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와 릴 이야기 : 우리 집에 놀러 올래?
줄리아 코퍼스 글, 서은영 그림, 최용환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멋쟁이 돼지 해리와 줄무늬를 좋아하는 생쥐 릴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랑스런 그림책이다.

책의 앞표지에는 미소를 띄며  걷고 있는 해리의 머리털을 잡고 방향을 가리키는 릴이 보인다. 경쾌한 발걸음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뒷표지에는 우리의 두 주인공의 사진이 소박한 액자 안에 들어있다. 벽걸이 시계와 함께.

면지를 처음 열었을 때는 '와~! 멋진 티파티를 하려나본데'라며  환성을 지르게 된다. 책을 넘겨서 읽다가 식탁위에 쌓인 해리가 좋아하는 간식들을 보고는 놀래서 다시 면지로 돌아왔다.

무심코 봤을 때에는 그윽한 커피향을 풍기는 아메리카노, 초코푸딩, 치즈케이크, 우유, 딸기잼과 핫도그 등이었다. 생각하는 대로 보이는것이 맞나보다. 그러나 사실은 튀긴 도마뱀과 집게벌레 사탕, 거머리 막대 과자, 오징어 케이크 ...였다.

하지만 내가 환호성을 질렀듯이 해리도 이 식탁을 보고 환호성을 지르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쥐 릴이 친구 해리를 집에 초대한다. 해리를 위한 간식 만찬을 준비하고서.

그런데 기다리는 해리는 약속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걱정이 된 릴은 해리를 찾아 나선다. 그 길에 만나는 양이 릴을 도와서 함께 간다.

사슴도, 까마귀도 안개를 뚫고 동행한다.

그런데 진흙탕 속에 빠져있는 해리를 발견하고 함께 힘을 합쳐 구해준다.

그리고 모두 함께 릴의 집에서 멋진 파티를 시작한다.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그림이 근사하다.

안개 속에서 어렴풋해지는 산과 나무, 동물들의 모습은 나도 함께 깊은 안개 숲속을 걷는 기분이 든다.

푸짐한 식탁이나 진흙을 털어내는 해리의 모습은 생동감이 넘친다.

그림을 보는 즐거움, 오래 찾아보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킁킁, 우물우물, 타닥타닥, 토닥토닥, 우적우적..반복되는 의태어와 의성어들은 즐거움을 더한다.

릴과 함께 갔던 양과 사슴, 까마귀가 각자 자신이 보았던 해리의 부분적인 모습만을 기억하고 각각 다른 이름을 붙힌다.

그것이 해리임을 생각하지 못하는 모습도 책을 읽는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면 의미있을 것이다.



저자의 첫 번째 그림책이라서 더욱 관심이 갔다.

아마도 이 예쁘고 풍성한 책이 시리즈로 계속 나오지 않을까 바라며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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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렇게 아픈데, 왜 그대는 그렇게 아픈가요 - 시가 먹은 에세이
김준 지음 / 글길나루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에세이를 즐겨 읽는 편은 아니다. 밑도 끝도 없는 감상과 매끄럽게 지속되는 글들이 어떤 때는 너무 피상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시인으로 알려진 작가의 시집도 읽어보지 못했다. 아련하고 깊은 느낌을 주는 책의 표지를 한참 들여다 보다가 책을 펼쳤다.

오랫만에 읽는 에세이집을 어제 밤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새벽 2시까지 읽었다. 그리고 아침에 다시 마저 끝냈다.


5살 어린 소년이 맞은 엄마의 죽음은 마음이 아파서 글을 눈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엄마의 이야기, 할머니, 처음으로 누나라고 불렀던 여공, 아버지, 그리고 함께 산에 가기를 원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들이었다.

그들의 죽음과 이별, 그것들을 대하며 무엇이라고 이름붙히기도 힘겨운 감정들과 처연하게 맞서는 모습을 5살 소년은, 고등학생이고 대학생이 되는 그 소년은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어린 아이가 겪어내고 있는 시련이 너무 생생해서 가슴 한복판이 먹먹하고 내내 얼얼한 채 읽었다.

