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안에는 많은 것이 들어 있다. 맑음, 정의, 선의, 동정, 바름도 있지만 욕망, 악의, 질투, 폭력성, 치졸함, 비겁함, 두려움도 ‘같이‘ 있다. 어느 정도는 우리 모두 가지고 있는 것들이다. 아직도 나는 그가 누구인지 모른다. 다만 믿어지지 않는 일을 믿지 않을 자유가 내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겨우 생각할 뿐. 믿을 수 없는 일을믿지 않기로 하고, 지금까지 종종 않을 뿐이다. 않는 이유도 모르면서. 믿음은 얼마간 어리석어서, ‘거짓‘ 믿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 P100
결국 행복은 ‘바라는 게 없는 상태다. 소소한 창작에 몰두하거나 고요한 내면을 돌보기 위해 시선을 자기 내부로 돌리는 일이다. 우리는 작은 행복을 잊고 살다, 일상이 비틀어질 때에야 비로소 ‘진짜 행복‘을 생각해보는지도 모른다. 평생 ‘큰 행복을 찾아 헤매는지도 모른다. 그런 건 없다. 큰 행복이란 것. 행복에게 덩치가 있다. 면 분명 아주 작을 것이다! 눈 밝은 사람만 찾을 수 있을 만큼바라는 게 없는 사람은 꿈과 희망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에게, 세상에게 바라는 게 없는 사람이다. 바란다면 오직 스스로에게만, ‘신실하게‘ 바랄 것. 무엇보다 행복은 ‘바라기‘보다 ‘찾기‘에 가깝다. 찾아내고 감사하기. 이 지독한 감기에서 놓여나면, 다시 행복일기를 써야겠다. 매일매일 쓸 테다. 우선 콧물을 흘리지 않는다고, 열이 나지 않아 행복하다고 써야지. - P104
사람을 진짜 움직이는 건 조리 있는 주장, 지상 명제를 증명하는 논증이 아닐지 모른다. 그보다는 어떤 진심, 감정에 호소할 때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노사문제, 남북문제, 가족문제, 연인문제도 논리와 이성만으로 해결하려 하면 답이 없다. 논리와 이성은 저울과자, 칼과 같이 등장하니까 재고 자르고 버려야 하니까. 그러나 상대에게 성토하는 마음, 자기 진심‘을 들고 간다면? 서로의 이해뿐 아니라 감정까지 헤아리려 한다면? 들을 준비가 충분히 되어있다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감상적인 생각인가? 맞다. "하지만 첫걸음을 내딛는 거죠."(존 버거) 당신의 귀를 믿고 싶으니까. 당신의 귀는 끝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은 무엇이니까. - P134
몸을 달래야 한다. 몸 없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므로. 생각도 몸이 하는 거다. 다시 해보자고, 함부로 써서 미안했다고 몸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 내 눈치를 가장 많이 보아야 하는 사람은 나다. 지나치게 피로하다면 잠깐이라도 세상에 나밖에 없는듯, 나만 생각하며 사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그렇게 하기 어려울 게 뻔한, 어른일지라도.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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