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건넨 말들 - 영광과 몰락이 교차하는 유럽 도시 산책
권용진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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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 ' 독자에게 건네는 글 ' 에서부터 많은 공감이 느껴지는 책이다. 저자는 '아는 만큼 보인다' 에서 더 발전해 '보아야 알게 된다.' 라고 말하며 특히 유럽에서는 많이 공부할수록 즐거워지고, 많이 볼수록 더 공부하고 싶어진다고 말한다.

책 속의, 저자가 직접 찎은 여행사진에 대해 저자 자신은 풍광은 아름답지만 많이 어설프다고 하는데, 왠걸 나는 책 속 내용도 좋았지만 특히 딱 보고 이해하기 쉽게 찍은 사진들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고, 보기에도 편한 큼지막한 사이즈가 한층 더 맘에 든다. 그렇지 !! 여행과 관련해서는 역시 사진이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다.

 

 

 

베를린 홈볼트 대학교 교환학생의 막바지 3주 동안 여행하며 남긴 기록이라고 해서 사실 내용면에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각 여행장소에 대한 역사와 인문, 그리고 관광지 설명까지 내용이 전문가 못지 않게 깊이가 있어 깜짝 놀랐다. 가보지 못한 독자들이 그 장소들을 충분히 느끼고 공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전쟁의 상흔과 험난했던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어서인지, 폴란드, 체코,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의 도시산책은 서유럽 여행책을 읽을 때와는 다르게, 왠지 묵직하고 숙연한 마음이 든다. 잘 몰랐던 동유럽 국가들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짧게나마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영화 < 쉰들러 리스트 > 의 실제 배경이자 촬영지였던 체코의 크라쿠프를 보면서는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싶은 맘도 생기고, 프라하의 성 비투스 대성당은 공사에 시민들을 강제 동원하지 않고 돈을 주고 고용했다는 사실에 성당이 한층 더 성스럽게 다가온다.

히틀러, 스탈린의 이야기와 함께 소개하는 영화 < 다운폴 > < 스탈린이 죽었다 > 도 궁금해지고, 베를린의 '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의 소개에서는 ' 홀로코스트 '가 유대인 학살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집시,슬라브족,동성애자, 장애인 ,전쟁포로 등 그 희생자들의 범위가 훨씬 광범위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물가도 아직은 싸고 분위기 좋다는 이유만으로 프라하, 부다페스트 등 동유럽 도시들을 여행하고픈 마음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런 단순한 외관상의 아름다움에 더해 동유럽의 아픈 역사를 알게 되면서,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들여다보고픈 마음이 더해지면서 더더욱 방문하고픈 도시들이 되었다.

< 유럽이 건넨 말들 >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인문여행기였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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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의 날개
아사히나 아스카 지음, 최윤영 옮김 / 미래지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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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지향에서 출간된 < 날개의 날개 > 라는 책을 하루종일 집에 콕 박혀서 읽어내려갔다. 장르소설도 아닌데 한번 읽기 시작하니까 소설 속 마도카가 한번 시작한 아들의 입시교육을 멈출 수 없었던 것처럼, 나 또한 읽기를 멈출 수가 없었다. 흡입력도 좋고 일본 입시제도의 현실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내용이라 결코 소설로만 여겨지지 않아 무척 맘에 와 닿았다.

 

일본의 명문 중학교 입시를 위한 치열한 입시교육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오랜전부터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그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여전한가보다. 하긴 우리나라를 봐도 교육제도가 바뀌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일본도 마찬가지인듯 !!

