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도 관 속에서 벌떡 일어날 절대 죽지 않는 과학책 - 인류 과학사를 꿰뚫는 스토리텔링 노벨상 수업
이성규 지음 / 블랙피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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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블랙피쉬 출판사에서 출간된 < 노벨도 관 속에서 벌떡 일어날 절대 죽지 않는 과학책 > 이라는, 기발하고도 흥미로운 제목의 이 책은 뼛속까지 문과생인 나에게, 도저히 넘지 못할 벽이라고 여겼던 과학에 일단 " 도전 " 만이라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물리학, 화학, 생리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45명의 과학자들의 경이로운 연구 과정을 들여다보고, 이들로 인해 진보된 과학사, 노벨상 수상의 숨은 뒷 이야기나 과학자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읽으면서 드는 생각 ! 요즘 청소년의 독서 수준을 무시하면 안되겠다. 청소년 대상이라서 나름 쉬워 보였는데 과학에 대한 기본지식이 전무한 나에게는 결코 아주 쉽지만은 않으니..

그래도 과학이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느낄 수 있는데, 과학자들의 뇌는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정말 궁금해진다. 천재들이 많은 만큼 괴짜도 많은 세상이 이들 과학자들의 세상인듯싶다. 


흥미로운 과학자들의 이야기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바로 '혈액형의 발견' 이다. 


18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사람간의 수혈 후 호전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해도 무엇으로 인해 그 운명이 좌우되는지 원인을 몰랐었는데, 1900년에 란트슈타이너라는 오스트리아의 병리학자에 의해 비로소 그 원인이 '혈액형'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된다.




인간이 서로 다른 혈액형을 지닌 이유 중 가장 강력한 가설은, 질병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를 위해서이고,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잉카제국이라고 한다. 이들의 혈액형은 100% O형이었고 천연두에 취약했기에 때문에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깨어 있는 시간의 90%를 연구하고, 부검 시체만 해도 3,639구나 될 정도로 치열한 연구와 관찰 덕분에 수술의 확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되었지만, 1930년에서야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게 되었고, 외과 의학의 구세주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음에도 그의 명성은 후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참으로 안타깝다. 


그 외에도, X-선의 발견, 무선전신의 발명, 결핵균, 인슐린, 페니실린 발견 등등 당연히 존재해 온 이런 모든 것들이 누군가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얻은 결실이라는 사실에, 이 세상 모든 과학자들에 무한한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과학에 흥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훨씬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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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모든 것을
시오타 타케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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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아동 동시 유괴사건 ' 과 ' 3년의 공백 ' 에 촛점을 맞춘 이 소설은 여느 장르소설과는 결이 좀 다르다.
조금은 서정적이라고 해야 할까, 초반 발생한 사건과 범인의 요구에 따를 수 밖에 없는 긴박한 상황에서는 흔히 예상되는 범인 추격을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550 여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에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는 이런 예상을 뒤엎는다.


2명의 아동이 동시에 유괴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하는데, 4살 때 유괴된 '료'가  3년이 지나 7살이 되었을 때 조부모님 집에 다시 나타나게 되면서 이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초반 어느 정도 선에서 마무리된다. 
그리고 본격적인 이야기의 진행은, 바로 그 당시 이 사건을 취재했던 경찰 담당 신문기자가 30년 후가 지난 현재 이 3년을 끈질지게 추적하면서 시작된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 아동이었던 '료' 와 그의 주변에 있었던 인물들의 윤곽이 드러나게 되는데, 전혀 별개의 인물들과 각각의 상황에서 드디어 하나의 연관성을 찾게 되면서 미궁에 빠졌던 료의 3년에 대한 실체가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또 한 명의 주인공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 화가의 존재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어른들에 의해 어린 시절 몇 번이나 환경이 바뀌어야만 했던 료라는 아이에 대해 한없는 안타까움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한 아이의 인생에서 공백이 되어버린 3년이라는 시간은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공백일 뿐. 당사자인 료의 입장에서는 사랑으로 꽉 채워진 기간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인간의 감정이 잘 묻어난 감성 미스터리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된 배경이 되는 화가라는 직업과 맞물려, 진정한 예술보다는 형식, 갑질과 비리, 아부가 판을 치는 일본내에서의 화가의 세계를 엿보는 재미도 이 소설이 주는 보너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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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세계사 - 세계를 뒤흔든 결정적 365장면 속으로!
썬킴 지음 / 블랙피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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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내가 세계사에 정말 약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독서시간이었다. 
도대체가 이 책에서 언급되는 세계적인 사건과 그와 관련된 인물에 대해 아는 배경지식이 거의 없으니 원... 


