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인도여행 연속 9년 - 그지없이 힘들었고 그지없이 행복했던 1년에 약 50일씩
유용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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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를 한번도 안 간 사람은 있지만 한번만 간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도대체 인도의 무엇이 그토록 관광객의 마음을 끄는 걸까?

인도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뭐길래 저자는 지구상의 수많은 여행지를 제쳐두고 인도를 9년동안 매년 50일 정도를 여행하는 것일까?

 

사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그 끌리는 마력은 잘 모르겠지만 나에게 여유시간이 많이 주어진다면 인도도 한번쯤 가보고 싶은 마음은 살짝 든다. 인도에 이렇게나 볼 곳이 많았다고? 지금까지 읽은 많은 인도여행기에서는 주로 인도사람들과 인도라는 나라 특유의 문화 같은 부분을 중점으로 다루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인도에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도 많고 참으로 멋진 건축물도 많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저자는 굉장히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이신 것 같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인도 9년 여행 경비가 년마다 기록이 되어 있는데 저자는 이 뿐 아니라 9년 동안의 여행에 대한 기록도 빼놓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렇게 광대하고 진솔한 인도여행책이 탄생되지 않았을까 ! 

인도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팍팍 든다. 

특히나 저자가 직접 찍었다는 멋진 사진들을 통해 인도의 관광명소를 간접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었다.

 



 

저자는 인도여행 외에도 에베레스트, 대만, 코타키나발루 트레킹 등에 참여한의 등산애호가이자 중국, 일본 세계 탁구대회에도 참여한 탁구 애호가이시다. 2016년에는 인도이야기로  < KBS 아침마당 > 에 출연했을 정도로 국내에서는 자타가 인정하는 '한국인 중에서 가장 인도여행을 많이 한 사람 ' 이다. 중년이 되어서도 바래지 않는 이 열정 정말 부럽다. 

 

9년이라는 긴 세월동안의 인도여행 이야기가 담긴 만큼, 책의 두께도 보통의 여행에세이에서는 찾기 힘든 570 페이지의 묵직함이 참 좋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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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냥 - 죽여야 사는 집
해리슨 쿼리.매트 쿼리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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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으로 예측했던 방향의 공포와는 조금 다른 색깔의 공포스릴러물이다.

정신이상자나 스토커 같은 이웃으로 인한 피해를 다룬 내용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이 책에서 공포를 제공하는 존재는 계절마다 출몰하는 대지의 '악령' 이다. 혼이나 귀신들린 사람 같은 것도 아닌 대지의 악령 이라는 존재가 언뜻 우리한테는 낯설기만 한데 미국에서는 이런 초자연적인 현상이 그다지 낯설지는 않은 이야기인가보다.

 

시골 한적한 곳의 집을 찾던 해리와 샤샤 부부는 주변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왔지만 이웃이라고는 2km 안에 한 집 밖에 없다는 점과 주변환경이 너무 맘에 들어 구입을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가장 가깝게 산다는 이 이웃의 노부부가 방문해서 믿기 힘든 이상한 이야기와 조언을 하는데 처음에는 미친 소리라고 무시하던 이 부부들에게 정말로 그 노부부의 이야기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악령의 모습들이 흔히 상상하는 그런 악령이 아니라 실체의 모습으로 나타나곤 하는데, 아무래도 상상하기에 조금은 힘들어서 영화를 통해 시각적으로 만나면 훨씬 더 오싹하고 공포스럽겠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미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커서 이웃의 개념이 우리와는 차이가 있지만 영화 같은데서 보면 너무 동떨어진 곳에 위치한 집들을 볼 때마다 무서워서 어떻게 사나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새로운 집에 이사할 때는 정말 터무니없이 싼 가격이나, 빈 집으로 있었던 기간이 길면 뭔가 의심을 해봐야 한다.

 

기대했던 스타일의 스릴러물은 아니지만 독특한 공포를 느끼게 해 주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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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끝의 모험 - 지구의 마지막 야생에서 보낸 35년
릭 리지웨이 지음, 이영래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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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를 보고 내가 딱 좋아하는 내용이라 읽게 되었는데, 책이 도착해서 500여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이라는 사실에 흥분도 채 가시기 전에 저자의 소개를 읽고 이 책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게 되었다.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의 지속가능경영 부사장인 저자 릭 리지웨이가 50년간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씌여진 자전적 에세이 성격의 이 책에서는 파타고니아 창립자와 노스페이스 창립자, 워너 브라더스 사장 등과 함께 하는 이야기도 담겨 있다고 하는데 순간, 세계적인 대부호들이 여유있는 자금을 이용해 완벽한 이색취미활동을 누리는 이야기인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탓이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이런 나의 생각은 편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릭 리지웨이는 성공한 기업가이기 이전에 이미 성공한 환경운동가이자 오지탐험가였고, 이 책을 통해 환경보존과 모험에 대한 그의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었다.

