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 Z 인문학 - 디지털 네이티브를 위한 교양 수업
김성연 지음 / 서사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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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대부분의 편의를 디지털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 디지털 기술은 비교적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고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편의를 누릴 방법을 아는 만큼 디지털 기술을 누림으로써 수반할 수 있는 수많은 문제에 관해 윤리적으로 고찰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미숙하지 않은지 싶다.

이 책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고자 디지털 세대의 중심을 이끄는 Z세대(97~12년생)를 대상으로 감각적이고 읽기 쉽게 구성되었다.
디지털 세상에 존재하는 심리적 장치라든지, 디지털 세상에서 떠오르는 문제들이라든지(이를테면 사이버불링, 가짜뉴스 등), 디지털 세상의 윤리적 문제(정보 약자 디자인, 비건, 업사이클) 등을 단편적으로 다루며, 독자 스스로 현명하게 디지털 세상을 이용하기 위해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일깨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무엇보다 표지와 내지 디자인이 심플하지만, 감각적이라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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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할 거리

디지털,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나와 남의 일상을 빠르고 쉽고 내밀하게 공유할 수 있게 되었지만, 남과 나를 끝없이 비교하는 굴레에 놓이게 되었다. 쉬지 않고 쏟아지는 피드를 보다 보면 나를 제외한 모두가 너무도 잘 사는 것 같다. 게다가 독서든 뭐든 바쁜 일상을 사는 와중에도 사람들은 내가 하는 것 이상으로 자기계발을 해내고 있는 것 같다.
비교하면 끝도 없다고, 모두가 자신이 가장 빛나는 순간만을 골라 피드에 업로드를 한 것이라고 해도 다 잊고 울적해지는 건 금방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객관적인 분별력이 성인은 물론이고 청소년과 아동에게는 더더욱 치명적으로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분별한 정보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정보에서 오는 ‘보이는’ 것에 대한 박탈감에 휩쓸리지 않는 것도 그 이상으로 중요할 것 같다. 이를 위해서는 그저 디지털 세상의 기술에 익숙해지는 것만이 아니라, 디지털 세상에 편재하는 기술로부터 촉발하는 윤리적 문제 등에 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 최종 후기

본 도서는 이러한 생각할 거리를 아낌없이 준답니다.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 Z세대라면 꼭 한번 훑고 넘어가면 좋은 책이에요. 가볍고, 어렵지 않은 문장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가벼운 건 결코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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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엄숙한 얼굴 소설, 잇다 2
지하련.임솔아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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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여성 작가와 현대 여성 작가의 만남으로 한국 문학의 근원•현재•미래를 바라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시리즈 ‘소설, 잇다’.
첫 번째 잇다 시리즈인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를 미리 읽어보아 그런지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과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했으나 크게 주목 받지 못한 근대 여성 작가의 작품과, 현대에서 사랑 받는 여성 작가의 작품을 엮어 한 권으로 펴냈다.
여느 소설과는 다르게 생소한 근대 소설의 문체가 낯설기도 하면서, 그 새로운 느낌에 되레 매료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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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련 작가의 작품은 인물의 감정선이 참 섬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이야기 속 여성 화자들은 지하련 본인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게 아닌지 싶을 정도로 깊다. 인상 깊었던 지하련의 총 4개의 소설 중 2개를 꼽아 이야기하자면.

그의 첫 번째 소설 ‘결별’은 남편과의 결혼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형예라는 여성의 이야기이다. 그는 막 혼인을 마친 그의 절친한 친구 정희로부터 집에 놀러오라는 초대를 받는다.
소위 말하면 염장이라고, 이후 정희는 본인의 연애와 결혼까지의 이야기를 형예에게 말해 주었는데 형예는 그저 기분이 뒤숭숭할 뿐이었다.
여기서 여성의 우정은 보통 시기와 질투의 측면을 강조하는 단편적 시선으로 그려지곤 하는데, 형예가 정희에게 느끼는 감정을 복잡하게 서술한 점이 현실감 있고 좋았다. 좋은 남편을 만난 정희를 마냥 시기하지 않고, 한때 서로의 미래에서 함께하자는 약속을 했던 만큼 돈독한 사이였던 두 사람의 추억을 떠올리며 자격지심과 외로움을 느끼는 부분의 감정선이 참 섬세했다.

