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여름
소메이 다메히토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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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로 치부할 수 없어서 더 몰입하며 읽은 사회파 범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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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여름
소메이 다메히토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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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 리쿠, 미치오 슈스케 등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유명 작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제37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의 우수상 수상작인 < 나쁜 여름 > 은 사회보장제도의 헛점을 노린 범죄 이야기를 다룬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이다.

생활보호대상자와 부정수급이라는 흥미진진한 소재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어느 정도 예상했던 내용과는 전혀 다르게 흐르고, 나쁜 상황은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극에 달하게 된다.

 

표지의 인물은 이 소설의 주인공인 마모루 사사키로, 사회 복지과 생활 보호 대상자 관리 공무원인 미혼남성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안타깝고 가장 큰 피해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인물이다.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부정수급자이다. 정작 국가보조금이 필요했던 대상자는 담당자의 무성의함으로 인해 대상에서 제외되는 안타까움도 발생하지만..

요통을 핑계로 국가보조금을 챙겨 파친코나 드나들면서 일할 생각은 1도 없는 중년의 남자나, 주기적으로 어머니를 방문하는 사업체 사장인 아들이 있음에도 이를 숨기고 국가보조금을 타서 생활하는 70세 여성이나..

여기에 더해, 마모루의 동료는 부정수급을 눈감아주는 조건으로 한 미혼모에게 금전적, 육체적인 보상을 요구한다.

 

이러한 공무원의 비리는 암암리에 몇 몇의 인물들 귀에 들어가게 되고, 또 이러한 비리를 이용해 한 건 해먹으려는 인물들의 행동으로 일은 점점 커져만 간다.

한국에서도 자주 거론되는 부정수급 이야기와 공무원의 비리 이야기라 무척 흥미롭게 읽히는데 뒤로 갈수록 너무 극으로 치닫는 상황들이 살짝 아쉽긴 하지만, 빠른 전개와 가독성 덕분에 전체적으로 재밌게 읽었다.

 

 

 

p.s : 일본 소설을 읽다보면 자주 느끼곤 했지만 특히 이 소설에서는 인물의 성과 이름을 번갈아 이용해서 너무 헷갈린다. 예를 들어 마모루 사사키를 어떤 장에서는 내리 마모루라고 표현하고, 그 다음 장에서는 사사키라고 표현하고..정말 종이에 성과 이름을 적어두고 읽어야 할 듯 !!!!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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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같은 맛
그레이스 M. 조 지음, 주해연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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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 페이지가 조금 안되는 두께지만 마치 소설 한 편을 읽는 것처럼 술술 읽히면서도, 마음 한 켠에 묵직함이 느껴진다.

이 책은 뉴욕 시립 스태튼아일랜드대학 사회학·인류학 교수인 저자가 한국전쟁 이후 기지촌에서 일하다 상선선장인 미국인 남자를 만나 이민 온 자신의 어머니 '군자' 에 대한 저자의 회고록이다.

 

군자의 삶을 통해, 말로만 듣던 힘들고 외로웠을 이민 1세대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게다가 단일민족, 단일국가를 정책적으로 이용했던 이승만 대통령 집권시절, 한국 사회에서 공립학교도 다닐 수 없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등록할 수도 없었던 혼혈아동에 대한 정책, 외화획득의 일환으로 이용했던 기지촌 여성들을 향한 사회적 비난과 멸시의 눈초리 등 그 당시 한국의 흑역사도 제대로 만나볼 수 있다.

 

대단한 생활력을 지녔던 군자의 삶 가운데 특히나 정말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야생에서 먹거리를 채집했던 당시의 이야기이다.

집 근처 숲에서 지척에 깔린 고사리를 채집하고, 우연히 블랙베리를 발견한 이후 베이킹과 병조림을 이용해 블랙베리 판매 사업을 성공시키고, 익숙치 않은 영어로 버섯 전문학술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 번 통달해 버섯 사냥에도 전문가가 되었다.

