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두의 추리 책방
홍윤(물만두) 지음 / 바다출판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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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추리소설이 아닙니다.

이 책은 많이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인 그런 책도 아닙니다.

이 책은 저와 같은 한 명의 독자이면서, 세상 누구보다 추리소설을 사랑했던

한 여인의 일기장입니다. 그 여인이 살아온 인생의 발자취입니다.

그녀가 세상과 소통했던 편지이자 전화입니다.

 

이 책은 물만두가 블로그에 올린 1838편의 리뷰 중 추리소설에 한정하여

153명 작가의 작품 200권에 대한 리뷰를 모아 엮은 책이다.

이는 평생에 걸친 한 사람의 리뷰 세계를 집대성하는 동시에 시대와 국가를 아우르는

추리소설의 지형도를 그려낸다. 또한 그가 직접 기획한 리스트는 추리소설 마니아들뿐

아니라 이제 막 추리소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독자들에게 친절한 입문서 및

가이드북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전 그녀를 잘 모릅니다. 실제 뵌 적도 없고 본명도 몰랐어요.

그냥 가끔 글로 안부 나누고 농담 주고 받고 그게 다였죠.(개인적으로 매추리란 닉네임이

더 친숙하네요) 그러나 그녀 같은 독자 때문에 재밌고 가슴 시리고 감탄할 수 있는 

추리소설이 더 많이 나왔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지금쯤 자신의 닉네임이 붙은 책방에서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추리소설 읽고 계실테죠.

만두님..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저 꼭 물만두의 추리책방 단골 할테니까 항상 잘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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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야마구치 마사야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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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그 세계관의 설정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이런 황당하고 희한한 설정의 본격

미스터리라니..

본격물의 냄새를 물씬 풍기면서도 그 세계관으로 인해 본격이 본격이 아니게 되고

블랙 코미디가 단지 코미디만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제목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시체들이 다시 살아나는, 현실이자 현실이 아닌

세계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 설정 빼곤 우리네 현실과 거의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저 단순한 설정 단 한 가지로도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세계 안은 단순하다고 할 수 없지만.

 

 영화 <새벽의 황당한 저주>스러운 블랙 코미디로서의 재미도 충분하고 그 안에

잘 짜여진 본격 미스터리의 트릭과 복선을 집어넣고 또 그 안에 죽은 이와 산 자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들어있다.

 

딱히 장르를 구분할 필요가 없는 복잡하고 복잡한 소설이며 넓게 보면 미스터리 소설이

아닐 수도 있는 소설이다. 그러나 이 책은 절대로 미스터리물이다.

그것도 밀실 살인이 나오는 본격물..

 

죽음이 안 나오는 미스터리 소설은 상당히 드물다. 본격 미스터리라면 더더욱..

그렇지만 이 소설처럼 죽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가르쳐주는(이 부분에서

지루할 수 있다) 소설은 또 첨이다. 그렇다고 건너 뛰고 읽을 수도 없다.

다시 말하지만 이 소설은 본격 미스터리다.

 

복선은 시작부터 존재하고 온 사방에 퍼져 있다는 말이다.

이 소설은 보다 가벼우면서 보다 무거운 본격 미스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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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살인게임 2.0 밀실살인게임 2
우타노 쇼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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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지만 소설이라서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 재밌으면서도 왠지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 책.

 

자 그놈들이 또 나타났습니다. 모두 다섯 놈. 왜 자꾸 놈 놈 거리냐구요?

그럴만한 놈들입니다. 욕 먹는 것도 모자라 때려 죽여도 시원찮을 놈들이죠.

아무리 현실이 더 소설 같다지만 이런 놈들이 실제로 현실에 존재할 거라는

생각은 하기도 싫어요. 이건 소설입니다. 이런 놈들 없어요.

 

두 번째 버전의 성격인 <밀실살인게임 2.0>은 전작보다 트릭과 연출이 더욱

과격해졌으며, 밀도 있는 구성으로 수수께끼 풀이의 재미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우타노 쇼고는 <밀실살인게임 2.0>으로 2010년도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받는다.

이 상은 본격미스터리 작가 클럽이 주최하는 추리소설 상으로 추리소설계의

기라성 같은 사람들이 뽑는 상이다

 

이 작품은 게임(?) 소설이에요. 무슨 게임이냐? 사람 죽이는 게임요. 

이 위의 다섯 놈이 정체를 숨기고 인터넷에서 게임을 해요.

각자 사람을 죽이고 그 방법을 나머지 네 놈에게 문제로 내죠.

사람을 죽이는 방법으로 문제를 내고 문제를 맞추는 이게 이놈들의 게임이에요.

욕 할만 하죠?

 

꼭 1편을 읽어야 해요. 1편에서 이어지는 내용이 꽤나 많거든요.

그리고 어떤 동기가 있어서 하는 살인이 아니라 게임으로서의 살인이기 때문에

더 자극적이고 더 극단적인 방법들이 나와요.

 

우타노 쇼고 참 희한한 작가에요. 국내에 들어온 작품들만 놓고 보면

단 한 작품도 비슷한 장르, 비슷한 스타일이 없어요.

서술트릭부터 본격, 고전 추리, 라이트노벨 판타지 비슷한 작품까지..

단순한 욕심이 많은 건지는 몰라도 작품들 편차 생각하면 이제 잘 골라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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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가 꿈꾼 나라 - 250년 만에 쓰는 사도세자의 묘지명, 개정판
이덕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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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그나마 있던 얕은 지식조차 손에서

교과서를 놓은 뒤로 야금야금 지워지더군요. 

그래도 일부러 찾아서 읽고 공부하진 않지만 관심은 유지하고 있구요.