두 번째 체향초는 신념을 잃은 채 비굴하게 생을 이어가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설의 화자 삼희는 요양차 고향에 들르는데, 한때는 사회주의자로 자신의 신념을 불태웠으나 약해진 몸으로 인해 고향에서 소박하게 짐승과 나무를 키우는 자신의 오라버니를 마주한다.
이전과는 다르게 무력해진 오라버니의 모습에 안타까움과 동정을 느끼는 삼희. 오라버니가 친구인 태일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학하는 모습에 그를 향한 격려를 해 주어도 마음을 변화하게 만들 순 없었다. 결국 삼희는 떠나기로 한 날보다 조금 더 일찍이 고향을 떠난다, 마치 도망치듯. 여러모로 상실감에 씁쓸함이 느껴지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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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임솔아 작가의 바통으로 이어가는 ‘제법 엄숙한 얼굴’.

조선족 영애는 차별을 피하기 위해 한국인처럼 보이는 연습을 했다. 그러나 자신이 일하는 카페 사장 제이는 본인이 외국에서 겪은 인종차별에 대한 기억으로 인해 되레 영애에게 당당히 연변말을 쓰라고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온갖 사투리가 짬뽕된 말투로 말하게 된다.
권위자이자 지식인의 가해, 폭력을 견뎌내야 하는 상황에 대한 갑갑함과 피해자의 침묵, 고요한 절망. 위선적인 태도에 대한 회의를 담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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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임신 출산 육아 - 산부인과 의사 엄마와 한의사 아빠가 함께 쓴 임·출·육 완벽 가이드
박은성.이혜란 지음 / 카시오페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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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출산, 육아에 관한 궁금증을 한 권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한 생명이 잉태되고 세상의 빛을 보는 과정은 참 경이롭고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첫 아이를 세상과 마주 보게 하는 부모로서는, 처음이니만큼 더욱 우리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한 양질의 정보를 어디서 얻어야 하는지 큰 고민을 안고 있을 것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수많은 변수를 오롯이 받아들이겠다는 뜻이기도 하니, 최대한 많은 정보가 수록된 책에 눈이 가기 마련인데 바로 이 책이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이 책이 믿음직한 이유는 저자가 부부 의료인이라는 점이다. 엄마는 산부인과, 아빠는 한의사 출신으로 한방과 양방을 아우르는 탄탄한 정보력에 신뢰가 간다. 또한, 저자는 무려 네 명의 아이를 낳고 키운 경험이 있다. 이론과 경험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라 이 책은 더욱이 실전 경험이 녹아든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은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지만(파릇한 대학생), 그간 막연했던 임신, 출산, 육아에 관한 내용을 이 책을 통해 한 번 쓱 살펴보았을 뿐인데도 이 모든 과정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나 또한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성숙한 성인으로서 한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부모라는 존재와 책임은 엄청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앞서 책의 저자 중 한의사 아빠가 함께했다고 언급했는데, 각 내용의 파트가 끝날 때마다 본 책의 주제와 관련한 한의학 지식도 깨알같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 좋았다. 예를 들어 어릴 때 한약을 먹이면 아이가 살이 찌는지 등 이렇듯 한의학과 관련한 내용도 있다.

이 책은 총 3파트인데 3파트인 육아 부분이 책의 반절을 차지하고 있다. 읽어보면서 임신과 출산의 다음인 육아부터가 정말 본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구나 싶었다. 또한, 아이들이 이렇게도 자주 아플 수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열이 난다든가, 소화기에 문제가 있다든가, 호흡기에 답답함을 느낀다든가 정말 다양하게 아프기 때문에 때와 상황에 맞는 올바른 대처법을 확실히 숙지하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 책은 이러한 상황으로부터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매뉴얼을 제시한다.

에필로그 이후 부록도 알차다. 아이의 시기별 신체 발달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 가령 몇 개월부터는 어느 부분이 어떻게 발달을 하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참고문헌까지 해서 총 419쪽의 두툼하고 알찬 책이었다. ♥
읽으세요! 부모가 되기 전 최고의 공부 지침서, 이미 부모가 된 이후라 하더라도 더욱 훌륭한 부모가 되기 위한 최고의 공부 지침서가 되어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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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빅
머리사 멜처 지음, 곽재은 옮김 / 스튜디오오드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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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미국에서는 최고의 다이어트 기업이라고 꼽히는 기업 ‘웨이트워처스’의 역사와 그의 창시자 ‘진 니데치’의 삶, 나아가 미국의 유명 잡지 등에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하는 글을 기고하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이 책의 저자인 ‘머리사 멜처’가 웨이트워처를 이용하며 겪고 느꼈던 솔직한 다이어트 에세이를 담은 책이다.