 

1년의 반은 바다에 나가있고, 생활비도 넉넉하게 주지 않았던 남편을 대신해 낯선 이국땅에서 두 아이를 키워야 했던 군자는 소년원에서 저녁부터 새벽까지 일을 하고, 위에 언급했듯이 야생 먹거리 채집에 중독될 정도로 열성적이었고, 마을에 한국 이민자가 들어오면 어김없이 한국의 음식들을 만들어 고향의 향수를 달래줬을 정도로 정말 부지런하고 억척스러울 정도로 강한 여성이었다.

 

저자가 중학교 시절부터 군자는 조현병을 앓게 되고 그 후에는 집에서 은둔하는 생활을 하게 되면서 점차 피폐해진 삶을 살다 외로운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엄마를 잃은 후 사무치도록 엄마 군자를 그리워하는 저자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살아 생전 그토록 딸에게 주입시켰던 '김치' 에 대한 애환은 엄마의 죽음 이후 엄마와의 추억을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어준다.

 

한국전쟁에서 가족의 반을 잃고 머나먼 이국땅에서 거의 홀로 자녀를 키워야 했고 조현병을 앓다 굴곡진 생을 마감했던 강인한 여성 '군자' 의 삶과 한국의 역사를 이 책으로 꼭 만나봤으면 좋겠다.

 

p.s 1 : 이 책을 읽으면서 '군자'라는 여성이 너무 궁금해 구글에서 찾아보니 과연, 저자가 말한대로 정말 미인이시다.

 

 

p.s .2 : 원서의 표지는 군자가 살면서 가장 애착을 느꼈던 음식에 대한 애환에 중점을 두었다면, 한국번역판은 한국인만이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한국전쟁 당시의 분위기를 표지에 실었는데 이 두 차이가 흥미롭다.

 

 

 

 

 

 

[ 책블로거 인디캣님  서평이벤트에서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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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칭 더 보이드
조 심슨 지음, 김동수 옮김 / 리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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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생존영화나 에세이를 좋아해서 그동안 책으로는 < 인듀어런스 > < 표류 > 등으로, 영화로는 < 얼라이브 > < K2 > < 127시간 > 등 수많은 작품을 만나봤었는데,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잠재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라는 생각을 매번 하게 된다.

 

저자인 조 심슨과 친구 사이먼은 페루 안데스의 눈덮인 빙산 등반에 성공한 뒤 하산하는 도중 조가 추락하는 사고로 인해 한쪽 다리가 부러지게 된다. 이렇게 철저하게 고립되고 위험한 등반에서 특히 다리 부상은 곧 죽음을 의미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지만, 사이먼은 하나의 로프에 친구 조를 묶고 아래로 내리면서 하산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조는 부러진 다리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사이먼은 가뜩이나 동상으로 얼어버린 손으로 로프에 의지해 친구를 조금씩 내려주는 과정에서 동상은 점점 더 심해진다.

 

그리고...급기야는 조가 절벽으로 추락하게 되고 조의 무게로 인해 하나의 로프에 묶여있던 사이먼도 점점 더 끌려가게 되면서, 사이먼은 결국 최후의 선택을 하기에 이른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친구를 도와줄 경우 자신마저 죽게 될 상황에서 과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어느 누구라도 사이먼의 입장에 놓였다면 사이먼처럼 로프의 끈을 잘랐을꺼라 생각한다. 그 후 베이스 캠프로 돌아와 남은 친구에게 조의 최후를 고백할 때 비록 조는 죽었기 때문에(죽었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 상황은 영원히 비밀로 묻힐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이먼은 결코 거짓말로 자신이 한 행동을 숨기지 않는다.

