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읽는 인문학 수업 - 나이가 든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영민 외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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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분기점을 지날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나의 모습을 만난다. 어느샌가 사회와 타자가 요구하는 모습이 나도 모르는 사이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이때 새롭게 발견하는 나의 모습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나를 읽는 인문학 수업》은 다양성이 심화된 시대에 새롭게 나를 정의하고 나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책이다. 나에 접근하고 이를 탐구하는 데 익숙한 심리학뿐 아니라 기존에는 잘 다뤄지지 않았던 교육학, 문예학, 지리학, 언어학 등 나를 읽는 새로운 시각을 전한다. 어떻게 나를 발견하는 여행을 떠날 수 있는지, 인생의 변곡점마다 드러나는 새로운 나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기후위기 시대에는 어떠한 나가 필요한지, 한국이란 틀 안의 내 모습은 타인에게 어떻게 비춰질 수 있는지, 이렇게 다양한 나에게서 도망칠 경우 어떠한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등 자기 자신을 ‘하나의 나’가 아니라 ‘다양한 나’로 이루어진 존재로 바라보고, 살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나의 모습과 기존의 나를 융화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오스트리아 철학자 이졸데 카림은 “인간은 곁에 누가 있느냐 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끝없이 자신을 재구축한다. 이제 우리는 매일 다르게 살 수 있고,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살면서 우리는 낯선 나의 모습을 계속 만나게 된다. 이때 새로운 나를 받아들인다면 더 이상 인생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다르면 다를수록 아름답다.

<인터넷 알라딘 서점>



지리학, 심리학, 문예학, 언어학, 교육학

'나'를 읽는 다섯번의 시간

인생이 던지는 모든 질문의 답에는 결국 '나'가 있다.

요즘 유행하는 성격유형검사 MBTI는 '수호자' '사업가' '변론가' 옹호자' 등 사람의 성격을 16가지로 나눈다.

그러나 모든 옹호자 내면에는 수호자가 있을 수도, 변론자가 있을 수도 있다.

다양성 자체가 나의 고유한 특성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나의 다양성을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

지라학자는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과의 만남이 이어지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하라고 제안한다.

심리학자는 주요 생애사건을 맞딱뜨릴 때마다 새로운 나의 모습이 드러난다고 말한다. 문예학자는 자연에서, 언어학자는 일본과의 비교에서 만날 수 있다고 알려준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얼굴을 내미는 낯선 나의 모습을 수용할 방법이 <나를 읽는 인문학 수업>에 들어 있다. '나'는 다르면 다를수록 아름답다.

<나를 읽는 인문학 수업>

"세상에 나쁜 날씨란 없다. 서로 다른 종류의 좋은 날씨만 있을 뿐"이라는 존 러스킨의 말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를 당연히 좋아한다. 그런데 '좋아 하는 거'것과 '좋은' 것은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가령 날씨가 늘 쾌청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주민들을 생각해보자. 그들은 우리와는 다르게 비가 오는 날씨를 참 좋아한다. 특히 비가 많이 내리는 곳에서 살았떤 한국 교민들의 경우 더욱 그렇다. 지중해성기후의 쾌청한 하늘이 매일 이어지다가 여름이 끝나는 10월쯤 비다운 비가 처음 내릴 때, 한국 교민들은 그 비를 만끽하며 추억에 젖곤 한다. 어떤 장소에 사느냐에 따라 좋아하는 날씨가 달라지는 것이다. p52


그 가능성을 붙잡는 주체성이 새로운 나를 만나게 해준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것은 구체적인 삶의 경험과 동떨어진 형이상학적 탐색이 아니다. 실패하고 차이고 깨지는 구체적 사건을 겪으면서 낯설게 만난 나에게, 찬찬히 말을 건네고 표정을 들여자보고 하고 싶은 이야기르 편히 할 수 있게 해주면서 알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깨진 현실에서 불쑥 튀어 나온 나는 살아오면서 부모도 친구도 배우자도 만나지 못했던 모습일 수도 있다. 마치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또는 하이드 내면의 지킬 박사처럼 지금까지 알고 있던 나와는 전혀 닮지 앟을 수 있다. 이런 낯선 나 자신에게 손을 내밀고 받아들이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p70

그러나 기억하자! 이제까지 자동 반사적으로 회피하거나, 억압했던 나를 마주하려는 용기를 내지 않으면 근사한 '나'가 되려는 모든 노력은 쉽게 찢어지는 포장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접근금지 팻말을 세워두고 단절된 자신을 만나지 않으면 나답지 않은 느낌, 광대로 사는 것 같은 공허한 슬픔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p92~93


지금은 자신이 사는 지역과 공간을 넘어 다양한 자극을 경험할 수 있는 대상이 되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하나의 언어만을 사용하는 사람도 급격히 줄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 살아 있는 사람들과의 접촉과 개방된 마음으로 스스로와 세상을 바라보는 유연함이 중요하다. 고정되고 안정된 '나'가 아닌, 변화하면서도 그 변화를 즐길 줄 아는 '나'가 필요한 시대다. 한국과 일본사이에는 정치적으로나 역사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많지만 나를 위해서 서로의 차이를 발견하고 서로의 단점을 극복하고 다가가야 하는 이유다. p196

"나는 완성이 아니라 끊임없는 발견의 대상이다."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살고 있는 당신을 위한 자기발견의 인문학

'나를 읽는 인문학 수업'

김씨의 직장이 경영악화로 문을 닫는 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한편으론 '이제 내가 다시 일할 때가 되었군'하며

재취업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를 핑계로 3년여를 쉬었으니

이력서도 재정비해야했고

나이도 앞자리 숫자가 바뀌었으니

마음 가짐도 달리해야 했다.


처음 몇일은 도무지 이력서를 넣을 만한 업체가 없었고

그 뒤로 열 곳 남짓 이력서를 전송했지만

아직 연락 온 곳은 한 곳도 없다. ㅠ.ㅠ

그러면서 드는 생각

사춘기이후부터 끊임없이 내게 했고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한 질문

'나는 누구인가?!'...

그나마 다행인 건 휴직전 근무하던 학원에서 저녁강의를 해달라는 연락이 왔고

김씨의 회사도 붙여놨던 폐업공지를 떼고 정상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나이가 60대 전후의 삶을 진지하게 생각하기 딱 좋은 나이의

지리학, 심리학, 문예학, 언어학, 교육학 교수 다섯명이 집필했다는 이 책은

젊은 날의 과도한 열정은 없지만 다행히 아직은 뭔가 하고 싶은 내게

많은 공감과 다시 열심을 내고 싶다는 용기를 주었다.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사치가 아님을...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것들을 경험하며 매력에 빠질 뿐 아니라

낯선 것들을 만나 헤쳐나가는 과정을 좋아하는 나였음을...

이제까지 자동 반사적으로 회피하고 억압했던 나를

용기있게 마주하고 나답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하루하루 건강하게 살아가자.


고정되고 안정된 '나'가 아닌,

변화하면서도 그 변화를 즐길 줄 아는 '나'로....

다른 사람들의 정신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잘 살피지 않았다고 해서 사람이 불행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자신의 정신의 움직임들을 주의 깊게 잘 살피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불행해지게 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현대지성,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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