뒤룩뒤룩하게 몸을 뒤덮은 살로 인해 골치를 앓은 경험이 있는 독자에게는 상당한 공감을 불러일으킬 이야기가 다수 들어있다. - 의자에 앉았을 때 퍼진 허벅지살을 보고 이만큼만 잘라내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거나, 두툼하게 접히는 이중 턱과 뱃살을 도려내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다면…
※ 책에서는 다이어트를 하면 감내해야 하는 것, 과체중인 여자로 산다는 것 등 다이어트를 주제로 여러 방향의 융합적인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이 책은 다이어트를 종용하지도, 비만한 몸을 무조건으로 수용하지도 않는다. 다이어트에 성공하여 드라마틱하게 외적으로 변한 삶에 대해 찬양하는 것도 아니다. 저자의 큰 성공담도, 실패담도 아니다. 무언가 확실한 정답이 있는 책도 아니다. 다만… 각자의 몸에 맞는 건강한 다이어트란 과연 무엇일지에 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고 느낀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부분은 모든 사람의 몸은 저마다 유전자, 호르몬의 농도가 제각각일 것이라 누구는 다이어트가 더 쉽거나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까닭에 각자 출발선이 다를 수가 있음에도, 그저 단편적으로 다이어트에 실패한 사람을 의지박약에 게으른 존재로 간주하는 일이 꽤 빈번하지 않은가. 비만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에서…
날씬한 몸이 되기를 거부하고(어쩌면 포기하고), 비만한 내 몸도 사랑하자는 취지의 마인드나 운동이 사실은 거북한 부분이 있었다. 그건 그저 자기합리화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자도 비슷한 생각을 한 듯하다.
내 몸에 대한 그냥 어떠한 생각도 평가도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책 속 저자의 생각이었는데, 나도 그 부분이 마찬가지로 공감이 됐다.
※ 그냥 몸에 대한 어떠한 평가도 없이 그저 ‘내 몸’일 수는 없는 걸까. 참으로 모순적이고 여러모로 복잡한 부분이다.

결론은 내 몸을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가혹하게 내 몸을 재단하거나 무조건 어떤 모습의 몸이든 수용하는 방향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내 몸에게 때론 혈관에 죄스러운 맛있는 음식을 먹여주되, 심히 맛없지만 건강한 음식도 골고루 먹여주며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건강한 다이어트 방식을 고민하게 하는 점과 더불어, 최근까지 신나게 인스턴트 음식과 배달 음식을 맛있게 시켜 먹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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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 삶, 사랑, 관계에 닿기 위한 자폐인 과학자의 인간 탐구기
카밀라 팡 지음, 김보은 옮김 / 푸른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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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산 지 5년째 되던 해, 이 책의 저자 카밀라 팡은 생각했다.
‘나는 엉뚱한 행성에 착륙한 게 틀림없어!’

자폐스펙트럼장애와 ADHD를 가진 카밀라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이해하고 처리하는 것이 남들보다 어렵다.
세상을 필터 없이 보거나, 직설적으로 말하며,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과 언어를 일삼기도 한다.

좌절에 빠진 카밀라에게 희망을 건넨 건 바로 과학이었다. 일곱 살 때 삼촌의 서재에서 발견한 새로운 세계! 그간 카밀라가 이해할 수 없었던 세상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드디어 생애 처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나게 되었다.

카밀라는 과학의 언어를 통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기 시작했고,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를 얻어낼 수 있었다. 이 책은 카밀라가 과학을 통해 이해한 세상에 대한 경험을 담은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챕터는 총 11개로, 머신러닝, 생물화학, 열역학, 빛, 파동설, 분자동역학 등 다양한 과학 원리를 통해 세상을 살아가고 인간을 이해하는 법을 담고 있다.

별생각 없었던 인간의 행동 양식을 과학적으로 파고들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렇게 전문적이고 세밀한 접근을 통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얻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과학에 대한 저자 카밀라의 사랑과 열정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또한, 이 책은 실패와 다름을 두려워 않는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격려하며, 저자처럼 내가 별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하며 세상의 이방인이 된 것만 같은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파트 3의 ‘무질서하게 질서 정연한 사람’. - P.84 내 나름의 방식으로 방 정리를 했는데, 방 좀 치우고 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면 누구든 공감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잘 정돈된 상태에 대한 개념은 사람마다 제각각 다를 테다. 조화로운 관계를 위해서는 각자가 보는 정돈된 세계를 존중하며, 서로의 질서 감각을 이해하고 공감하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부분으로 이야기가 결론이 지어져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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