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 1차 세계대전 때 사용된 Helmet들의 사진을 모아둔 사진집이다. 제 1차 세계대전 때 사용된 Helmet이라고 해보았자, 독일 Pickelhaube, Stahlhelm, 영국 Brodie Helmet, 프랑스 Adrian Helmet 등의 사진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사진집이기 때문에 Helmet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기대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도 이 책은 진품-위품 감정을 위한 사진을 제공할 뿐, 자세한 Helmet의 역사를 읽고 싶으면 <The History of the German Steel Helmet 1916-1945>, <Steel pots>, <Helmets and Body Armour> 등을 참고하라고 말한다.
현재 밀리터리숍, 경매시장 등에서는 가짜 Helmet들, 특히 가짜 독일군 Helmet들이 범람하고 있다. 특히 구소련과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이 붕괴하면서 생활이 어려워진 동유럽 주민들이 가짜 독일군 Helmet과 철십자 훈장 등을 직접 생산해 판매하면서 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독일군 Helmet과 훈장은 이들의 단골 타겟이다. 그 밖에 소련군 훈장도 이들의 타겟이 되기도 한다.) 필자도 라트비아에서 의외로 싼 값에 팔리는 독일군 Helmet을 보고 구입했다가 나중에 위품인 것을 알고 후회한 적이 있다. (라트비아는 이런 위품들을 많이 제조하는 국가로 유명하다. 실제로 해외의 모 밀리터리 콜렉터 커뮤니티에서는 진품-위품을 판정하기 전에 라트비아에서 판매된 제품은 95% 이상 위품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며 영국군이나 프랑스군 Helmet의 사진도 도움이 되었지만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은 역시 독일군 M16 helmet 시리즈의 사진과 오스트리아군 Berndorfer helmet 사진이다. 잘 촬영된 독일군 M16 helmet 사진들을 보면 초보자들도 쉽게 진품-위품을 감별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는 이런 M16 helmet 사진이 실려 있다. 위품은 직접 보면 그 차이가 확연하다.
위 사진은 독일 이베이에서 진품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대표적인 위품이다. 위의 위품은 위품 중에서도 제일 흔한 Duck type이라고 불리는 type으로 비교적 구분하기 쉽지만 많은 순진한 콜렉터들이 속아 넘어간다. 아까 위에서 본 진품 M16 helmet에 비해 visor(helmet 제일 앞 부분)가 긴 것이 Duck type의 특징이다. 그 밖에 자주 나오는 위품으로는 visor와 dome(helmet 제일 꼭대기 부분) 사이의 곡선이 매끄럽지 않은 것, neckguard(helmet 제일 뒤에 목을 덮고 있는 부분)의 길이가 너무 긴 것 등이 있다. 이 책을 유심히 보아도 대부분의 위품들을 감별해 낼 수 있다. (다만 최근에 위품 생산자들의 기술이 발달해 외관만으로는 구분이 안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경우 도색 상태를 통한 추정이나 Liner(Helmet을 머리에 쓸 때, 머리에 접촉되는 보호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오스트리아 Berndorfer Helmet(위 사진 참고)은 1917년에 처음 도입되어 일부 오스트리아군이 사용했으며 널리 사용된 Helmet이 아니기 때문에 매우 보기가 드문 Helmet이다. (특히 Plate가 착용된 Berndorfer Helmet은 전체 Berndorfer Helmet의 단 3%, Berndorfer Helmet 자체도 흔치 않은 Helmet인데 그 중에서도 드물어 사진 자체도 보기 힘들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Berndorfer Helmet의 사진들을 제공하고 있다. Plate가 착용된 상태의 Helmet 사진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워낙 드문 형태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하지만 이 책은 다양한 독일군 Helmet의 사진과 연합군 Helmet들의 사진, 그리고 Berndorfer Helmet 같은 희귀 Helmet의 사진까지 제공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Helmet 수집가라면 소장할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