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을 읽다
서현숙 지음 / 사계절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사는 지역에도 소년원이 있다. 0000학교다. 환경강사로 일하고 계시는 지인분이 그곳에 숲해설을 하러 가신적이 있다. 좋은 말을 하지 않으셨다. 나도 그저 신기하게듣기만 했다.

근데 이 책은 왜 자꾸 눈물이 나는거야?

공립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던 쌤이 1년간 소년원 국어수업을 위한 파견교사 제안을 받아들인 후 아이들과 수업을 한 이야기

따분한 문법공부가 아니라 소설, 시, 만화책, 에세이등을 읽고 함께 얘기하며 아이들을 공감하는 수업을 한 이야기

구조나 생김새가 일반적인 학교와 완벽하게 같으나(원래 군대와 학교와 교도소의 건축원리는 같다고 알고있다) 그 안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바깥의 아이들이 누리는 자유를 누릴수 없다. 심지어 방에서 자유로이 나가는 것도 할 수 없고 면회방에서도 의자에서 엉덩이를 뗄 수 없어 쌤의 표현대로라면 왕자님 면회놀이를 해야 하는 곳이 소년원이다.
교정과 교화를 목적으로 하는 교육기관이어서 '0000학교'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나 이 곳은 대여섯개의 철창을 통과해야만 들어갈수 있는 곳이다.

이 곳의 소년은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을 후회한다.(나가서 다시 어떻게 살게 될지는 몰라도) 이 시간이 자신의 삶에서 삭제되기를 바라며 수치스러움, 슬픔, 후회, 즐거움의 감정을 온전히 지닌 소년이다.
이 소년이 자신을 범죄자로 대하지 않는 사람, 자신의 범죄내용을 묻지 않는 사람, 자신이 범죄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은 사람, 자신을 괜찮은 녀석으로 여기는 사람으로 쌤은 여겨졌던 것 같다.
함께 책을 읽고 칭찬을 해주고 면회를 와주고 짜장면을 사주는 그런 사람말이다. 그런 칭찬에 익숙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국어쌤은 색안경을 벗고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심이 느껴졌다.

책으로 관계맺음과 그 아이들이ㅡ 미래를 정성꺼 보듬어 주고 누가 누구를 가르치고 배우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물들이는 관계가 되어갔음이 느껴졌다. 수업을 하러 간 건 국어쌤인데 쌤이 오히려 인생을 배우고 온 느낌이었다. 계속 흔들리고 아이들에게서 자극받고 마음 아파하고...
아이들이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변화시키지 못하는 '어른'으로 마음불편함을 느끼는 작가의 마음이 좋았다.

책을 일고, 작가와 만나고 국어쌤과의 수업후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 아이들의 마음도 흔들렸길...
마음 순하게 해 줄 누군가를 만나길...

독자가 되는 것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순한 이 소년이 사회에 나가 <소년을읽다> 이 책을 만나기를...
그래서 쌤이 자신들과의 만남을 얼마나 특별하게 기록했는지 느끼기를...

계속 기도하게 된다.

"나도 좋은 삶을 살고 싶다"

평범한 일상을 살게 되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인폭스 갬빗 1~3 세트 - 전4권 (가이드북 포함) - 나인폭스 갬빗 3부작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법, 수학등의 원리로 지배되는 세계가 존재하는 듯 그렇다면 다른 학문이나 과학의 체계로 지배되는 세계가 우주 어딘가에 있는건 아닌가?라는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SF소설을 읽으면서 나의 상상력의 범위가 좁다는 생각을 항상 하게 되는데 나인폭스캠벨을 읽으면서 다시 절감했다. 역법은 천체의 주기적 운행을 시간 단위로 구분하는 계산법이다. 지구에 살면서 역법이 다른 어느 세계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지만 과연 존재한다면 어떨까? 그들이 다른 세계를 지배하려 한다면? 또다느 외계의 세계를 상상하게 된다. 책을 읽는 내내 게임을 한다면 좀더 리얼하게 이해하며 상상하며 읽었을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다.


