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스 고스트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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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코타로의 작가 생활 20년을 집대성한 소설이라는 문구가 눈에 확 들어온다.

이 작가의 책은 딱 한 권 < 거꾸로 소크라테스 > 만 읽어봤었는데 독특하고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 골든 슬럼버 > 도 일본 영화로 무척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나서 이사카 코타로 하면 독특하면서도 어둡지 않은 분위기로 재미를 선사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책 제목 < 페퍼스 고스트 > 의 뜻은 내용 중에 언급이 되는데, 연극 무대나 영상 분야에서 사용하는 기술 중 하나로 조명과 유리를 사용해 다른 곳에 있는 물체를 관객 앞에 보여주는 수법으로, 원래 거기 말고 다른 곳에 숨겨진 물체가 마치 거기 있는 것처럼 등장하는 수법을 말한다고 한다.

 

국어교사 단은 아버지로부터 신비한 능력을 물려받아, 어떤 사람의 비말로부터 감염되면 그 사람의 미래 중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을 선행영상으로 볼 수 있다. 아버지는 단에게 누군가의 미래를 알게 되더라도 상대에게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단은 자신의 학생이 불행한 사고를 당하게 되는 선행영상을 보게 되고, 그걸 막기 위해 학생의 부모까지 만나면서 그 사고를 막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 일로 인해 단은 예상치 못한 곤경에 처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단의 반 학생이 쓴 소설 속 이야기이다. 즉, 소설 안에서 소설이 등장하면서 그 가상 속 인물들이 나중에는 현실 속 단과 접점을 이루게 되는데, 소설 속 인물이 소설 밖으로 튀어나와 현실 속 인물과 만나는 설정이라니..

독특하다면 독특하다고 말할 수 있고, 어찌보면 비현실적이라 공감이 안 될 수도 있는데, 이사카 코타로라는 작가만의 힘이랄까..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스토리 전개가 인상적이다. 작가 특유의 익살스러움도 담겨 있어 가볍게 읽을 수 있을 듯 하지만 아주 쉽게 읽히지는 않는데 그런 점이 개인적으로 좋았다. 다음에 또 신간이 나온다면 눈여겨 보고 싶은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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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 도쿄, 불타오르다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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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 도쿄, 불타오르다.

강렬한 제목과 더불어 ' 연쇄폭발 추적 스릴러' 라는 소재가 장르소설 독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제일교포 3세인 오승호라는 작가의 작품을 이번에 처음 만나보는데, 일본 문학계에서 굉장히 핫한 작가이고 이미 우리나라에도 팬들이 꽤 되는듯..

 

술에 취해 폭행사건을 일으킨 스즈키라는 중년 남성이 체포돼 경찰에서 조사를 받는다. 볼품없는 외모에 어딘가 어수룩해 보이는 이 남자가 조사 도중 내뱉은 말은 그 누구도 귀담아듣지 않고 무시하지만 그 말은 실제로 벌어진다. 바로 그의 말대로 도쿄 한복판에서 폭탄이 터진 것 !! 그리고 지금부터 총 3회, 이 다음에는 한 시간 후에 폭발이 일어날꺼라는 그의 말에 이제는 그 말을 간과할 수 없게 된 경찰 내에서는 총비상이 걸린다.

 

취조실에서 그를 조사하는 경찰 담당자가 계속 바뀌는 와중에도, 스즈키라는 남자는 처음 이미지와는 반대로 한번 얘기를 꺼내면 청산유수같은 말 솜씨로 뼈 때리는 말들을 끊임없이 이어가면서 경찰들의 심리를 좌지우지한다. 중요한 질문에는 기억이 안난다고 일관하면서 '촉'을 내세워 폭발의 공포를 끊임없이 암시하고, 때로는 자신을 비하하면서도 절대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이 남자 도대체 정체가 뭐야.

경찰들과의 대화에서 치열하게 벌어지는 두뇌싸움, 그리고 팽팽한 심리전. 그러나 조금씩 흔들리는 경찰들의 심리를 엿보면서 절대 이 미친 작자의 농간에 넘어가면 안되는데..하는 안타까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미친 작자의 말들 속에 바로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는 듯해서 꼼꼼히 읽어내려가게 된다.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는 소재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 그리고 인물들마다 색깔이 분명해서 그들 각자의 반응과 생각을 마주하는 것도 꽤나 흥미롭다. 새롭게 알게 된 저자가 알고보니 굉장히 유명한 저자일 때는 특히나 더 흥분된다. 남들은 이미 읽은 재밌는 책들이 나에게는 앞으로 읽을 책이 된다는 사실이 또한 행복하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많은 상들의 후보에 올랐던데 조만간 나오키상 수상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꼭 접할 수 있기를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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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우주 - 잠들기 전 짤막하게 읽어보는 천문우주 이야기 Collect 22
김명진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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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북스의 인기있는 '90일 밤' 시리즈를 드디어 만나보았다. 앞서 클래식, 미술관 쪽으로 주~욱 출간되었기에 이 시리즈에서 천문학이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고 그래서 더욱 반가운 책이다.