 

조 심슨 !! 그렇게 잘린 로프와 함께 크레바스 속으로 추락한 후 끈질긴 생명력으로 큰 부상에도 불구하고 살아남고, 결국에는 기고 또 기어서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사이먼과 재회하게 된다. 여기서 만약에 사이먼이 하루 일찍 베이스캠프를 떠났다면 조는 결국 그 베이스 캠프에서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그 끔찍한 생사의 갈림길에서 조가 겪었을 심리적, 육체적 고통은 감히 상상하기도 힘들다.

더 대단하고 이해하기 힘든 건, 그 사고로 2년동안 6번의 대수술 후 재활에 성공한 후 다시 히말라야 등반에 도전하고 다시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극한에 도전하는 탐험가들한테는 트라우마 같은 건 존재하지 않나보다. 아니 오히려 더 큰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게 되는걸까 !!

 

예전에 <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 를 너무 재밌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리얼한 상황들이 구체적으로 궁금해서 < 인듀어런스 > 라는 책 속 사진들을 보고 비로소 그 상황들이 온전히 이해가 됐었는데, 이번에도 내용이 너무 재밌는데 등반 용어가 아는 게 많이 없어 그 숨막히는 상황들이 머리 속에 그려지질 않아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찾아보니 2020년에 개봉한 영화가 있어 예고편을 보고 나서야 시각적으로 확 다가온다. 영화를 꼭 찾아보고 싶어졌다.

실화 생존을 소재로 한, 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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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지음, 이정민 옮김 / 모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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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야 & 다도코로 형사 시리즈 2편. 책소개에서 처음엔 이 시리즈명이 눈에 안 들어오고, < 독서미터 > 읽고 싶은 문고 1위라는 문구만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읽다보니 내용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극과 극의 성격을 지닌 이 두 형사가 너무 좋다. 조금은 무뚝뚝한 듯, 진짜 괴짜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미쓰야 형사와 한 팀인 자신에게 항상 뭔가를 숨기는 듯하고 혼자 분해서 씩씩대면서도 미쓰야 형사 앞에만 가면 항상 작아지는 다도코로 형사. 이 둘의 대화는 소설의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웃음을 선사한다.

 

크리스마스 이브, 길에서 죽은 채 발견된 중년 노숙자 여인, 그리고 작년 집 근처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 중년 남자. 그 사건은 아직도 미해결상태이다. 전혀 연관성이 없었던 이 두 명의 죽음은, 숨진 노숙자 여인의 지문이 작년에 죽은 남자의 살해현장에서 채취한 지문 가운데 하나로 밝혀지면서 이 둘의 연관성이 과연 무엇인지 파헤쳐 나가게 된다.

 

처음엔 무척이나 단순해보이는 듯한 사건의 전말이 뒤로 갈수록 한 명 두 명 연관된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가뜩이나 인물관계도나 이름에 약한 내 머리는 쥐나기 일보직전 !!! 그래도 범인이 누구인지 그리고 범행동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에 앞장을 뒤적이며 이름을 다시 확인하고 머리속에서 관계를 정리해가면서 열심히 읽어내려갔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참 마음이 아프다. 피해자의 죽음이 너무 허무하고 안스럽기만 하다. 누구는 타인에게 보이기 위해 SNS를 통해 거짓행복을 선보이고, 누구는 소박하게 하루하루 소소한 행복을 꾸리며 살아가고, 누구는 질투에 눈이 멀고 자신의 처지와 타인의 행복을 비교하기에 급급하고, 누구는 홀로 외롭게 하루하루 살아가고..

 

이 소설에서는 SNS에서 자신이 행복한 여자라고 보여지기 위해 어느 정도까지 위선적인 행동을 하는지 아주 리얼하게 보여지는데, 흥미로운 것은 또 이렇게 업뎃된 SNS 사진 덕분에 괴짜 미쓰야 형사의 예리한 레이더망에 걸리게 되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 소설은 < 그 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 의 속편이라고 하는데, 전편에서는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이 형사 콤비는 또 어떤 즐거움을 선사해주었을지 궁금해진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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