 

사극은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재미와 흥미 위주로 보면 모르겠지만

오히려 왜곡된 역사 지식생길 거 같거든요. 

이런 점에서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 같은 책이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딱딱하고 지루한 서술체 위주도 아니고 저자의 주관적인 견해만으로 주입식

역사관을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을 요상하게 꼬아버린 팩션 소설도 아닌

이런 책을 읽다 보면 그동안 우리가 배우고 익힌 역사(과거)를 항상 같은

위치에서 같은 눈으로 바라보는 고정된 시각이 심히 잘못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게 얼마나 위험한 시각인지도 알 수 있구요.

 

조선왕조 500년 역사 중에 결코 있을 수도, 있었지만 쉽게 믿을 수도 없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더운 여름에 한 남자를 좁디 좁은 뒤주에 가둬서 음식은

커녕 물도 주지않고 말려 죽인 사건이 그것입니다.

더 놀라운 건 그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신분, 그리고 그 두 사람의 관계입니다.

가해자는 현재 왕이며 그에게 죽임을 당한 남자는 바로 그의 아들이자

다음 왕위를 이을 세자..

 

이 사건에 대해서 현재까지도 갑론을박(甲論乙駁)이 있는걸로 압니다.

기록은 변함이 없는데 기록을 풀이하고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서 그렇겠죠.

역사 전공자가 아닌(설사 전공자라 해도) 반적인 독자는 그중에 어떤 이의

어떤 시각과 어떤 주장이 올바른지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은 도대체 왜 왕실에서 저런 일이 일어났는지, 왜 당시의 많은 신하들은

세자를 구하려고 하지 않았는지, 게다가 세자의 가장 든든한 우군이어야 할

세자비는 왜 침묵하고 있었는지 묻고 묻고 또 묻습니다.

계속해서 묻지만 그 물음을 듣는 독자에게 결코 대답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또한 저자의 답이 정답이라고 우기지도 않습니다. 저자는 독자와 함께 물어보고

싶을 뿐입니다.

 

우리들이 역사(과거)를 보는 이유는 과거를 똑바로 바라보고 현재를 올바로

판단하여 미래를 희망으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과거는 여전히 현재와 이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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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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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연애)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 얄밉고 짜증나는 사랑(연애)이라는 것에는 국적 불문, 연령 불문,

직업 불문, 성별 불문하고 만고불변의 법칙이 있습니다.

먼저 좋아하고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 것이라는 거역할 수 없는 

진리가 바로 그것이죠.

 

그렇다고 그 법칙을 만드는 감정을 자신의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만약 할 수 있다면 그건 분명히 거짓된 감정일테죠.

그래서 사랑(연애)을 경험해본 사람들 중에 피눈물, 쌩눈물 한 번 흘려 보지

않는 사람은 드물겁니다. 눈물을 흘리는 이유가 나에게 있건 상대방에

게 있건 상관없이 무척이나 아프죠. 그렇지만 그 경험들이 우리를

성장시키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소설의 두 주인공. 여행가이자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토마스와

동베를린 출신의 번역가 페트라는 처음 눈이 마주치는 순간 서로가 운명적인

짝임을 직감하게 된다.

그들이 사랑을 시작하고 사랑을 끝내 버린 곳은 1984년 통일이 되기 전

독일의 베를린.

두 사람은 순간의 용암 같은 거운 사랑을 하고 영원의 얼음보다 차갑게

사랑을 끝내 버린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20년 후..

 

 

토마스는 자유로움을 갈구하는 남자답게 순간을 믿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이 오면 떠나버리죠. 그런 그가 페트라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되자

순간을 믿게 됩니다. 안주(安住)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데올로기(ideology)에 얽힌 현상황이 그리 녹녹치 않습니다. 

사랑이 다가 아닌거죠.

 

영화로 만들면 좋은 소재가 아니라 영화를 글로 보는 것 같네요.

오직 그 시절 그곳에서만 경험 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이념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혼란의 세계. 그 속에서 펼쳐지는 두 남녀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가 그야말로

드라마틱하고 복잡하게, 그렇지만 단순하고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등장인물들이

뿜어내는 가지각색의 감정은 섬세한 묘사에 힘입어 눈앞에서 춤을 춥니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과연 사랑이란 무엇일까.. 과연 어떤 삶이 옳은 삶일까.. 를

반드시 생각해보게 될겁니다. 이렇게 정답이 을 수 없는 제들은 맞추는 것도,

푸는 것도 아닐테죠. 평생 가슴 깊이 간직하며 명백한 오답으로 풀지 않도록

되새기고 되새기고 또 되새기는 것이 그나마 답에 가깝지 않을까 싶네요.

사랑 속에 인생을, 인생 속에 사랑을 되새기게끔 만드는 책입니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시간은, 아니 순간은 지나갑니다.

1초 1초가 지나가서 1분되고 1분 1분이 지나가서 1시간이 되고 

그 1시간이 셀 수 없이 지나가서 지금 이 순간입니다.

 

과연 나는 그 수많은 순간 중에 몇번이나 기쁨을 맛보았으며 몇번이나 슬픔을

느꼈을까요.. 또 몇번이나 좌절에 몸부림치고 몇번이나 심장이 터질 듯한

환희를 느꼈을까요.. 과연 몇번이나..

 

그 모든 순간이 모이고 모여서 지금의 우리입니다.

그 모든 순간은 소중합니다. 아름답습니다.

과거의 순간이 현재의 순간을 만들고 현재의 순간은 미래의 어느 순간을 만듭니다.
잘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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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1-12-03 0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나중에 읽어봐야겠네요.

SPRIGGAN 2011-12-03 22:29   좋아요 0 | URL

가슴 시린 연애소설과 약간은 자극적인 장르소설이 적절하게 섞여 있어서
괜찮으실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