동물이나 곤충을 이용한 함정이나 서비터, 켈의 특성을 나타내는 용어들이 재밌었다.

불친정한모범호, 영원까지단하루호, 조약돌로가득찬강호, 굶주린사녕개호, 축복의유리잔호, 두려움엔잠식되지않으리호, 따뜻한환대호, 하지동안의교역호, 높고높고드높은호 등 전쟁이나 군사적인 요소들로 가득찬 책인데도 아름다운 한글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문장들이 많아 상당히 인상깊었다.

음식들도 지극히 한식들이라 한국독자들에 대한 배려인가 싶을 정도였다. 작가가 한국인이긴 하지만 말이다.

 

표준역법으로 지배되는 육두정이 있다. 이 육두정은 세 개의 상위 분파는 표준 역법을 관리하고 법을 제정하는 라할, 자본가와 외굑관과 예술가로 구성된 안단, 사람에 따라 정보 업무를 담당한다고도, 배신 전문이라고도 말하는 슈오스가 있고 군사업무로 이름난 켈, 교육가 더불어 역법을 발생시키는 추도의식의 고문을 수행하는 비도나, 기술자와 연구자로 구성된 니라이의 하위분파 세 개다. 이 여섯 개 분파가 공동통치하는 육두정은 표준역법의 이능력 기술에 의존하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이 정부는 다른 역법의 세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다른 역법체계를 이단으로 간주하고 사라딘 역법체계를 연구하는 자들을 축출한다. 그리고 추도의식이라는 이름으로 끔찍한 방법을 써서 사람들을 고문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이렇게 오랜 시간 고착화되며 부패되고 그 속에서 불멸성을 꿈꾸며 타인에게 기생한 채 사람들의 정신을 망가뜨리는 지도자가 출현하게 된다.


<나인폭스갬빗>은 오직 표준역법체계안 에서만 불멸을 유지할 수 있고 그래서 영원한 불멸을 꿈꾸는 정신나간 지도자 니라이 쿠젠, 그리고 최악의 반역자로 검은 요새에 갇혀 지내다가 역법 부식이 발생되고 이단 역법을 추종하는 자들을 물리치기 위해 새로운 병기로 발탁된 유령의 몸 슈오스 제다오, 그리고 그 제다오의 정신을 흡수하는 몸을 제공하는 켈 체리스 이 세 인물이 표준역법과 새로운 역법체계간의 관계를 역법을 계산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SF소설이다.


"표준역법을 따르는 육두정의 재통합, 재정비를 하려는 새로운 역법의 창조로 이능력 효과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려는 자들과의 역법전쟁"


인간에 대한 자율성과 존엄성을 고민하게 했다. 육두정 각각의 신분으로 살면서 인간으로써의 존엄성을 무시되었을 것이다표준역법을 무조건 신봉해야 하는 체제를 가진 정부는 독재정권일 것이다. 지금의 우리는 지도자에서 법률제정에 이르기까지 투표로 결정하는 민주주의를 비효율적인 제도라 비웃는 육두정을 상상할 수 있을까

개인의 신념은 무시되고 집단의 신념만 강요받는 세계말이다.


내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듯이, 민중도 스스로 지도자를 선택하게 하라


2권에 나오는 내용 중  체리스가 므웬인이라는 전통을 지키는 소수 민족 출신이지만 보편적인 육두정 문화에 녹아들기 위해 켈에 들어왔을 거라는 내용이 있다. 지구에 빗대어 생각이 들었다. 글로벌,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보편적인 잣대를 들이대면서 소수 민족, 약소국들의 문화를 경시하지 않았는지 돌아볼 일이다.


