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없는 세계
미우라 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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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자리잡은 식당 엔푸쿠테이에서 일하는 요리사 후지마루는 어느날 시작하게 된 배달로 T대학 마쓰다 연구실에 배달을 가게 된다. 연구실에서 애기장대로 박사과정을 밝고 있는 모토무라의 안내로 실험실안의 식물들을 현미경으로 자세히 관찰하게 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보이게 된다. 눈에 보이는 세계가 다가 아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작은 잎사귀 안에 초롱초롱 펼쳐져 있는 세포의 우주. 후지마루가 지금까지 요리해온 채소와 고기. 생선 속에도 같은 세계가 펼쳐져 있었음을 깨닫고 실험실안의 식물뿐만 아니라 실험실 밖의 식물들에도 관심을 갖고 실험실 연구자들과 가까워진다. 그 중 자신의 연구분야에 미칠 듯한 열정으로 일하고 있는 모토무라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거절을 당한다. 애기장대 연구에 몰두하면서 거기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모토무라가 취미든 일이든 사람이든, 사랑을 기울일 수 있는 대상이 있는 것으로 세상을 살아갈 지탱하는 힘을 가진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실험과정에서 사소한 실수를 발견하고 낙담한 모토무라를 보고 후지마루는 이렇게 말한다.
p348 요리책에 쓰여 있는 대로 만들어서 예상한 대로의 맛이 나왔을 때보다, ‘이런 요리가 됐어!’라고 의외의 결과를 만났을 때가 설사 맛없는 게 만들어졌다 해도 더 즐거웠습니다. 그러니 저는 모토무라씨도 이대로 실험을 계속해보는게 어떨까 하고 생각합니다. 기쁘다든가 신난다고 느꼈다면 결과가 실패라고 해고 후회는 없을 겁니다.
마쓰다 연구실의 연구원들과 모토무라를 만나고 식물의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된 후지마루는 식물을 사랑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고 그녀의 연구과정을 계속 지켜보고 응원하며 같은 열정을 품고 자신만의 길을 열심히 간다. 그러면서 한가지 일에 빠져 다른 여유가 없는 그녀를 이해하게 되고 묵묵히 응원한다.
사랑없는 세계가 무엇일까 궁금해 하며 비극적인 내용이 아닐까 마음 조렸는데 의외로 따뜻하고 열정 가득한 소설이었다. 또한 주인공들의 꿈까지 응원하게 만든 소설이었다. 그리고 식물학 연구실이 나오는 만큼 장비나 식물들에 대해 조금은 지식을 얻은 소소한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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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우익 근대사 완전정복
이영채.한홍구 지음 / 창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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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이후 NO재팬 바람이 불었다.

쉽게 사그라들줄 알았던 그 바람은 오래 가고 있다.

강제징용 대법원 배상판결로 시작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우리나라 시민들의 대응이었다.

그 와중에 일본에 사죄하는 한국우익들도 있었고 일본에게 이렇게 강력대응하면 어쩌냐며 일본의 반응만을 걱정하는 자들도 있었고 말이다.

토착왜구라고 하는 자들도 있으니...

이런 자들을 볼때마다 그들의 사고방식이 궁금했다.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인지 말이다.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일본 근현대사의 우익인사들이 한반도와 만주에서의 수탈과 침략에 앞장서고 대전후에는 반소, 반공을 내걸고 공산주의를 막는 방파제로 한반도가 중요하다면서 한일외교관계 복원과 일본기업의 한국진출은ㅅ 지휘했다는 것. 특히 박정희에게는 종합상사중심 수출정책을. 전두환에게는 3S정책과 서울올림픽 유치를, 노태우에게는 보수대연합을 권했다는 것이다. 참나 지들 나라인지, 여전히 식민지국가라고 생각하는건지 어이가 없다.

그리고 해방이후 친일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점,특히 경찰, 법률가들, 국회의원, 각료등 고위직들의 친일행위에 대한 청산도 중요하지만 일제 군국주의 모습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일제때길러진 군국소년들이 6.25때 군인으로 활용되고 박정희때 부대원이 되었다. 이런 일례로 친일파를 말할때 사회상층부만 봐서는 안되며 우리 사회 아래까지 광범위하게 물들어 있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한두세대에 걸쳐서...

일제잔재청산은 위안부 문제에서도 이루어지지 않은건 모두 알것이다. 그러나 한국전쟁당시 한국군 위안부. 박정희정부때 미국위안부가 등장했다.

식민지시대를 청산하는 문제는 진짜 우리사회전반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그리고 우리나라 강제병합이전의친일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거리가 있다.

책 마지막 부분에 이 책이 나오게 된 이유가 나온다. 올바르게 역사를 인식해야 한다고 말이다. 지금은 갈등과 혐오의 시대가 아니다. 폐쇄적인 민족주의, 국가주의만 내세워 극우주의에 포섭되지 말고 진정한과거사청산과 새로운 동아시아체제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이다. 특히 일본이라는 상대를 제대로 알아야 하고 시민의 연대를 말한다.

민간부분부터 서로 교류하며이해하고 서로를 인정하다보면 국가도 변하고 정책도 변하는 것 같다. 일본이나 한국의 우익들의 행태는 분노스러운 면이 너무나 많지만 이 책의 저자들의 결말처럼 서로 연대해 볼 필요도 있겠다 싶다. 시민의 힘은 강하니 말이다.