그런데 어쩌면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더 심한 것 같기도 하다. 일명 '에스컬레이터식 입시제도'라 해서,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통과하면 무시험으로 같은 재단의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제도라던지, 사립중학교로의 열망으로 인해 초등학교때부터 시작되는 입시교육의 과열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책은 바로 그에 대한 이야기이다. 초등학생 2학년인 아들 츠바사가 우연히 치렀던 전국연합경시대회에서 예상 외의 성적을 거둔 이후 조금씩 그동안 전혀 몰랐던 입시교육의 세계로 발을 들이게 되고, 점차 그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는 엄마 마도카와 주변 엄마들, 아들 츠바사를 통해 일본의 입시제도의 현주소를 아주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

 

8살, 10살, 12살 이렇게 3개의 챕터를 통해 이 지옥과도 같은 입시교육을 통해 변해가는 어린 츠바사를 보면서 읽는 내내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소설의 화자인 엄마 마도카의 심리 - 점수 1점으로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점점 아이의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서 완벽하게 관리하면서도 아들을 위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변명하는 모습, 점점 추가되는 이런저런 학원 수업 비용을 위해 알바까지 뛰어야 하는 상황, 주변 엄마들에게 하나라도 더 정보를 얻고자 하는 마음 - 는 대한민국의 학부모에게는 왠지 낯설지 않은, 공감대마저 형성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제 자녀의 입시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럼에도 정말 흥미진진하게, 마음 졸이며 또 마음 아파하며 읽은, 최근 들어 가장 몰입해서 읽은 일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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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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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꽤나 인상적이어서 무수히 많은 장르소설 중에서도 유독 기억하기 쉬웠던 피터 스완슨의 소설 < 죽여 마땅한 사람들 > !!

사실 제목이 썩 맘에 들진 않는다. 세상에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살인을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네..하면서도 내용이 너무 궁금했던 책이다.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되고 그런 아내를 죽이고 싶은 남편 테드와, 공항 라운지에서 우연히 만나 대화하면서 막연히 생각만 하는 테드를 부추겨 살인을 실행하게끔 하는 미지의 여성 릴리. 이 릴리라는 여성은 이미 10대 때 자신을 성추행하려던 남성을 살해한 전적이 있다.

처음엔 조금 황당했다. 제목이 아무리 그렇다 쳐도, 너무 쉽게 사람을 죽이는 과정이 섬뜩할 정도이다.

 

그런데 읽다 보니, 이야기는 전혀 예상 밖의 상황으로 아주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면서 결말 부분으로 치닫으면서는 그 강도가 극에 달한다. 이런 책은 띄엄띄엄 읽으면 정말 그 재미가 반으로 줄어들기 십상인데 다행히 금욜 밤이라 시간 제약없이 이 책을 완독할 수 있었다.

 

작가가 처음에는 남편 테드를 주인공으로 설정했지만, 글을 써내려가면서 릴리라는 캐릭터에 매료되어 결국 릴리가 주인공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까지 매료되게 만들 정도의 매력을 지닌 릴리 !! 상대방이 처한 상황이나 내면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심리를 이용해 교묘히 조정하는 릴리는, 확실히 미워할 수 없는 살인자이다. 읽다보면 릴리의 행동에 결코 동조할 수 없음에도 또 그런 릴리가 너무 악하게만도 느껴지지 않는 감정이 묘하게 교차된다.

 

페이지 터너 소설을 찾는다면 이 책 강추 !!!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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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 일주 인문기행 - 이제는 시칠리아다! 역사, 문화, 예술, 신화를 아우르는 멀티플 여행
한상원 지음 / 슬기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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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 !!! 세계에서 가장 매혹적인 여행지 가운데 한 곳이라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여행지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시칠리아라는 곳은 영화 대부의 영향도 컸고, 최근에 읽었던 페트로시노 형사의 실화 이야기에서도 시칠리아의 마피아가 거론되기도 해서인지 그다지 매혹적인 곳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그래서일까? 여행 에세이는 정말 많이 읽어봤지만 아마도 시칠리아 관련 여행 이야기는 이번이 첨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 시칠리아라는 곳이 조금은 가깝게 느껴질 수 있을까..