물론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많이 봤던, 혹은 성인이 된 후 발생한 사건들에 대해 익숙한 단어들은 꽤 많다. 얄타 회담, 숙칭대학살, LA폭동, 베르사유 조약, 포클랜드 전쟁 등등...
그러나, 그 사건들의 배경이 되는 내용을 잘 모른 채 무조건적인 암기만 해 왔던 터라, 시험 보면 끝 !! 남는 게 없었다. 세계사가 이렇게나 재밌다는 사실을 성인 그것도 40대가 넘어서야 터득한 것 같다. 


미국의 금주법이 탄생시킨 이탈리아의 마피아 알 카포네 이야기와 영화 < 언터쳐블 >,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의 '구제 불능 딸' 앨리스 루스벨트가 을사늑약으로 우리나라에 방문했을 당시의 만행, 대만의 2.28 대학살과 양조위 주연의 < 비정성시 >, 히틀러 암살 시도와 톰 크루즈 주연의 < 작전명 발키리 >, 벨기에의 식민지였던 르완다에서 독립 후 벌어진 대학살 사건과 < 호텔 르완다 >, 퓰리처상을 만든 '퓰리처' 라는 인물의 과거 흑역사...등등




이 수많은 역사적 사건 가운데 인상적인 사건 딱 하나만 고르라면?
1867년 3월 30일, 러시아가 영국, 프랑스와 싸웠던 크림 전쟁에서 패한 후, 전쟁 복구를 위한 돈이 필요해 알래스카를 미국에 엄청 비싸게(?) 팔았는데 그 알래스카에서 잭팟이 터졌다. 바로 몇 년 후 석유가 터지고, 전 세계 석탄 매장량 중 1/10이 그 땅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  러시아 입장에서 두고두고 속 터질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1월부터 12월까지 365일 세계적인 주요사건을 한 페이지씩, 저자 특유의 재치 넘치는 입담과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텔링으로 역사 속에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적인 책이다. 
병렬독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은 다른 책과 병행해서 쉬엄쉬엄 읽기에 너무 좋은데, 검색하면서 관련 내용을 알아가느라 자꾸 삼천포로 빠지는 경향이 있어서 더디게 읽힌다는 함정이 있긴 하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 < 안시성 > < 박열 > < 모던 타임스 > < 킹스 스피치 > < 마지막 황제 > < 천일의 앤 > <아버지의 깃발 > <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 < 차이나 신드롬 > < 여왕 마고 > < 뮌헨 > < 암살 > < 아르고 > < 영건 > 등등 영화도 많이 등장한다.
예전에 저자의 < 썬킴의 영화로 들여다보는 역사 > 도 참 재밌었는데, 이 책에서도 위와 같이 각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과 관련된 영화가 정말 많이 소개되어져, 아직 못 본 영화들은 하나씩 챙겨보고 싶은 욕심도 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역사적 사건, 매일매일 세계에는 어떤 사건이 벌어졌는지 알아보는 재미에 푹 빠졌던 시간이다. 
세계사에 초보이거나, 세계사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 긴 호흡의 이야기가 부담스러운 사람한테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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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식으로 먹기 - 익숙한 음식의 낯선 세계를 탐험하는 시간
메리 I. 화이트.벤저민 A. 워개프트 지음, 천상명 옮김 / 현암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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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식재료, 음식에 관한 이야기일꺼라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는 이런 부분을 조금 더 깊이 있게 접근하고 있다. 조금은 심오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읽는 내내 특별한 어려움 없이 오히려 흥미를 잔뜩 안고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그림이나 삽화가 한 장도 없이 오로지 글로만 채워져 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저자의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된다. 


음식 인문교양서인 이 책에서는 음식과 함께 거쳐온 인류의 역사를 각 장마다 다른 주제를 통해, 흥미로운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고대 세계의 주요 제국에서는 중국의 한나라가 소개된다. 산업혁명 이전까지 그 어떤 문명도 이 한나라의 농업 생산력을 따라가지 못했다고 하는데, 그런 연유로 한나라 국민들은 결핍이 적었던 시대에 살았고, 현재 수백만 가정의 주방에서 사용되고 있는 '웍' 은 바로 이 한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유산이라고 한다.  