맑은 마음과 자존심으로 마치 콩쥐팥쥐 속에 등장하는 듯한 새어머니를 견뎌내는 것을 보며 이런일도 실제 있구나 싶었다.

"내가 갖지 못한 많은 것 중에서 제일 부러운 엄마란 이름이 내겐 보고픔으로 오늘도 고여서 비가 되려나 보다.(21쪽)"

아이는 시인이다. 아마도 시인이어서 견뎌낼 수 있었을거다.


햄버거 가게의 지배인이었던 그녀가 산에서 돌아오지 못하게 된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아, 이건 정말 너무하는구나..'라는 말이 나왔다.

많은 단어가 계속해서 반복된다. 아프다, 슬프다, 눈물이 난다, 보고싶다, 사랑한다, 버린다, 운다....

작가의 마음속이 그대로 드러나는 말들, 계속해서 쓸 수 밖에 없는 말들이다. 달리 무슨 말을 쓸 수 있을까, 그나마 이런 말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깊은 곳에서 길어내는 문장들, 생소한 문장들이 물처럼 바람처럼 흐르고 흘러나간다.

흘러나가게 내버려 두다보면 중간 중간 시를 만나고 다시 슬퍼진다.

이렇게 착하고 아픈 사람을 또다시 어이없게도 100일이 넘는 조사를 받게하고  재판정에 세운다. 가둔다.

답답하다. 카프카의 '소송'이 떠오른다. 부조리하다. 문학보다 삶은 더 부조리하다.

'모은다'에서는 그가 모으던 우표, 동전, 신발, 영화, 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내가 좋아하던 영화 'if only'가 반갑다.

특히 인상깊은 구절을 발췌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 줄 한 줄이 아름답고 깊은 여운을 남긴다.


작가의 진심이, 과장하지 않았지만 반복할 수 밖에 없는 진심이 가득 베어 있어서 그런것 같다.

책을 읽으며 마음이 아팠지만 마지막에는 그러한 슬픔조차 해소되고 마음이 깨끗해지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된다.

올곧은 마음의 힘인것 같다.

그가 이제는 슬픔 없이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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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재미있는 도서를 만드는 황금가지 입니다.

출간도서, <셜록홈즈: 모리어티의 죽음>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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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당첨자 리스트 (5명)


mazinga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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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는 6월 24일 발송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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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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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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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판으로 처음 읽었던 '멋진 신세계'를 이렇게 완역본으로 만나게 되어 설레이면서도

기뻤다.

먼저 깔끔하고도 상징적인 표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헉슬리에 빠져있던 나의 청춘의 어느 시기가 어렴풋이 떠오른다.'멋진 신세계', '연애 대위법', '가자에서 눈이 멀어'를 연달아서 찾아 읽던 여름. 몽환적이면서도 근사한 헉슬리의 문체와 때론 논문을 읽는 듯 지적인 명징함은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한때를 만들어냈다.

미래 사회를 예견한 작품으로써 이미 현실화 된 것들도 있을 만큼 실제성과 정교함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는 '설마 이렇게 되지는 않겠지' 하는 불안감을 갖게 한다.

잔인하고도 비인간적인 조절을 만인을 위한 선으로 합리화시키는 사회는 서글프면서도 씁쓸하다.


모든것이 통제되고  관리되는 세계의 묘사들은 차갑고 깔끔한 미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전에는 겨우 한 명이 자라났지만 이제는 96명의 인간이 생겨나게 만든다. 그것이 발전이다.(34쪽)"

하나의 난자에 96명의 인간이라는 발전의 무서운 정의를 교육한다.

