 서러움이 폭발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는 도요코 외에도, 대기업 취업 후 적응을 못하고 퇴사 후 집에만 틀혀박혀 사는 백수 아들, 자칫 할머니 병수발에 얽매일까봐 분가해서 사는 딸, 자신을 살뜰히 모시는 며느리가 항상 못마땅한 심술궂은 시어머니, 회사일을 핑계로 집안 일에는 관심이 없는 남편, 평소에는 들여다 보지도 않다가 유산상속이라는 말에 엄마한테 관심을 보이는 두 시누이.. 등등 다양한 연령층과 다양한 인격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70세 사망법안에 대한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도 쏟아져 나온다. 당연히, 젊은 층은 찬성, 70세가 가까워지는 연령대는 실컷 고생만 하다 편하게 살 때가 되니까 죽어야 되냐며 억울해 한다. 어디에나 편법은 있게 마련인가보다. 이 법안에 있어서도, 역시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 등장한다.




일본의 10년 후 모습이 한국이라던데, 이 책에서도(7년 전 쓰인 이 소설에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나라로 이탈리아, 한국 등이 언급된다.

최근 뉴스를 보니, 법적 노인연령을 40여년만에 기존 65세에서 75세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런 노인연령 기준변경에 맞춰 사회제도도 문제 없이 잘 시행되었으면 좋겠는데..


책장은 정말 술술 넘어가는데, 내용은 제목처럼 쇼크한 이 이상한 법안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가족이란 무엇인가, 나이듦에 대하여, 전업주부로만 살아왔던 중년 여성의 삶 등등 여러가지 방향으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앞으로 이 작가의 작품은 조금 더 관심있게 들여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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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시타 호가 곧 출발합니다
비르지니 그리말디 지음, 지연리 옮김 / 저녁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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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100일 동안 배를 타고 일곱 개의 바다를 건너고, 서른 개가 넘는 나라를 방문하는 ' 고독 속의 세계 일주 ' 는 반드시 혼자 떠나야만 한다.

전업주부로 살면서 가정밖에 몰랐던 40세의 안은 언젠가부터 남편과 관계가 소원해지고, 남편은 대놓고 바람을 피면서도 너무도 당당하다. 쌍둥이딸들이 나서서 이혼을 권하고 나서야 안은 남편의 40세 되는 생일날,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그녀는 탑승한 펠리시타호에서,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고독한 여행에 동참한 60대의 '안'과, 20대의 '카미유'를 만나게 된다. 그 긴 여행기간 동안 3명의 여성들은 각양각색의 사람도 만나게 되고, 다양한 사건도 경험하게 되는데,

이 고독의 여행 끝마무리에는 과연 어떠한 삶이 기다리고 있을까...


크루즈 여행이라는 배경만으로도 로맨틱함이 한가득 묻어난다. 물론, 이 배에 탑승한 사람들은 로맨틱과는 다소 거리가 먼, 외로움에 젖은 사람들이고 이 펠라시타호는 이들의 피난처일수도 있겠지만, 외로운 사람들끼리 만나면 또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되고 그러는 것 같다.


소설 자체가 워낙 밝아서 로코의 분위기도 아주 사알짝 느껴지기도 하고, 결말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긴 하지만 뭐 우리가 이런 소설에 기대하는 건 '뜻밖의 결말' 같은 건 아니니까 !!





뜬금없는 생각일 수도 있는데, 나는 이 소설에서 60대 여성 '안'을 보면서, 부부 금실이 좋은 건 참 좋지만(이 소설에서 안과 도미니크는 정식부부는 아니지만 결혼만 안했다 뿐이지 부부나 다름없다), 자신만의 삶도 어느 정도는 만들어나가는 것이 노후의 삶에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안도 도미니크와의 40년 시간동안 모든 결정을 그와 함께 하고, 사랑의 메시지가 없었던 하루는 단 하루도 없었고, 도미니크 없이 보낸 밤은 단 한 번도 없었기에..그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주변에서도, 남편이(혹은 아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 준 부부는 한 쪽이 먼저 간 후, 혼자의 삶을 지탱하기가 더 힘든 경우를 종종 봐왔다. 이 부분이 소설에서 포인트는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가니 이런 부분이 맘에 확 와 닿네.


암튼, 표지의 분위기 그대로 사랑이 듬뿍 담긴 책이다. 이런 프로그램의 크루즈 여행, 현실에서도 존재한다면 과연 인기가 있을까?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얘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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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코코슈카 - 세기의 예술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색채의 철학자 문화 평전 심포지엄 5
뤼디거 괴르너 지음, 최호영.김하락 옮김 / 북캠퍼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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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이름만 들어본 인물인데 워낙 평전을 좋아하기에, 그의 작품과 생애를 다룬 최초의 평전이라는 책 소개에 반해 읽게 되었다.


오스트리아 출신 화가로, 같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유명한 소설가 슈테판 츠바이크와도 동시대 인물이라는 점이 무척이나 반갑다.

클림트의 유명한 작품 '키스'의 주인공으로도 알려진 알마 말러가 사랑했던 많은 남자 가운데 이 코코슈카도 들어 있는데, 알마와의 사랑과 이별 후의 코코슈카 이야기가 꽤나 흥미롭다.


사실 이 인물에 대한 자세한 이해 이전에, 구스타프 말러의 미망인인 이 알마 말러와의 사랑이 사람들의 기억에는 더 강렬하게 자리매김해 왔을 수도 있다. 나도 자연스레 이와 관련된 내용에 흥미가 가고..