천문학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지만 그저 신비스럽기만 하고 사진만 봐도 황홀 그 자체이다.

Nasa 만 알았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천문우주 연구 기관이 ‘한국천문연구원’ 이라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 책은 바로 그 연구 기관에서 근무하는 8명의 천문학자가 들려주는 다양한 우주 이야기이다.

 

마치 천일야화처럼, 90일의 매일매일 밤을 이 책과 함께 우주 속으로 푹 빠져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런 천문학책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사진의 퀄리티가 중요한데, 이 책은 고급아트지를 사용해 우주에 관련된 다양한 사진들을 싣고 있어 독자들의 눈을 매우 즐겁게 해주고 있다. 사진들 가운데 '천체사진공모전 수상작' 들도 많이 들어 있는데, 그 중 대상 수상작은 실사가 아니라 마치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총 노출시간이 무려 14시간이고 702장을 촬영한 후 합성해서 완성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런 열정 정말 대단하다.

 

 



 

막연하게 화성, 금성, 태양, 은하계,오로라, 운석 등등 머리에 떠오르는 대표적인 단어들 외에도 이 책에서는 성운, 대기광, 명명법 등에서부터 로켓재활용, 달항법, 우주방위대, 우주선공동묘지 등 너무도 광범위한 내용까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 천문학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책에 수록된 QR코드를 통해서도 미처 책에 담지 못한 우주와 관련된 다양한 사진들을 구경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천문학과 관련된 우리나라의 기구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세종이 만든 ' 앙부일구'라는 해시계와, 해와 별을 이용해 시간을 측정하는 기기인 '일성정시의' ,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 첨성대, 송이영이 만든 혼천시계, 그리고 우주를 담은 우리나라 만 원권 지폐까지..천문학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뛰어난 기술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특히나 만 원권 지폐에 세종대왕은 기억하는데 그 외에 앞면에 병풍 장식의 <일월오봉도>와 뒷면에 국보 별자리를 배경으로 하고, 혼천시계의 일부인 혼천의가 담겨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런 나의 무관심이 너무 부끄러운 순간이다.

 

일반인들이 소화해낼 수 있을만큼의 적당한 깊이의 내용이라 부담없이 맘껏 우주여행을 즐길 수 있고, 이 분야에 관심있는 중고등학생들한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 될 꺼라 생각한다.

90일밤의 시리즈 다음편은 과연 어떤 주제를 다룰지 새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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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뼈, 드러난 뼈 - 뼈의 5억 년 역사에서 최첨단 뼈 수술까지 아름답고 효율적이며 무한한 뼈 이야기
로이 밀스 지음, 양병찬 옮김 / 해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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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에 얽힌 5억년 진화의 역사에서부터 뼈가 인류에게 미친 영향, 뼈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이 책을 읽다보면 해골조차도 어느정도 친근감 있게 느껴질 정도이다. 인간의 몸에 있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는 특히나 우리 몸에서 뼈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새삼 알게 되었고, 그동안 내 몸의 뼈에 대해 조금 등한시했던 부분이 살짝 미안해지려고 한다.

 

미국의 정형외과 의사가 쓴 이 책에서는 뼈의 구성과 역할에서부터 뼈와 관련된 질병과 치료법, 나아가서는 인간의 역사,사회,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뼈에 대한 이야기 등 인문학 측면까지도 다루고 있어, 특히나 이렇게 하나의 주제를 깊이있게 다룬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할 꺼라 생각한다.

 

엄지손가락은 손의 기능 중에서 60퍼센트를 차지하는데 그만큼 부상의 위험도 매우 크다고 한다. 보통 엄지손가락이 절단된 환자에게 다른 나머지 손가락 중 하나를 절단해서 이식하는데, 그 방법이 안 될 경우 최후에 사용하는 방법은 엄지발가락이라고 한다.

형태도 엄지손가락과 거의 비슷해서 많이 이용하는 방법이라고 하는데, 나는 지금까지 엄지발가락이 없으면 걷지 못한다고 잘못 생각해왔던 것 같다. 그러니까 손가락 발가락을 통틀어 그래도 우선순위를 정하라고 한다면 엄지손가락이 최우선인가보다.

