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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침묵 - 제3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
이선영 지음 / 김영사 / 2010년 1월
평점 :
조금은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 전체적인 느낌은... 굳이 데뷔작이라는걸 고려하지 않아도 상
당한 수준이고 공부를 많이 했다는 게 느껴지는 글 솜씨를 보여 준다. 여성 작가 특유의 감성이 잘
녹아 들었고 작가의 지식과 그 지식을 뒷받침하는 사전 조사도 충분한 듯 보인다. 내용 전체적인
밸런스를 잘 맞춘 편이라 구성 안의 헛점이나 설정의 어색함, 문맥상 오류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
았다. 다만, 일반 문학보다는 장르 소설을 더 많이 읽는 장르 소설 팬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아쉽다.
독자가 책 전체적인 전개 방향에 어느 정도 감이 잡힐 때쯤이면 가볍게 머릿속에 그려보기 마련인
앞으로의 전개가 후반으로 갈 수록 거의 예상 범위 안에서 진행이 되며 무엇보다 큰 임팩트가 없다.
그래서 초반부에 조금이라도 지루함을 느껴버리면 중반, 후반에도 만회할 수가 없지 싶다. 또, 등
장 인물들의 캐릭터가 너무 정형화 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말하자면... 여느 드라마, 여느 영화, 여
느 소설에서도 볼 수 있는 캐릭터의 나열... 이라고 할까... 몇 년 전에 읽었던 이정명 작가의 <뿌리
깊은 나무>와도 비교해볼 수 있는 '수' 와 관련한 흥미로움과 그에 따른 복선, 비교적 쉽게 쉽게 잘
넘어가는 페이지 터닝은 좋지만, 뒤로 갈 수록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가 없었다.
작가가 공들여서 쓴 책을 놓고 내가 잘 썼다~ 못 썼다~ 한다는 거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난 외국
소설이라고 무조건 칭찬하고 국내 작가가 쓴 소설이라고 무조건 까는 참으로 희한한 독자가 아니다.
물론, 반대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국내 소설이라고 무조건 환영하지도 않는다. 소설, 특히 장르 소설
은 무조건 재밌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선영 작가의 데뷔작은 충분히 칭찬받을만하고 주위에 권해
도 욕은 먹지 않을만한 소설이다. 국내 작가의 장르 소설 중 이만한 수준의 책 만나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