알마와의 짧지만 강렬했던 연애 기간동안 400여통의 편지를 보냈고, 알마를 소재로 한 그림은 무려 450여작에 달했다고 하니, 알마에 대한 그의 사랑이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 중 격정적인 사랑을 다룬 < 바람의 신부 > 가 그의 대표작이 된다.





실연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자원 입대를 하게 되는데, 머리에 총상을 입는 큰 부상을 입지만 그의 생명력은 정말 강했던 것 같다. 90세까지 살았으니..

알마와의 이별 후에는, 인형제작자에게 알마의 신체 구석구석 구체적인 지침까지 전달해서 완성시킨 '사랑 인형'(결과물을 처음 받고서는 매우 실망했지만) 과 함께 생활하고 외출도 하물며 극장에도 데리고 갔다고 한다. 이 정도면 이건 사랑이 아니라 엄청난 '집착증' 에 해당하지 않나?




코코슈카의 작품 가운데 초상화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는 초상화 속 인물들의 얼굴을 ' 영혼의 이미지' 로 간주하면서 인간 본질을 탐구하는데 주력한다. 전후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초상화가인 서덜랜드와 비교해 볼 때, 서덜랜드가 권력자를 찾아간 반면에, 코코슈카는 권력자와 유명 인사들이 초상화를 부탁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한다.


아 참, 코코슈카는 국가 장학금을 받고 공예학교(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는데, 낙방생 중에 히틀러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안 코코슈카는, 자신이 장학금을 받지 않았다면 히틀러가 입학하게 되었을 테고 그러면 정치에 입문하지도 않았겠기에, 전쟁도, 나치의 만행도 일어나지 않았을꺼라고 스스로 자책했다고 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이 순간의 당락이 역사에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코코슈카는 클림트나 에곤 쉴레와 같은 동시대의 다른 화가들에 비해서는 한국에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은데(초반에도 언급했지만 알마와의 사랑으로 더 유명한 듯..), 단지 화가로만 알았던 코코슈카는 시인, 극작가, 철학자로도 알려져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번 코코슈카와의 최초의 만남으로, 그의 엄청난 예술세계 뿐만 아니라 인물 자체에 대해 완벽히 알게 되었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고, 다만 그의 수많은 작품들을 이제부터 하나하나 눈여겨 보면서 익숙해지는 시작이 반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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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스×스릴러 - 앙리 마티스의 그림에서 발견한 가장 어둡고 강렬한 이야기
정해연 외 지음 / 마티스블루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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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마티스의 그림에 스릴러를 접목한 5편의 단편집이다.

이런 조합으로 글이 만들어진다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신기한데, 무엇보다 화려한 색감에 생동감 넘치는 마티스의 그림에서 어떻게 스릴러적 요소를 뽑아낼 수 있을런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몇 몇 이야기는 오싹하고 잔인하기까지 하다.


< 피아노 레슨 > 친모를 잔혹하게 살해한 고등학교 1학년 김윤철과 그의 사건을 맡은 프로파일러. 범인 김윤철 학생은 마티스의 그림이 자신에게 살인을 지시했다고 끊임없이 주장하는데..

마지막 결말이 상당히 인상적이고 스토리 자체도 섬뜩하다. 이 글을 읽고 해당하는 마티스의 그림을 다시 들여다보니 그림의 느낌이 180도 바뀌어 버렸다.




< 유서 > 3년 전 큰 상금과 함께 문학상을 탄 윤해환은 데뷔작으로 스타덤에 오른 잘생긴 작가 조남정과 연결되길 원했고, 드디어 그녀의 꿈이 이루어지게 된다. 어느날, 조남정의 친한 예술가인 조인우에게서 받은 하얀 종이인형을 받게 되고, 그 종이인형이 접힌 부분과 똑같이 그녀도 발목을 다치게 되는데..

너무도 잘 알려진 마티스 그림 '이카로스' 속 종이인형들이 갑자기 무서워진다. 설마 내 가방 속에 이 종이인형의 어느 부분이 접혀 넣어져 있는 건 아니겠지...




나머지 3작품에는 각각 좀비가, 사채업자와 연관되는 잔혹한 장면이, 외딴 섬에 초대된 후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시체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굉장히 독특한 내용들이 펼쳐지고, 모든 배후에는 마티스의 그림이 있다.


각각의 이야기의 끝에는 해당 작가의 ' 작가의 말 ' 이 이어지는데, 작품 탄생의 과정이 언급되어진다.

마티스의 그림을 소재로 하는 앤솔러지 제안을 받은 후 5명의 작가는 각자 마음에 드는 마티스의 그림을 선택하게 되는데, 그림 선택 후 마땅한 소재가 떠오르지 않아 막막해 하는 작가도 있고, 처음 선택한 그림에서 다른 그림으로 바꾼 작가도 있다. 어느 쪽이든 그림을 정하고 이에 맞춰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과정이 상당히 흥미롭다.


당분간은 이 책에서 언급된 마티스의 그림들을 마주하게 된다면 책 속 내용이 연상이 되면서 조금은 무섭게(?) 다가올 것 같다. 그 수많은 화가들 중에서 왜 '마티스' 를 상대로 이런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는지 정말 궁금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단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가 몰입해서 볼 정도로 재미가 보장된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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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스×스릴러 - 앙리 마티스의 그림에서 발견한 가장 어둡고 강렬한 이야기
정해연 외 지음 / 마티스블루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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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스의 그림이 이렇게 스릴러와 연결될 수 있다는 설정 자체부터가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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