UC버클리 박사과정 진학을 포기하고 참여한 200주년 에베레스트산 원정대를 시작으로 K2 원정, 남극등반, 보르네오섬 횡단, 아마존, 아프리카, 칠레의 오지 탐험 등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장면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러한 탐험 과정에서 환경이 파괴되는 장면들을 직접 목격하면서 그의 관심은 환경보전으로 확대되게 되는데, 파타고니아와 노스페이스 창립자들과의 만남을 계기로 이러한 활동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회사 지분을 통째로 환경단체에 기부한 파타고니아 창립자 이본 쉬나드나 자연을 지키기 위해 칠레와 아르헨티나에 거대한 국립공원을 만든 노스페이스 창립자 더그 톰킨스의 환경보전을 위한 기여도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확실히 브랜드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에 충분하지만, 이 책이 그런 시각으로 읽혀지지는 않는다.

 

이들의 멋진 인생철학과 함께 목숨을 걸고 도전하는 위험천만한 모험의 세계를 만나는 시간은 무더위를 싹 날리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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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예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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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마지막으로 읽은 게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하다.

< 개미 > 와 < 타나토노트 > 를 시작으로 < 아버지들의 아버지 > < 천사들의 제국 > 을 지나 아마도 < 나무 > 를 마지막으로 이 작가의 책을 멀리하게 된 것 같다. 처음 두 편을 읽었을 때 신선한 충격에서 헤어나오질 못했었는데 몇 편을 읽으면서는 조금 비슷한 패턴이 살짝 식상해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니, 장작 20여년 만에 다시 찾은 셈이다. 올만에 읽으니 아주 재밌다는 느낌이 팍팍 든다. 내가 소홀히 한 그 긴 세월동안 정말 많은 작품을 쓰신 걸로 알고 있는데 새삼 기존 작품들을 막 뒤적이며 읽고 싶은 충동이 인다.

 

2047년 7월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 그 후 지구상에서는 식물이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되고, 이런 현상은 곧바로 인간의 먹거리에 직격탄을 날리게 되면서 식량난으로 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게 된다.

주인공인 르네 톨레다노는 최면요법을 통해 미래의 나를 만나게 되고, 이 끔찍한 미래를 구할 유일한 방법은 < 꿀벌의 예언 > 이라는 책이라는 암시를 듣게 된다. 그 후 이 예언서를 찾기 위해 1천년 전, 즉 중세시대에 살았던 전생의 나를 만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르네와 그의 일행이 전생에서 경험한 중세의 모습을 표현하는 장면들은 마치 저자가 중세시대를 직접 겪은 것 마냥 리얼 그 자체이다.

1편에서는 이 < 꿀벌의 예언 > 이라는 책을 찾기 위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며 고군분투하는 르네와 일행의 모험이 아주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데, 중간중간에 묘사되는 역사 이야기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 이야기가 르네의 모험, 미래의 불행을 막는 것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2편을 읽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읽다 보면 소설 속 내용이 실제인지 허구인지 헷갈리기에 이르는데 그토록 찾아 헤매는 < 꿀벌의 예언 > 이라는 책이 실제로 존재했던 책인지 아닌지 자체도 너무 궁금해지기에 이르게 된다.

현재, 미래의 이야기도 재밌지만 특히나 십자군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전생의 이야기가 참으로 역동적으로 느껴져 지루할 틈 없이 읽게 되는데, 2편에서는 좀 더 본격적인 모험 끝에 어떤 결말이 펼쳐질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아마도 당분간은 다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의 세계에 빠져들듯 하다. 2편도 얼른 읽어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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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진정성 - 깊은 사색으로 이끄는 36편의 에세이
김종진 지음 / 효형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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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책 < 그림자의 위로 > 를 읽었을 당시, 그림자가 주는 의미, 그림자가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미치는 영향 등 그림자에 대한 생각을 참 많이 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 개정판 < 공간의 진정성 > 을 읽는 동안은 나를 둘러싸고 있는, 혹은 내가 잠시 머물렀던 공간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건축가가 본업이신지 교수가 본업이신지 작가가 본업이신지 헷갈릴 정도로 글을 참 정감있게 잘 쓰시고, 독자에게 편안함을 제공한다.

아날로그 분위기도 물씬 풍긴다.

저자는 공간의 감각은 사진으로 전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직접 체험함으로써, 그 장소의 공기를 맡고, 소리를 들으면서 그 안의 삶을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보잘것 없고 별다른 특색이 느껴지지 않는, 그마저도 요즘 서울에서는 쉽게 만나보지 못하는 골목에 대해 갑자기 애정이 생긴다. 해외여행가면 소도시의 골목은 누비기 바쁘면서, 왜 우리의 골목은 등한시해왔는지.. 찾아보면 우리나라에도 예쁘고 정겨운 골목들이 참 많을텐데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독일의 한 후각 전도사는 세계 여러 나라를 순회하면서 각 도시의 냄새를 채집하고 전시했는데, 이 책에서는 멕시코시티가 소개되었다.

작은 유리병 200개에 담긴 다양한 냄새들 - 도로의 아스팔트, 타코, 하수도 냄새 등등 - 을 바탕으로 멕시코 시티의 새로운 지도를 만들었다고 한다. 문득, 서울은 어떤 냄새가 날까? 서울의 냄새를 바탕으로 지도를 만든다면 어떤 후각을 통해 서울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공간을 통해 깊은 사색으로 이끄는 신기한 책 !!!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간'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예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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