캄보디아에서는 커피와 후추가 대표적 작물로 자리매김해 왔고, 정부에서도 이들 농사를 장려하고 있지만, 재배법이 수월하고 이익창출도 월등한 아편용 양귀비 재배에 빠진 농부들이 늘고 있어 정부가 애를 먹는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정부 차원에서도 쉽게 대량 재배가 가능한 ' 캐슈너트 '를 대체 작물로 계획 중이고, 국내외 시장 전체에서 활약하는 것을 목표로 할 정도로 이 산업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전근대 시기에는 맥주 등의 음료 제조는 여성이 맡았다고 하는데, 곡물을 입에 넣어 씹은 후 저장 용기에 뱉으면, 침으로 발효된 곡물에서 액체가 생길 때까지 며칠 놔 뒀다가 체에 걸려 마셨다고 한다. 
가만..어디선가 읽은 듯한 내용..바로 전에 '아마존 원주민 이야기' 책에서도 저자가 이렇게 침으로 곡물을 씹었다 용기에 뱉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 읽으면서 원주민들만의 독특한 방식인가...싶기도 하고, 그럼 여러 사람들의 침이 다 섞이는건가...하고 의아해 했던 기억이 나는데..전에도 이용되어졌던 방식이라니 완전 의외다.


너무 흔해서 소중함을 잘 모른채 먹고 있는 바나나와 커피가 언젠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저자의 우려가 제발 현실화되지 않기를...


가끔 이런 생각을 해왔더랬다. 옛 시대의 언어는 무슨 말인지도 이해 못할 정도로 전혀 다른 발음을 사용했지만 한번쯤은 그 시대로 들어가 그 시대의 언어를 귀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 !

이 책을 읽고 나니 음식에 대해서도 그런 생각이 든다. 로마인들이 재배했던 유자, 노예들을 시켜 산꼭대기에서 가져온 얼음을 이용해서 만든 아이스크림, 셔벗, 과일빙수는 지금의 맛과 어떻게 다른지, 가난한 순례자들이 먹었던 빵들은 어느 정도로 거칠었는지, 설탕가루 범벅인 케잌이나 디저트는 얼마나 달았을지...
고대 중세 시대의 음식을 정말로 맛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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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리의 한국문학 전도사
임영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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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36년간 프랑스에 살면서 그 중 거의 20여년을 250여권의 한국작품 번역과 소개에 매진해 온, 1세대 번역가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가 펼쳐진다.210 여 페이지의 자그마한 사이즈의 이 책 속에는 정말로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 이야기 속에서 감동과 존경스러움을 절로 느끼게 된다.

한국에서 교육학 석사를 졸업한 후 유학을 결정하기까지의 정신적인 방황, 유학 후 박사학위를 받기까지의 처절했던 시간들, 그 후 전공과는 전혀 다른 번역의 세계로 들어서기까지의 고난과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의 피나는 노력들, 현재의 삶에 대한 인생 스토리가 마치 한 편의 영화와도 같다.


비록 한국에서 프랑스 유학자격을 위한 언어 시험에 통과했다고는 해도, 기본적인 프랑스어로 박사학위를 통과하기란 정말 만만치 않았을텐데..특히나, 초반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맞닥뜨려야만 했던 수치심, 자괴감과 함께 박사 논문을 쓰기 위한 저자의 스트레스와 눈물겨운 노력은 읽는 나마저 숨통이 막힐 지경이다.

이후, 박사학위의 전공과는 무관한 번역의 길로 행보를 변경하면서, 1990년대 말 한국문학에 대한 인지도가 정말 낮았던 시기에 더군다나 타지에서 아는 출판사 하나 없이 하나하나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고, 한국측에도 끊임없는 지원금 시도 등 맨땅에 헤딩해야만 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끈기와 노력 덕분에 점차 저자를 찾는 출판사, 협회, 학교 등이 줄을 잇게 되고, 드디어는 조정래, 공지영, 황석영, 김영하, 정유정 등 내놓라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프랑스에 소개하게 되었고, 특히나 김진경 작가의 '고양이 학교' 와 김탁환 작가의 '방각본 살인사건' 이 문학상을 받는데 일조한다.


한국문학 전도사이자 문화 전도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프랑스 도시, 시골 할 것 없이 많은 학교에서 열리는 한국문화축제, 다양한 북콘서트에서도 활동하고, 여기에 더해 프랑스에 소개할 한국작품까지 집필하는 작가로써의 길도 병행한다. 프랑스에서 이 정도로 한국문화와 문학에 관심이 있을 줄이야..

이 책에서는 프랑스에 소개되고 극찬을 받은 국내소설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좋고 부끄러운 감정이 들기도 했다. 이번 기회에 국내소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좋은 작품을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반성을 해본다.

번역가의 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직업적인 조언과 번역세계의 현실적인 상황들, 그리고 진정한 번역가의 길에 대한 저자의 견해도 들려준다. 
지금의 삶이 100% 만족스럽다는 저자를 보면서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의 선배로써 들려주는 삶에 대한 통찰도 저자의 삶과 잘 맞물려 정말 큰 공감을 하게 된다.
올해 읽었던 에세이 가운데 정말로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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