책말미에 있는 더 깊은 공부를 위한 자료들을 골라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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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이 엉키지 않았으면 몰랐을 - 엄마의 잃어버린 시간 찾기
은수 지음 / 이비락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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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무언가를 도전하려고 매번 고민하고 있는 나와 베일 벗으려, 한발 내딛으려 계획을 짜고 있는 나, 그리고 이런 마음들을 속시원히 말하지 못하고 혼자 궁리하고 고민만하고 있는데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라고 위로받게 되는책이었습니다.
엄마로, 아내로 그리고 나로 살아가면서 겪는 수많은 심적 갈등들이 잘 나타나 있어서 누구에게 말해도 이해받지 못할것이다 라고 짐작하고 혼자만 마음속에서 요동치며 발버등치듯이 했던 현실적 고민들이 내 것인양 이입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대립적인 이분법이 아니라 다채로운 색깔과 다양한 단계를 거치는 존재로서 엄마를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엄마이기 전에 나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아님 엄마이면서 내가 갖고 있는 또다른 역할, 사회속의 모습이 무엇인지 다시 고민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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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는 없다
테일러 애덤스 지음, 김지선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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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나파(작은악마)가 아니었다. 

  와나파니(큰 악마)였다."

  

 겨울방학 시작과 함께 엄마의 암 소식을 듣고 집으로 가던 주인공 다비는 폭설로 와나파니 휴게소에 갇히게 되고 그곳에 주차되어 있던 벤 안에 개철장에 갇혀있는 어린 여자아이를 목격한다. 폭설로 인해 다음날 제설차가 오기를 기다리는 4명이 휴게소에 이미 와 있었다. 그 중 누가 납치를 했는지 알수가 없다. 누구를 믿고 함께 구출을 해야 할 것인지 남들에 별 관심이 없다 여기고 살아온 대학생 다비는 헷갈린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치달으며 범인과 쫓고 쫓기는 두뇌싸움 속에 어린 제이를 구출하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기까지 하는데...


 최악의 조건 속에서 어느 순간 뒤에 와 있고, 먼저 와 있고, 움직임을 읽히고, 그의 움직임을 읽어야 하고, 제이까지 지켜야 하는 숨막히는 순간에 다비의 진가는 발휘된다. 그녀는 타인을 지키는 것, 옳은 일을 하는 천성을 지니고 있었다. 본인은 모른채 말이다.


  숨막히는 순간이 얼마나 많은지, 심장이 두근거려 다비의 심장인 줄 착각까지 했다. 영화의 장면 속에 빨려 들어가 있는 착각이 들었는데 영화화된다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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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스쿼드 - 내 마음에 불을 지른 역대 최강 여성팀 20
샘 매그스 지음, 젠 우돌 그림, 강경이 옮김 / 휴머니스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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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쿼드' : 강한 유대감과 동료애로 뭉친 절친한 여성들의 집단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걸스쿼드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헤쳐 온 여성들의 각 분야에 대한 역사책으로 읽혔다.

얼마전 신림동 원룸에 사는 여성을 따라 집 문까지 열려고 했던 남성에 대한 시선이 남녀 사이에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여성들은 그런 일을 겪는 것 자체가, 아니 그런 일을 겪을 수 있다는 자체 만으로도 공포를 겪는데 남자들은 아예 이해를 하지 못했다. 어느 드라마에서는 여자 주인공이 배달음식을 시키면서 남자구두를 현관에 놓는 장면도 남자들은 의아해한다. 남자들은 잘 모른다. 그러나 여자에게 말하면 바로 안다. 여자이기 때문에 겪는 공통의 경험이 있다. 

처음으로 공식 교육을 받은 여성들, 최초의 여성의사들, 여성참정권을 처음으로 요구한 여성들, 처음으로 스포츠 종목에 출전한 여성들..이 모든 이야기들에는 여성을 지지한 여성들의 힘들과 응원들이 있었다.

여성들의 활약들을 담은 이 책에서 원주민이어서, 흑인이어서, 그리고 무엇보다 여성이어서 차별받아온 역사적 사실에 우선 분개하는 마음이 컸다. 이중, 삼중의 차별들이 존재했으니 말이다. 이런 차별들을 이겨낸 뛰어난 여성들이 있었다는 것을 안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크다.

생물학적으로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열등하다는 여성혐오에서 나온 남녀차별의 시대에서 고군분투했던 여성선구자들 덕분에 지금의 이 자유를 누릴 수 있으니 이 시대에 살고 있는 '나'는 행운아이다. 그리고 여성의 인권이 인정받는 것이 대중화되는 현대 이전 위대하거나 남다른 업적을 가진 여성들에 대한 기록이 남성에 의해 씌여져 있는 것이 대부분일것이다. 따라서 편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이고 정확한 면들을 보려고 노력한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해녀가 맨처음 나와서 반가웠다. (우리나라 출판을 겨냥했나?)

p195 여자들은 모든 권리를 싸워서 얻어야 했다. 배움에 힘쓸 권리조차도

p249 로이스와 그녀의 팀은 자신들의 연구가 과학 연구로서만이 아니라 역사적 기록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았다. 바라건대, 그들 다음에 온 여자들은 그들보다 덜 힘들었을 것이고, 또 그들 다음에 온 여자들은 훨씬 덜 힘들었을 것이다.

p330 우리가 집에만 있으면 새로운 세대도 집에만 있겠죠. 우리가 다른 세대를 위해 문을 연다면 좋은 일일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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