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피안
하오징팡 지음, 강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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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벌써 3편이 영화화될 예정이란다

영생병원은 영화<아일랜드>를 생각나게 했다.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을 읽고 난 후라 더 관심이 간 책이다.

하오징팡이라는 작가가 중국의 김초엽이라고 해도 되겠다 싶었다. 물리학을 전공한 과학도이다.


인간의 일을 대신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시대, 더욱더 전문적인 영역으로의 확대뿐만 아니라 인간의 신체기관을 배양하고 대뇌에 칩을 심어 뭇신들이라고 하는 데이터의 각종 총합의 개체들이 인간의 감정을 지배할 수 있는 시대까지 단편이지만 장편소설을 읽은 느낌이다

6개의 단편들 모두 흥미진진했다.

 SF소설인데 미스터리 소설같기도 하고 인간의 본성을 다룬 철학소설이기도 했다

배양된 신체기관에 죽음 직전의 인간이 동의하는 전제로 뇌를 스캔해서 재창조한다는 이야기를 담은 <영생병원>, 

집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천다라는 AI와 그런 존재에 대해 의심하고 AI에 한없이 지배받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아버지와 천다를 비판하는 린산수이간의 살인사건 문제를 다루고 있는 <사랑의문제>, 

100년간 지구를 대체할 수 있는 행성을 찾다 돌아온 케커 일행이 본 지구의 모습은 인간의 자유의지는 사라졌고 제우스라는 데이터 총합의 지배를 받고 있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자유와 감정을 되찾고 자신들의 공간인 인간의 섬을 찾아가는 <인간의 섬>, 이 세편이 특히 더 흥미로웠다.


<영생병원>이나 <사랑의문제>에는 상당한 반전도 숨어있다.


 난 지금 이순간 자유를 가지고 있어요. 나야말로 나 자신의 주인이죠. 나는 내 생각과 선택을 결정할 수 있어요.”

이 세상에는 여전히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사람을 믿고, 사람의 신성과 역량을 믿는 그런 사람 말이야. 사람의 마음에 출렁이는 스스로 결정하고자 하는 빛을


그런데 진짜 지구를 대표하는 종이 언젠가는 데이터의 총합인 뭇신들의 총체, 제우스가 될 수도 있을까?

첨단과학의 시대에도 불완전하고 결함이 있어도 인간의 고유성은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독서모임에서 선정도서로 하면 얘기할 거리가 참 많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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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양장)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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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순식간에 읽었다. 가독성 완전 짱 좋았다. 역사적인 맥락의 소설이기도 했고 여인들의 삶이 담겨있기도 했고 엄마들의 삶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된다. 이금이 작가의 <거기, 내가 가면 안돼요?>도 진짜 재밌게 읽었었는데...

읽는 동안 순간순간 눈물이 흘렀다. 그 시대를 살아오지 않았으나 지금의 나도 딸이고, 엄마이고, 아내이고 한 여자이니까...

파도타기 같은 그녀들의 인생으로 우리가 지금껏 살고 있는 것 같아 빚진 삶인 것 같아 미안했다. 


1917년 경남 김해의 어진말에 사는 버들과 홍주, 그리고 송화는 사진신부라는 그들이 알지 못한 이름을 가지고 포와로 시집을 간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호시탐탐 노리던 시절부터 사는 것이 힘들고 희망이 없던 사람들은 희망을 찾아 머나먼 하와이 농장으로 일을 찾아 떠났다. 아메리카드림은 그때부터 있었나보다. 그곳은 우리나라보다 나은 환경을 아니었으나 조선사람들은 그곳에서도 억척같이 살아나갔다. 하지만 여자들이 턱없이 부족했던 사람들은 조선에 남자의 사진을 보내고 조선의 여자 사진을 받아서 혼인을 했다. 그것이 사진신부라는 것이다. 처음으로 사진신부라는 용어를 알게 되었다.


