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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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판으로 처음 읽었던 '멋진 신세계'를 이렇게 완역본으로 만나게 되어 설레이면서도

기뻤다.

먼저 깔끔하고도 상징적인 표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헉슬리에 빠져있던 나의 청춘의 어느 시기가 어렴풋이 떠오른다.'멋진 신세계', '연애 대위법', '가자에서 눈이 멀어'를 연달아서 찾아 읽던 여름. 몽환적이면서도 근사한 헉슬리의 문체와 때론 논문을 읽는 듯 지적인 명징함은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한때를 만들어냈다.

미래 사회를 예견한 작품으로써 이미 현실화 된 것들도 있을 만큼 실제성과 정교함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는 '설마 이렇게 되지는 않겠지' 하는 불안감을 갖게 한다.

잔인하고도 비인간적인 조절을 만인을 위한 선으로 합리화시키는 사회는 서글프면서도 씁쓸하다.


모든것이 통제되고  관리되는 세계의 묘사들은 차갑고 깔끔한 미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전에는 겨우 한 명이 자라났지만 이제는 96명의 인간이 생겨나게 만든다. 그것이 발전이다.(34쪽)"

하나의 난자에 96명의 인간이라는 발전의 무서운 정의를 교육한다.

그 중에서도 체외생식과 가족의 해체, 신 파블로프 습성 훈련, 수면중에 자신도 모르게 세뇌당하는 최면 학습, 죄의식 없는 성적 방종, 반 그램짜리 정제 두세 알이면 모든 불쾌함이나 감정의 부정적 과잉을 해결해주는 소마(사람들은 인성의 절반쯤은 병 하나에 넣어가지고 다닐 수 있어요. 눈물 없는 기독교 정신-소마가 바로 그것이죠.359쪽)등은 비뚤어진 만화경이 계속해서 회전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가속화된다.


그에 반하여 보호구역인 말파이스에서 태어난 야만인(으로 불리는) 존은 또 하나의 축을 이룬다.

존의 시선으로 발견하는 멋진 신세계의 비인간적인 진면목은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난 안락함을 원하지 않습니다. 나는 신을 원하고, 시를 원하고, 참된 위험을 원하고, 자유를 원하고, 그리고 선을 원합니다. 나는 죄악을 원합니다....(중략)나는 불행해질 권리를 주장하겠어요.(362,363쪽)"

존의 선택은 끝까지 그의 뜻을 지켜줄까?


16장의 통제관 무스타파 몬드와 야만인 존과의 대화는 작품의 주제들을 관통해서 설명해주는 듯하다. 

셰익스피어 작품속 대사들이 연이어 존의 말로 녹아들어 재현되는 것은 아름다우면서도 깊은 의미를 전달해 준다.

멋진 신세계는 진실로 멋진 세계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서 누구나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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