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고학 강의
한국고고학회 엮음 / 사회평론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그 동안의 한국 고고학 연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구석기 시대부터 통일신라, 발해까지를 서술하고 있으며 짧게나마 고려, 조선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한국 고고학 강의"라는 거창한 이름에 비해서 부족한 점이 꽤 눈에 많이 띤다.

 

1. 설명이 너무 짧다.

약 500쪽 분량으로 구석기시대부터 조선까지 한국 고고학이 해놓은 연구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실 신라에 대해서 써도 1000쪽은 가볍게 넘기는데 겨우 500쪽 분량만으로 한국 고고학을 개괄하고 있으니 "설명"이라기 보다는 "나열"에 가깝다. 이 책은 아직 고고학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학생들과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만큼 설명은 자세해야 한다. 아직 "고고학적 해석"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덤이나 저습지에서는 드물게 목기와 칠기가 발견되며 특히 다호리 유적에서는 각종 목기, 칠기, 유기질 유물과 더불어 밤, 감, 율무 등이 발견되었다. 늑도와 양산 평산리 유적에서는 불에 탄 쌀, 보리, 밀, 콩, 밤 등이 출토되었다." -Page 222.

 

와 같이 "A에서 B가 발견되었다. C인 걸로 추정된다. D에서 E가 발견되었다. F가 추정된다." 식의 문장 반복은 고고학에 익숙치 않은 학생과 국민들이 고고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고고학적 발견을 넣되 이에 대한 해석도 좀 더 자세히 넣었어야 했다.

 

2. "판단명제"와 "추측명제"는 많은데 비해 그것들을 뒷받침하는 "근거명제"가 적다.

"신석기시대 유적에서 조가 흔히 발견되지만 그렇다고 신석기시대를 조 재배가 중요했던 농경경제사회라고 규정하기는 어려우며...(생략)"   -Page 66.

 

"통영 연대도에서는 신석기시대의 공동묘지가 확인되었는데, 토기나 석기, 장신구 등의 부장품을 볼 때 피장자 사이에 신분 차이가 있었던것 같지는 않다." - Page 73.

 

저자들은 왜 조가 흔히 발견되었는데 신석기시대에 조 재배가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저자들은 어떤 부장품을 보고 통영 연대도의 공동묘지에서 피장자 사이에 신분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는가?

이 책에는 저자들은 "판단명제"와 "추측명제"를 많이 쓰고 있는데 왜 그렇게 판단, 추측했는지 그 근거가 되는 "근거명제"를 많이 안 쓰고 있다. 근거 명제가 없기 때문에 독자들은 그저 저자가 말하는 것을 곧이 곧대로 믿으며 주입식으로 책을 읽을 수 밖에 없다.

차라리 그 근거들에 대해서 참고가 될 수 있는 자료들을 써 놓기라도 했으며 도움이 되었겠지만 참고자료들도 한 챕터 끝나고 그냥 나열해 놓았기 때문에 어느 참고자료에서 그 내용을 찾을 수 있는지 알기 어렵다.

 

 

 

이상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아쉬운 점이었다. 책 한권으로 "한국 고고학"을 소개하기 보다는, 비록 일부분 밖에 소개 못하겠지만 "백제 고고학"이나 "신라 고고학"을 서술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지는 못했어도 한 마리 토끼는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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