체리스는 므웬의 문화와 역법이 육두정에 탄압받지 않았더라면 그녀에게 어떤 이름이 붙었을지를 생각해보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니클의 소년들>


얼마전 ‘해리엇’이라는 영화를 봤다. 해리엇은 19세기에 미국남부의 흑인노예들을 구출해 내던 지하조직 언더그라운드레일로드를 실제로 이끈 실존했던 흑인여성이다. 그 해리엇이 <니클의 소년들>의 주인공 엘우드의 할머니 이름이었다. 몇 년전에 읽었던 콜슨 화이트헤드의 <언더그라운드레일로드>가 떠올랐다. 역사성이 있고 사회적 문제를 다룬 소설을 좋아하는지라 콜슨화이트헤드의 소설이라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살아서도 골칫덩이였지만 죽어서도 골칫덩이가 된 니클의 소년들, 부트 힐 비밀묘지 속 소년들이 발견되었다. 10센트짜리 댄스 걸보다 싸서 같은 돈으로 더 즐길 수 있었던 소년들이 말이다. 모두가 함께 겪은 어두운 시절을 확인하는 작업이 시작되었고 이제는 혼자가 아니었다. 


근면을 기본적인 미덕으로 여기며 벌새처럼 움직이며 일하는 할머니 해리엇은 호텔에서 청소부로 일하며 자신의 손자인 엘우드를 함께 데리고 다녔다. 그곳에서 엘우드는 글을 깨우쳤고 책 읽는 것을 좋아했으며 할머니처럼 성실함과 근면함이 몸에 밴 침착한 성격의 아이로 자랐다. 대학학비를 벌기 위해 방과후 일자리를 구했고 할머니 해리엇은 브라운 대 교육위원회 판결의 결과가 나오긴 했어도 자신의 가족 중 고등교육을 받길 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를 기적으로 여기고 엘우드의 대학진학을 꿈꾸며 허락한다. 엘우드는 자신이 일하는 담배가게에서 시사 잡지들에 끌리고 잡지들의 사진속에서 자신도 함께 흑인청년들의 연대에 참여하고 싶다는 열망을 키우게 된다. 

 엘우드가 진학한 고등학교는 건너편의 백인 고등학교 학생들이 쓰던 헌책 교과서를 받아 공부하는데 거기에는 무례한 욕이 쓰여있었다. 3학년이 되었을 때 새로 부임한 역사 선생님 힐이 마커로 교과서 속의 욕설을 지우라고 하는데 이에 엘우드는 상당히 흥분한다. 사실 힐선생님은 인종차별정책 철폐를 위한 운동을 하고 있었고 엘우드도 어느날 행진에 참여하게 되고 흑인의 지위향상을 위해 신문에 기고하는 등의 행동을 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 지난 뒤 힐선생님은 동료가 일하고 있는 흑인대학에서 성적이 좋은 고등학생들에게 무료로 강의를 개방하는 정책을 엘우드에게 제안을 하고 엘우드는 이를 받아들여 가게 된다. 그 길을 떠나는 날 아침 하필이면 일찍 출발해 히치하이킹으로 차를 얻어타는데 그 차는 도난당한 차였고 그 차를 몬 사람은 검둥이였다. 

그렇게 니클아카데미에 가게 된다. 흑인이 훔친 차에 함께 있었고 엘우드도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외관상으로는 담장도 없고 무성한 초록색 나무들이 있고 빨간 벽돌 2층, 3층 건물들이 있는 진짜 학교, 좋은 학교였다. 상상했던 무서운 소년 감화원의 모습이 아니라... 