버들과 홍주, 송화는 각각 자신들만의 희망을 품고 하와이에 왔다. 그러나 홍주와 송화는 신랑들이 사진보다 늙은 중년들이어서 놀라고 실망하고 버들은 사진과 같은 모습이지만 무뚝뚝한 데다 첫사랑을 못 잊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실망한다. 그리고 그들은 가난했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하와이에 시집온 이들은 억척같이 살아간다


산소에서 개미가 바글한 밥을 보고 버들이 울상을 짓자 태완이 물을 부어 둥둥 뜬 개미를 버리고 밥을 먹던 모습, 자신의 가게가 생겨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하고 아이에게 젖 먹일 때조차 조바심 내던 모습, 독립운동한다고 중국에 간 태완 대신 홍주와 생계를 꾸려가던 버들의 모습, 조선에 처가 있음에도 아들을 바라는 욕심에 홍주와 결혼을 한 후 남편이 조선에 데리고 간 아들을 평생 그리워하는 홍주의 모습, 무병으로 인해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운명을 지니고 결국은 조선으로 돌아가게 되는 송화의 모습 등 하와이에서 조국이 없는 소수 민족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살아낸 세 여인의 모습이 계속 눈물 짓게 했고 지금의 나의 삶을 돌아보게 했다. 슬픈 역사를 가진 민족이면서 당찬 역사를 가진 양면적인 모습의 나라가 세 여인의 모습에 투영되었다.


그리고 책 말미에 완전 반전까지...

알로하, 나의 엄마들

 

저 아들이 꼭 우리 같다. 우리 인생도 파도타기 아이가.”

 

부모 자식간에 인사는 무신. 우리 어무이는 왜놈 없는 시상에서 살라꼬 내를 여로 보냈지만 내는 공부시켜 준다캐서 온 기다. 돌이켜보면 내는 새 시상 살라꼬 어무이, 동생들 버리고 이 먼 데까지 왔으면서 딸은 내 곁에 잡아 둘라 카는 기 사나운 욕심인 기라. 내는 여까지 오는 것만도 벅차게 왔다. 인자는 니가 꿈꾸는 시상 찾아가 내보다 멀리 훨훨 날아가그레이.”

 

<엄마는 가난해서 팔려 오거나 일본 없는 세상에서 편히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처럼 꿈을 찾아 여기까지 온 것이다. 비록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엄마는 매 순간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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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 단숨에 이해하는 다이제스트, 책 읽어드립니다
알베르 카뮈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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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되고 현대적인 느낌을 풍기는 도시 오랑. 모두 부자가 되고 싶어 열심히 일하는 이 도시에 죽음의 병, 페스트가 찾아왔다.

의사 리외는 진찰실을 나오다가, 왕진을 가다가 곳곳에 죽어있는 쥐들을 발견하고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시청으로 전화를 걸어보지만 무심한 답만 듣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리외가 사는 아파트 수위가 열이 오르고 목부분의 임파선과 팔다리가 부어오르며 몸에 검은 반점이 생긴 후 갑작스럽게 죽게 된다. 이 죽음은 시작에 불과했으며 비슷한 증세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생겨나자 시민들은 공포에 떨게 되고 당국은 자신들의 안일한 태도에 반성을 하게 된다. 리외는 전염병임을 직시하고 동료의사들에게도 알린다. 그리고 페스트임을 밝힌다. 이미 온대지방에서 사라졌다고 했던 전염병이 말이다.

페스트 사태를 선포하고 도시를 폐쇄하라

그 순간부터 오랑시의 시민들은 저마다 일상을 누리던 생활에서 페스트가 모두의 문제가 되었다.페스트라는 전염병의 진행상황이 어떤지는 목차가 말해준다. “밀려드는 죽음의 병, 봉쇄된 오랑시, 죽음의 묵시록, 치열한 삶의 현장, 새로운 날이 밝았다까지 말이다.