 

역사책을 읽다보면 옛날에는 폐결핵으로 사망한 사람들이 정말 많았는데, 이 책에 실린 폐결핵 환자의 결핵균이 척추의 뼈를 붕괴시킨 사진이나 뼈와 관련된 대표적 병인 구루병 환자의 사진을 보고 뼈로 인한 질병이 이렇게나 무섭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소연 박사가 한국인 최초로 우주를 다녀왔을 때, 이 우주에서 장기간 생활할 때 생기는 인체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이 책에서도 그 이야기가 나온다. 무중력 상태에서 둥둥 떠다니기 때문에 뼈들의 지탱능력이 약해지고 칼슘이 급속도로 빠져나가 골다공증에 걸리게 된다고 한다.

 

저자는 뼈에 대해, 스스로 자라고 가벼우며 내구성이 좋은 데다 부러졌을 때 회복하는 능력까지 갖춘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건축 자재’ 라고 표현하고 있다. 인체 가운데 가장 회복력이 강해서 부러져도 거의 100% 회복된다고 한다.

그래도 나이가 들면서는 이런 회복력이 점점 약해질테니, 지금부터라도 내 몸 안의 뼈 건강에 좀 더 신경을 쓰고 관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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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력 수업 - 아날로그 문화에 관한 섬세한 시각
박진배 지음 / 효형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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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아주 좋았던 < 공간미식가 > 의 저자의 반가운 신간이다. 이번에는 또 어떤 다양한 공간 이야기로 독자를 건축의 세계로 안내해줄지 읽기 전부터 기대된다.

 

이 책의 핵심 포인트는 공간이고 그 속에 담긴 문화와의 연계성인데, 부제인 '아날로그 문화에 관한 섬세한 시각' 이 이 책의 내용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1장에서는 공간을 탐미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저자는 우리를 골목길, 호텔, 카페, 영화의 명장소 등으로 안내한다.

도시의 시각적 풍요로움을 온전히 즐기기 위한 최적의 공간인 골목에서 객관적으로 관망하며, 그 자체를 존중하고, 목적 없이 흐트러지게 걸으라고 말한다.



 

 

 

커피 한 잔 값으로 품격 있는 시간을 경험할 수 있는, 세계무형문화유산인 비엔나의 커피 하우스와 수많은 문학작품과 회화의 단골 소재, 공연의 배경이 되면서 전 세계 카페 문화의 기반을 마련한 파리의 카페문화를 소개한다. 스타벅스가 등장하면서 이러한 전통적인 커피 문화의 장소들이 어떻게 영향을 받고 파괴되는지도 언급되고 있다. (세계에서 한국 스타벅스가 가격이 젤 비싸고 압도적이라고 했던가...)

 

<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 의 카페, < 해리포터 > 의 학교 건물로 사용된 영국의 교회, < 인생은 아름다워 > 의 배경이 된 토스카나 지방의 한적한 소도시, < 포레스트 검프 >에서 톰 행크스가 앉았던 벤치 등 유명한 영화와 그로 인해 유명해진 장소를 소개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영화 배경의 장소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것인데,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정동진을 꼽고 있다.

< 모래시계 > 로 유명한 정동진은 소나무 한 그루만 서 있던 조용한 바다가 지금은 온갖 조잡한 조형물이 설치되었는데, 영화 < 구니스 > 의 배경이 된 오리건 주 해변은 지금도 아무런 유흥시설 없이 자연 그대로 보존된 사례와 비교되고 있다.

굳이 이 정동진뿐만 아니더라도 왜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영화나 드라마로 유명해진 곳은 가만 놔두지 못하고, 꼭 뭔가를 설치하고 인위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지 못해 안달인 걸까...

 

 

2장에서는 품격있는 디자인과 관련해서 공공 디자인, 공간의 재생, 비어있는 공간의 활용, 공간의 여백 등을 이야기한다.

미국 밀워키의 맥주 공장이 호텔로 탈바꿈하고, 뉴욕의 낙후된 창고 건물이 유명 부티크로 재활용되고, 비엔나의 쓰레기 소각장이 새롭게 디자인되면서 일부 공간이 갤러리로 활용되고, 뉴욕의 비어 있는 오피스 공간이 전시나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되는 예가 특히나 인상적이다.

 

3장에서는 존중할 때 얻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류가 존재했던 곳에는 늘 책이 존재해왔고 미래에 오브제로 그 가치를 더욱 존종받게 될 거라고 말한다. 정가가 없는 빈티지, 앤티크의 아름다움, 장인에 의해 탄생되는 수제품에 대한 가치도 들려준다.

 

각 내용들과 관련된 세계 각국의 공간과 장소에 대한 사진들을 보는 즐거움도 크다.

현재 뉴욕의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의 수업은, 저자가 전 세계를 다니면서 경험하고 기록한 자료를 토대로 하고 있어 언제나 큰 인기라고 하는데, 나 또한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굉장히 수준높은 강의를 청취한 기분이다. 덕분에 건축에 대한 흥미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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