흑인이라는 이유로 정당한 법의 심판을 받지 못하고 학교라 부르는 소년원에 들어가고 외관은 멋있는 모습을 띄고 있다는 설명만으로도 역설적이게도 그 안에서 차별을 겪을 것이고 폭력을 당할 것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 있었다. 니클은 백인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흑인소년이라는 의식을 더욱 강화시키는 곳이다. 화이트하우스라 불리는 곳에서, 백인과 흑인의 공간이 다르다는 것에서, 그리고 그곳이 결국 니클이라는 것에서 아이들이, 거기다 흑인 아이들이 겪었을 고통을, 지금의 시대를 살고 있는 내가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하는 것이 슬프게 느껴지는 책이었다. 분수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 것이 해리엇의 원칙 중 하나였다. 그러나 엘우드의 법칙은 모두가 외면하고 묵인한다면, 모두가 한패이고 공범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니클은 원칙 같은 것이 없다는 것, 상대가 누구든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악의가 존재하는 곳이었다. 


“‘내가 나중에 찾아가마.’ 학교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이 흔들거렸다. 테니스 신발 속의 내 발가락 사이에서 핏물이 철벅거렸어.” 


누구의 보살핌도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들이 모이는 니클이라는 곳의 사악함의 뿌리는 단순히 피부색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이런 곳에 오게 만드는 사람들이 문제였다. 교화의 목적이 아니라 돈이 목적인 곳이고 누군가의 사악한 감정의 해소가 필요한 곳이고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들의 인권이 철저히 짓밟힌 곳이다. 이곳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올바른 길을 믿으면 그 길이 해방으로 이끌 것이고 싸우면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고귀한 명령에 따라 엘우드는 니클을 없애기로 하고 그곳의 비리를 고발하는 행동을 택하게 된다. 

결국 엘우드의 행동은 실패로 끝나고 화이트하우스로 보내지게 된다. 엘우드의 계획을 알고 있었고 쉽게 동의할 수 없었던 그와 함께 지역봉사를 하던 터너가 뒤늦게 엘우드를 구출해 함께 니클을 나가지만 총격에 죽게 된다. 


화이트하우스 너머 있던 비밀묘지에서 소년들의 시신이 다수 발견이 되었고 40,50년의 세월이 흘러 진실이 밟혀지려 하고 있다. 터너도 그 일에 나서려 하고 있다. 엘우드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내가 항의할 거야” 

하지만 세상은 침묵을 지켰다. 


<니클의 소년들>을 읽으면서 느끼게 된다. 아무리 인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발전해 왔어도 여전히 어두운 곳은 있다는 것 말이다. 

<언더그라운드레일로드>보다는 서사적으로는 잔잔한 느낌이었지만 운동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는 소년의 처절함과 좌절이 더 뼈아프게 감정이 전해졌다. 그 시대보다 조금 흐른 시간 속에서도 흑인들은 차별받고 있었고 아직도 흑인의 인권은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고 사법정의가 흑인에게는 통하지 않았던 시대보다 나아진 시대를 살고 있나라는 의구심이 든다. 끝이 없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나아졌다 생각하면 그것에 안주하게 되고 만족하게 되는데 또다른 문제가 있고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문제들이 세계 곳곳, 시대 곳곳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 문제들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운동은 시작일 것이다. 


 “반드시 우리의 영혼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는 중요한 사람입니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존재이므로 매일 삶의 여로를 걸을 때 이런 품위와 자부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 마틴루터 킹


세상에 대해 고민하게 하고 움직이게 하는 책, 참으로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 - 나노로봇공학자, 우리와 우리 몸속의 우주를 연결하다
김민준.정이숙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술혁신의 원천은 융합이다.

융합은 만남을 통해 길을 찾고, 또한 길을 만든다.“


제어 기술을 향상하여 이너스페이스를 현실화하는 연구를 하며 연구실에서 우리 머리카락 두께인 0.15mm보다 10배에서 100배는 작은 나노로봇을 연구하는 나노로봇공학자의 융합적 사고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스마트생태산업융합학

이름이 어려워서 지원을 하는데도 입에 붙지 않았다.

문과생으로 인문학적 사고를 하며 살아왔는데 공학도로서 공부를 시작했으니 생각했던 공부인가 의심을 하며 매일 매일을 보내고 있다. 