 

이 소설의 내용들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상황과 오버랩이 상당히 많이 되어서 내가 페스트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인지 코로나19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인지 헷갈렸다. 현재 백신이 없기 때문에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외국과의 교류도 끊는 나라가 많아지고 오랑시처럼 도시를 강제적인 방법으로는 아니지만 어쨌든 특정지역으로의 여행이나 왕래 자제를 요청하는 등 말이다. 안전재난문자까지 오니 재난 상황이라고 하겠다. 바이러스 하나로 온 지구가 경계해야 하고 긴장하는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낯설기도 하고 인간의 능력이 자연의 힘에 무릎꿇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생겼다.


페스트로 죽은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죽음의 길에서조차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했다. 죽음의 의식조차 치루지 못하고 묻히는 경우가 허다해졌기 때문이다. 폐쇄된 도시에서 자기만 빠져나가려는 기자도 있었다. 사재기하는 사람도 있고 전염력 상관없이 격리를 어기는 사람들도 있다. 자기만 살겠다는 인간의 이기심과 수많은 사람들을 하기 위해 보건대를 조직하거나 의사로써 자신의 본분을 충실히 하는 사람들의 희생정신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 확연히 구분되는 것 같다. 코로나19도 환경파괴가 원인중 하나라고 한다. 자연을 인간이 무분별하게 개발하면서 동물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야생동물들은 먹이를 찾아 인간이 사는 곳까지 내려와 동물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되고 변이를 일으킨다고 한다. 인간과 자연, 동물들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노력하며 살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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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의 세계사 - 서양이 은폐한 '세계상품' 인삼을 찾아서
설혜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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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우리의 인삼이 만병통치약으로 급부상했다가 유효성분추출실패로 입지가 좁아졌답니다. 미국은 진생러쉬가 생겼을만큼 인삼채취와 수출이 큰 수입이었습니다. 이처럼 인삼은 동양의 것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상품이었는데 어쩌다 동아시아의 것으로 머물렀을까요? 인삼의 세계사에서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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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허 (완역판) - 그리스도 이야기 현대지성 클래식 10
루 월리스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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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이란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
이는 비단 기독교만이 아니라 모든 종교의 존재이유일 것이다.
사람을 통치의 대상으로만 보는 야망에 사로잡힌 왕들의 통치는 구원받아야 할 속세의 방식이었다. p406에 나오는 왕국은 이 세상에 있지만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은 왕국이고 그 왕국은 인간의 영혼을 위해 존재하는 왕국이다. 이 왕국의 왕은 인간의 힘을 이용할 리가 없다. 왜냐하면 통치의 목적이 사랑과 질서이기 때문이다.

로마에 대한 복수심으로 살아온 벤허는 하나님이란 존재는 자신의 복수를 도와주는 존재였다.
로마를 멸망시켜 자신이 잃은 가족, 재산, 명예를 되찾기 위해 개인적 복수를 달성해줄 왕이라 생각했던 새로이 나타난 왕인 나사렛사람예수로부터 왕의 개념은 완전 달라졌다.

이 책에 나오는 하나님은 현재 기독교의 절대적 유일신과 같은 개념인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p163에서 우리에게정의에 대해, 행복에이르는 길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존재라고 말한다. 특정 종교만이 아니라 모든 종교들의 선한 측면이 이것이지 않을까 싶다.
벤허가 성장해가면서 종교에 대해, 그들의 하나님에 대해, 왕에 대해 묻고 깨닫는 그 과정이 지금의 우리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요즘 반야심경을 공부하면서 불교라는 특정종교가 아니고 철학공부고 마음공부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이 책을 읽고도 같은 생각이 든다. 비단 기독교라는 종교에 갖히는 것이 아니고 정의로운 세상을 향한 공부라고 생각할 것이다.
영화가 궁금해진다. 역시 깊이 알아가는 과정은 중요하다.

p49 철학을 하면 적어도 다른 종교에 대해 너그러워집니다
p11 부와 명예와 힘이 인간을 구원해 줄 것이라고 믿는 세상의 방식에 맞서 구원은 오히려 그런 것들을 내려놓을 때 가능하다는 예수님의 방식을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어서 계속 질문을 던지며 고뇌하는 벤허의 모습은 어쩌면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기 전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겪는 과정일 것이다.

모든 종교인들이 처음의 질문들을 통해 깨달음을 얻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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