그 중에서도 체외생식과 가족의 해체, 신 파블로프 습성 훈련, 수면중에 자신도 모르게 세뇌당하는 최면 학습, 죄의식 없는 성적 방종, 반 그램짜리 정제 두세 알이면 모든 불쾌함이나 감정의 부정적 과잉을 해결해주는 소마(사람들은 인성의 절반쯤은 병 하나에 넣어가지고 다닐 수 있어요. 눈물 없는 기독교 정신-소마가 바로 그것이죠.359쪽)등은 비뚤어진 만화경이 계속해서 회전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가속화된다.


그에 반하여 보호구역인 말파이스에서 태어난 야만인(으로 불리는) 존은 또 하나의 축을 이룬다.

존의 시선으로 발견하는 멋진 신세계의 비인간적인 진면목은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난 안락함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신을 원하고, 시를 원하고, 참된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하고, 그리고 선을 원합니다. 나는 죄악을 원합니다....(중략)나는 불행해질 권리를 주장하겠어요.(362,363쪽)"

존의 선택은 끝까지 그의 뜻을 지켜줄까?


16장의 통제관 무스타파 몬드와 야만인 존과의 대화는 작품의 주제들을 관통해서 설명해주는 듯하다. 

셰익스피어 작품속 대사들이 연이어 존의 말로 녹아들어 재현되는 것은 아름다우면서도 깊은 의미를 전달해 준다.

멋진 신세계는 진실로 멋진 세계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서 누구나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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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김영주 글, 이우정 그림 / 파란하늘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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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년, 3월이 되면 삼일절 행사를 접하면서 한 번쯤 다시 돌아보게 되지만,  3.1 만세운동과 그 정신에 대해서는  일상적으로 스쳐지나가게 되는것이 사실이다.

처음에 이 책을 만났을 때에는 어린이들에게 삼일 운동 정신을 알려주기 위해서 어린이 주인공을 등장시켜 공감할 수 있도록 한 동화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작가의 말에서 실제로 여러 마을에서 어린이들이 스스로 만세운동을 했다는 게 역사적 기록으로 남아 있다(6쪽)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열한 살이 된 주인공 새순이의 눈으로 만세운동, 그 날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게 된다.

일본의 침략으로 평화롭기만 했던 마을에는 토지조사사업 등 갑작스럽고도 억울한 일들이 이어진다. 삼일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새순이 아버지와 마을의 어른들, 어른들의 걱정 때문에 비밀리에 모임을 진행해가는 학생들의 참여는 자부심을 갖게 한다.

독립선언문은 그 당시의 언어로 실려있고 다시 한번 해석을 해주는데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뭉클함을 느낀다.

비폭력 평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무참히 총격을 가했던 침략자들.

하지만 그 후에도 사람들은 앞산으로 피신해 밤마다 횃불을 들고  산 위에서 만세를 불렀으며  어린이들이 자발적으로 만세운동을 진행했다니 새롭게 배운 사실이었다.


부드럽고 따스하지 못했던 어머니, 스러져간 사람들을 보며 울먹이는 새순이에게 '뚝그쳐!'라고 투박하게 말하고 마는 어머니의 모습. 그러나 "뚝 그쳐. 민들레는 안 죽어. 뿌리가 살았으니 내년에 다시 필 거야(138쪽)."라는 말 속에서 강인한 믿음과 자존심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을의 풍경과 사람들의 복장, 인물의 표정이 살아있는 삽화도 이야기에 더욱 집중하도록 도와준다.

긴장감 넘치며 사실적인 대화체 문구들은 읽으면서 내내 시대의 아픔과 애타는 감정들을 생생하게 느께게한다. 

이야기를 쓰면서 많이 울었다고 하는 저자의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많이 읽어보고 그 날의 정신을 꼭 기억하고 간직했으면 한다.

우리 역사가 강조되는 요즘에 읽어야 할 교과서 속의 내용, 문제집 속의 풀이가 아니라 내면으로 다가서는 역사의식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른들도 아이와 함께 읽고 마음을 나눈다면  더욱 의미있고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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