김민준의 이너스페이스를 읽으며 새로 시작한 공부에 대한 생각이 진짜 많이 떠올랐다.

공통점은 공대라는 거 하나 같은데 다섯 과가 서로 만나 하나의 과를 신설했고 특정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과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고 서로 만나 훨씬 높은 시너지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점 등 나노로봇에 대한 어려운 분야의 이야기인데 괜히 동질감을 찾고 그랬다.


“자연이 추리로 시작해서 경험에 의해 끝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실험을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창의적 삶이나 기술의 혁신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유에서 또 다른 유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말도 참 좋았다. 로봇은 기계지! 라고 참으로 단편적으로만 생각했는데 체내에 들어갈 수 있는 마이크로로봇, 마이크로 사이보그가 박테리아를 보면서 움직임을 연구한다니 자연에서 얻는 아이디어가 이렇게도 쓰이는구나 하고 놀랐다.  창의력이 부족하다 더 느끼고 있는 요즘 또 다른 유를 찾기 위해 수많은 유를 보고 공부하고 또 연구하는 것이 연구자의 진정한 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을, 유능한 사람은 유능한 사람을, 정직한 사람은 정직한 사람을 만나게 해준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나노로봇이라는 내 머리로는 상상하기도 힘든 분야를 연구하는 공학도는 실험실에서 실험만 하고 보고서만 쓰고 그럴거라고 생각했는데 인간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게 느껴졌다.  그리고 책이 단순히 과학분야를 전공하는 과학자의 책인데 어렵게 읽혀지지 않고 쉽게 읽혀져서 좋았다. 그래서 프롤로그에 로봇에 관한 인문학이자 기술학이라고 했나보다. 


“연구를 사람이 한다면, 융합도 혁신도 사람이 한다. 다양한 사람이 함께 하면서 하나하나 이루어가는 융합 기술이 티핑 포인트에 이를 때 혁신이 일어난다. 이 믿음으로 오늘도 학생들, 공동연구자들과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지금 딱 나에게 맞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리안 티처 - 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리안티처

작년에 어느 광역시의 대학에서 한국어학당에 베트남 연수생 1,900명을 유치했다. 그런데 그 중 130여명이 15일간 장기결석을 하며 행방이 묘연해졌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었다. 베트남 연수생들은 순수하게 한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오는 경우도 있지만 돈을 벌기 위해 취업을 목적으로 오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불법취업이다. 발급한 비자 목적에 맞지 않는 활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코리안 티처>는 H대 한국어 어학당이 야심차게 베트남 학생들을 대거 유치하고 그에 따라 신입 강사들을 추가로 채용하면서 신입강사와 기존의 강사들의 개개의 에피소드와 그들이 얽혀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4명의 강사의 5가지 에피소드속에는 한국어학당의 시간강사들의 초라한 취업조건, 그 조건을 이용하는 대학측의 태도, 파리목숨과 같다는 말이 있을 정도의 시간강사들의 개개인의 인권문제, 대학교가 국가의 지원 명목의 돈을 위해 무리하게 외국인을 유치하는 행위등 단순히 고학력의 여성의 취업문제를 떠나서 아시아 속에서 그래도 발전한 나라라는 타이틀을 가진 한국이 개발도상국의 나라를 대하는 태도까지 보이는 책이었다.

어느 서평에서도 쓴 적이 있는데 책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참 세상에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다는 것이다. <코리안 티처>를 통해 외국인들이 어학당에서 어떻게 한국에 대해 접하고 우리는 그 외국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대학의 돈벌이 수단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어학당에서 고학력의 인재들이 어떻게 낭비되고 있는지도 보이는 책이었다. 여성으로 한정해서 보지는 않았다. 참으로 책을 통해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본다. 특히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어두운 부분들까지도 말이다.

“우리는 왜냐하면 한국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국에 왔어요. 하지만 한국은 우리를 좋아하지 않아요. 한국 사람들은 우리가 돈을 쓰는 사람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