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은 사과

(김혜순)

백 마리 여치가 한꺼번에 우는 소리
내 자전거 바퀴가 치르르치르르 도는 소리
보랏빛 가을 찬바람이 정미소에 실려 온 나락들처럼
바퀴살 아래에서 자꾸만 빻아지는 소리
처녀 엄마의 눈물만 받아먹고 살다가
유모차에 실려 먼 나라로 입양 가는
아가의 뺨보다 더 차가운 한 송이 구름이
하늘에서 내려와 내 손등을 덮어 주고 가네요
그 작은 구름에게선 천 년 동안 아직도
아가인 그 사람의 냄새가 나네요
내 자전거 바퀴는 골목의 모퉁이를 만날 때마다
둥글게 둥글게 길을 깎아 내고 있어요
그럴 때마다 나 돌아온 고향 마을만큼
큰 사과가 소리 없이 깎이고 있네요
구멍가게 노망든 할머니가 평상에 앉아
그렇게 큰 사과를 숟가락으로 파내서
잇몸으로 오물오물 잘도 잡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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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지식을 쌓는 매우 좋은 수단이지만, 책에서만 지식을 발견한다면 아주조금 아는 것이다. 만약 시야를 넓혀 주변 사람에게서도 배울 수 있다면 당신은 곁에존재하는 사람의 수만큼 성장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자연에서 무언가를 볼 수 있다면세상만물이 그대의 스승이 되어 깨달음을 줄 것이다. - P31

독서는 자신을 읽는 행위다. 아니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최고의 책은 나 자신이어야 한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고전은 바로 어제 보낸 나의 하루다. 그렇다면깨달은 자는 누구인가? 조언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천하는 삶은 쉽지 않다. 조언은타인의 일이지만 실천은 나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깨달음의 끝은 경청이다. 스스로 실천하는 자들은 결코 타인에게 조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스로해보았기에 실천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아서다. 그러므로 스스로 실천하며 깨달은 자는 말없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말하는 자는 모르는 자고, 경청하는 자는 깨달은 자다. - P42

나는 연암의 삶에서 독서를 끝낸 뒤에 자신의 지적 상태를 점검할 수있게 돕는 4단계 질문법을 찾아냈다.

1. 책을 읽은 후 나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
2. 외부로부터 내 마음속에 들어온 생각은 무엇인가?
3. 마음속에 있던 다른 지식과 연결되어 추가로 발생한 생각은 무엇인가?
4. 그렇게 얻은 생각으로 누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나?

4단계 질문법으로 생각을 정리하지 않으면 무엇이 나의 생각이고, 무엇이 타인의 생각이며, 어떤 생각과 지식이 결합해서 현재 상태에 도달했는지 하나도 알 수 없게 된다. 좋다는 글과 책을 닥치는 대로 읽어서아는 것은 많아도 의식 수준을 비롯해 삶의 변화가 없는 이유가 바로여기에 있다. - P45

자연과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하나를 바꾸려면 지금까지 지속한 수백 개의 시스템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 그걸 이미 이해한 사람은 결코하나만 주장하며 모든 것을 바꾸라고 외치지 않는다. 수백 개의 시스템이 동시에 움직이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가슴에 품을 수 있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내 이익만 좇는 마음을 버리고 맑은 영혼으로 조금씩 다가가면 누구나 그 뒤에 혹은 중심에 녹아 있는 다른 존재의 가치를 볼 수 있다. 그때 비로소세상 그 어떤 작은 존재도 결코 혼자 설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그렇게 그들은 가장 먼저 자신이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모든아름다운 변화는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서 시작한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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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할 수 없다고 말하는가?
그는 도대체 무슨 훌륭한 일을 해냈기에다른 사람들을 정확하게 판단할 자격이 있는가?
- 나폴레온힐 - P6

"자기 마음의 관찰을 통해 인간의 마음 행로를 관찰해 본 사람이라면 생각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나는 우리가성찰과 사고를 통해 만들어내는 생각, 다른 하나는 저절로 떠오르는생각이다. 나는 항상 자발적인 방문객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이런 생각이 가치 있는지 살펴보았고 이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내가 가진 거의 모든 지식은 이런 생각에서 얻었다. 학교교육을 통해 얻는 지식은단지 나중에 스스로 학습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작은 자본과 같은역할을 한다. 배우는 사람은 모두 마침내 자신의 스승이 된다. 원리를이해하지 못하면 기억은 오래가지 않는다. 이해하지 못한 원리는 기억속에 깊이 새겨질 수 없기 때문이다." - P43

사람의 힘은 지적인 노력을 통해 표현되는 체계화된 지식이다. 어떤 노력도 그 노력에 참여하는 개개인이 자신들의 지식과 에너지를 완벽한 조화의 정신으로 조직화하지 않으면 체계화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사실상 이런 조화로운 체계화가 부족한 것이 모든 사업 실패의 주요 원인이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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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南新義州 柳洞 朴時逢方)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찍며 재 우에 뜻없이 글자를 쓰기도하며,
또 문밖에 나가디두 않구 자리에 누어서,

머리에 손깍지벼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어 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턴정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 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보며,
어니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어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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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상황이 아니라 자네 마음에 있다네. 바꿀 수 없는 상황에대한 고민은 접고, 상황을 바라보는 자네의 태도를 바꾸는 게 좋지않겠나. 생각해보게. 백수였던 자네와 내가 귀한 임금의 은혜를 입어 순식간에 넉넉한 재산을 가진 영감이 되었지 않은가. 게다가 드넓은 마당에 수십 개의 커다란 가마솥을 걸어놓고 한 달에 세 번이나 굶주린 백성들을 먹이는 값진 즐거움을 누리고 있으니, 행복 중에 이보다 더한 행복이 또 어디 있겠는가?"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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