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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자살 ㅣ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도진기 지음 / 들녘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본문에서 악역인 이탁오 박사가 주장하는 정신자살의 정의입니다.
간단히 말해 몸 대신 마음만 죽이자 그거죠.
삶에 지친 이들을 구원한다는 명목으로 거액의 치료비를 청구하며 최선을
다해 시술을 하지만 뜻대로 치료가 안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새로운 환자
길영인이 그렇습니다.
1년 전 사랑하는 부인이 사라진 후 삶의 희망을 잃고 자살 충동에 빠진
길영인은 우연히 인터넷에서 정신자살연구소를 알게 되고 곧바로 시술을 받는다.
그때부터 터지는 새로운 사건.. 사건..
현직 판사가 쓴 이 소설은 일명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 3편입니다. 1편, 2편도
절찬리에 판매 중이라고 하네요.(쿨럭..) 이 책은 소재로만 따지면, 그리고
전체적인 수준에서 따져도 잘 쓴 소설임에는 틀림없는 거 같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 추천하기엔 망설여지네요.
일단 좋은 점부터 말하고 깔건 까겠습니다. 작가가 현직 판사다 보니까
관련 분야에서의 검증이 확실한 편입니다.
주인공인 어둠의 변호사 고진(판사 출신으로 법을 제대로 아니까 오히려
법보다는 법의 맹점을 이용한 다른 방법을 동원해 범죄자들을 괴롭힘)을 통해
잘 보여주지요.
그리고 소재와 설정이 흥미로운만큼 구성에서도 잘 차여져 있어 전체가 딱딱
맞아 떨어집니다.
시리즈를 이끌고 가는 메인 케릭터 몇몇과 서브 케릭터들과의 조화도 어색함이
없어 보이구요.쉴 때는 쉬고 지루할 만한 때 적절하게 사건이 터집니다.
트릭도 여러가지 종류를 사용했어요.
이쯤되면 깔만한 부분이 없지 않느냐 하겠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좀 다릅니다.
국내 작가가 쓴 본격 추리소설로서는 분명 수작이라고까지도 할 수 있지만
뭔가 좀 어색해요. 그리고 허탈해요.
등장인물의 행동과 대사, 그리고 상황에 따라 이어지는 장면 장면이 너무
정형화되어 있습니다.
이쯤에서 이런 대사가 나오겠군.. 그러면 반드시 그 비슷한 대사가 나와요.
이 상황에선 다음에 이런 장면이 나오겠지.. 그러면 틀림없이 그런 장면으로
이어져요. 대사빨도 너무 촌스럽구요.
트릭이 여러종류가 나오지만 그중 어느 하나도 허걱!!~ 하고 터지는 게 없어요.
집에서 갑자기 없어지는 트릭은 그 스케일에 비해 상당히 실망스러운 답이더군요.
기둥 줄거리를 이끌고 가는 메인 트릭도 마찬가집니다.
조금 엉성해요. 그 많은 사람들이 그리 간단하게 속아 주다니요..
결정적으로 마지막 장면.. 이 한 장면 때문에 이 책 전체의 호오(好惡)가
갈리겠구나 싶더군요.
나야 워낙 이런 쪽에 적응된 편이라 그냥 담담했지만 이건 잘 나가다가
장르 파괴 수준이라니..
아무리 호의적으로 생각해도 8대 2정도로 호(好)보다는 오(惡)를 택할 독자가
많지 싶습니다.
깔만큼 깠지만 이 시리즈 신작이 나오면 또 볼거 같아요.
어찌 됐든 기본 재미는 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