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터 좀 빌립시다 문학동네 시인선 55
이현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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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고아가 된 것처럼 느껴질 때,
삶이라는게 목에 가래가 낀 것처럼 답답하게 느껴질 때, 라이터와 이 시집을 빌리고 싶다

죽은 친구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순간 느낀다.
생(生)에 너무 많은 주석들이 붙었다고.
-36쪽-

삶보다 가까운 데서 차오르는 슬픔에 배가 부를 때, 생이 가장 쉽다. 사(死)는 건 그 다음이다.
-47쪽-

혼자 남아..... 지나온 시간 어디에다 비유해도 좋을
친구들이 남기고 간 술을, 훌짝이고 있을 때
약속이나 했다는 듯이 누군가 앞자리에 털썩 주저 앉으며

"살아보라고, 살아보라고.... 그래서 살아보려고, 살아보려고... 형씨에겐 살아서 봐야 할 게 있습니까?"

우리는 신(神)이 이 세상에 흘려 쓴 낙서라는 걸, 서로 한 눈에 알아보았고

-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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