 

시칠리아가 이렇게나 큰 곳인줄 몰랐다. 제주도의 14배나 되고, 벨기에와 비슷하고 이탈리아의 20개 주 중에서도 가장 크다고 한다.

괴테는, 시칠리아를 빼놓고 이탈리아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이탈리아의 모든 것에 대한 열쇠는 바로 이 시칠리아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저자는 시칠리아를 일주하고 나서야 비로소 이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 말레나 > < 시네마 천국 > < 대부 > < 그랑 블루 > 등 유명한 영화가 시칠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어느 장소든 그 곳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지식을 알고 가면 좋겠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시칠리아야말로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방문해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단순히 훑고 스쳐 지나가서는 시칠리아 본연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기 힘들 것 같다.

 

제목에 걸맞게 시칠리아를 일주하면서 저자가 보고 느낀 감상과 더불어 시칠리아의 역사와 문화, 음식, 건축물 등 광대한 내용이 담긴 인문기행이라 읽는 내내 참 흥미로웠다. 책 속 사진 덕분에 눈도 즐거웠고..

마지막 부록편에서는 시칠리아의 역사가 자세히 설명되어져 있어서 이 책을 이해하고 시칠리아라는 곳을 좀 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3천여 년 동안 15개가 넘는 외세의 지배를 받았다는 시칠리아. 이 부록에서는 그 격동의 시기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시칠리아를 여행하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시칠리아에 대한 다른 책도 한번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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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진심 - 명화 속에 표현된 화가의 진심을 알고 내 삶을 스스로 위로하기
김태현 지음 / 교육과실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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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의 진심 > 이라는 이 책에서는 저자의 진심도 느껴진다.

멋모르고 그냥 그림을 보게 되었고, 약간은 멋스럽게 보이기 위해 갤러리를 방문했던 저자는 오랜 시간 그림들을 보면서 어느 순간 화가들의 진심이 보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림을 감상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저절로 수긍이 가고 그동안 많은 미술 에세이를 통해 만나봤던 그림들이 무척이나 색다르게 다가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나, 같은 소재를 가지고 작가마다 어떻게 표현했는지 비교하는 내용이 흥미롭다.

미술사에서 가장 흔한 소재로 사용되었던 < 수태고지 > 에 대한 시대별 작가의 그림에서, 특히 마리아의 모습은 순종적인 자세 -> 강하게 뿌리치는 모습 -> 아예 천사를 피하면서 천사의 소식을 거부하는 모습 -> 더욱 현실적인 느낌의 마리아로 표현되어진다. 저자의 설명을 들으며 시대별 그림들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화가의 시선에서 그의 고뇌와 도전을 살펴보는 시간도 개인적으로는 참 인상적인데, 그림을 제대로 보려면 그림이 그려졌던 그 시대의 시선으로 봐야한다는 말이 맘에 콕 와 닿는다. 사실 그림을 보면서 이런 부분을 간과했던 것 같다. 저자가 대표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지오토라는 화가를 보면, 현대의 그림과 비교하면 한없이 부족해 보일지라도 1300년대에는 생각도 못했던 공간 구성을 시도했고, 지오토로 인해 이후 화가들은 그림에 인간의 감정을 넣기 시작했고 명암과 색감, 구도의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세잔이 그린 사과나 피카소의 난해한 그림들 등 미술사에서는 명작이라고 일컬어지는 그림들이 일반인들의 눈에는 결코 잘 그린 그림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전문가의 눈으로 바라본 해석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마음을 헤아린 해석에 왠지 친근함이 더해진다. 그리고 저자는 그럼에도 이런 그림들을 그린 화가들의 진심, 그리고 미술사적 의미를 알기 쉽게 설명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그 부분을 인지하고 다시금 그림을 느껴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책을 통해 비록 일순간이긴 하지만 그림의 진심을 이해하고, 화가들의 진심을 조금이나마 헤아려보니, 화가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그려낸 모든 그림들이 모두 의미있게 다가오고 왠지 다 가치있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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