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의 확신이 그릇되었음을 알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말은마음을 다 담지 못하고, 마음은 말을 미처 따라가지 못합니다. 말과 - P6

마음이 같지 않다 보니 우리는 그 사이에서 관계를 고민합니다. 그렇게 사람과 사람은 말과 마음 사이에서 만나고 헤어지며 살아갑니다.
말, 마음, 사이. 이 세 길이 우리 삶의 모든 길은 아니겠지만, 이 길을 걷지 않는 사람 또한 없습니다. 부족하나마 세 가지 길을 하나씩살피며 제가 알게 된 것과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이 책이 좀 더 평안한 길로 가는 데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 P7

대한민국 아내들은 남편들이 이런 원리를 모른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겠습니다만 정작 이런 원리가 있는 줄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니 이를 어쩌면 좋겠습니까. 남자들이 군대 가면 달달 외우게 하는복무신조가 있습니다. 그걸 외우지 못하면 호되게 혼나기 때문에 반드시 외워야 합니다. 결혼할 때도 부부수칙을 외우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부부는 서로 자기를 알아달라고 싸운다.‘ 이것이 첫째 항목입니다. - P19

학교와 인생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학교는 무엇을 배운 후에 시험을 치르는데, 인생은 시험을 치른 후에 무엇을 배웁니다. 그런데 시험의 대가가 가끔 너무 아픕니다. 우리 삶에 지식학교만큼 필요한 것이관계학교입니다. 관계학교의 필수과목은 남의 가슴 아프게 하는 말을 하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거짓을 말하지 않으면서도 마음 - P27

상하지 않게 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지요.
나이가 들었다고 자동으로 말을 잘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그 일식집 주인아주머니는 지금도 앞으로도 소비를 시킨 손님들에게 수준미달의 입맛을 나무라겠지요. 그리고 왜 식당을 찾는 손님이 줄어드는지 이해하지 못하겠지요.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습니다. - P28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이 아니라는 것을 진하게 배웠습니다. 아들에게도 산 교육이 되었을 것입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았지만 환갑이넘어도 거칠게 욕하는 사람이라면 아직 아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들도 깨달았겠죠. 열 살 때 욕을 하기 시작해 지금 예순 살이라면, 발렌타인 60년산이 아니라 발렌타인 10년산이 그저 50년을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뒤에 탄 택시의 기사님은 비싼 발렌타인 60년산이라 할수 있겠지요. 그러고 보면 사람은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게 좋은 숙성실이 되어야 하는 존재입니다. 스스로 돌아보고 단점을 고치고 다듬어나갈 때 인격이 숙성되고, 관계가 조화로워지고 품격 있는 존재가되어갑니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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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은 너무 쉽고 가볍다. 명함을 주고받아도 연락 한 번 하지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얼굴도 떠오르지 않는데 이름은 어찌 외울 수 있단 말인가. 휴대전화다 인터넷이다 관계의 폭은 무척이나넓어졌다. 하지만 그중에 진짜배기들은 누구일까? 잠깐 만나도 삶의 태도를 크게 바꿔주는 귀인이 있을 수 있고, 늘 만나지만 크게감흥이 오지 않는 인연이 있을 수도 있다. 꼭 누군가의 연락처저장되지 않아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고 싶다. - P22

지혜롭다고 잘 알려진 이스라엘의 세 번째 왕 솔로몬이 듣는마음‘을 달라고 기도했더니 지혜를 얻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듣는 마음과 지혜가 무슨 상관인가 싶었는데 듣는 마음을 가지니 더 배우는 것들이 많아짐을 이제는 조금 알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니 알아갈 것이, 그리고알아가고 싶은 것들이 많아진다. 오늘도 숲에 오신 분들과 숲에서사는 생명에게 또 하나 배워 간다. - P29

함께 일하는 해설가님들께 어떤 손님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물었던 적이 있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사를 만난 일, 혹은 특별한 에피소드가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그냥 평범한 손님들 이야기를 해주었다. 우리가 기억하는 반짝반짝하는 사람들은 다른 이들과 크게 다르지도 않았다. 그저 밝은 표정, 경청하는 모습, 자신을 낮추 - P46

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 감사 인사를 건네는 정도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나 또한 다른 곳에 가서 이러한 모습을 보이지 못할 때가 많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잘할 수 있다. 그러나 여행지에서 만나는 숲해설가나 매표원처럼 한 번 보고 지나칠 인연을대할 때는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들이라는 점이다. 별거 아닌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반짝이는 사람이 될 수 있다. - P47

나무도 서로 자리 경쟁을 하며 자랄 때 더욱 크게 자라난다. 그렇다고 마냥 경쟁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며 서로 타협하기도 하고 양보하기도 하면서 본인들의 살아갈 공간을 만들며 궁극적으로는 숲을 이룬다. 갈등이 있기에 고민이 있고발전이 있고 화목이 생기듯, 부딪히는 것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두 형제를 통해 배운다. - P52

깊어진 봄 숲을 걷다 보니 단풍나무 꽃들이 보인다. 단풍나무 꽃은워낙 작아서 눈여겨보지 않으면 알아채지 못한다. 방문하는 이들에게단풍나무 꽃을 본 적 있냐 물으면 열에 아홉은 단풍나무에도 꽃이 피냐며 의아해한다. 나 또한 단풍의 연둣빛을 사랑하게 된 후에야 꽃을알아채기 시작했으니 매일 보는 풍경 안에서도 관심의 여부에 따라보이는 범위도 달라진다는 게 사실인 것 같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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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음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게 아니다.
돌아보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마음 돌아보기를 한다고 달라질 게 있을까 생각도 한다.
내가 정말 그랬던가, 하고 스스로에게 묻고 있는가.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다.
"그때 그랬더라면" 하고 뒤늦게 후회할 일한 가지는 줄어든 셈이다.

-에토 노부유키 - P8

또 ‘필요한 일은 필요한 때 일어난다‘고 여긴다. 현재에 충실한사람은 이 말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모든 사건은 ‘지금‘에 이르기 위한 필연적인 과정이고, 과거에 벌어진 일들은 모두 일어나야할 때 생긴 것임을 받아들인다. 일어난 모든 일에는 각기 의미가있고,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과 만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단, 아픔을 겪으면서도 인생에 주어진 숙제의 해답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인생의 슬픔은 애처로움으로 끝나버리고 만다. 지금고민하는 사람, 아파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이런 말을 들려주고싶다.
"그 고민도, 그 아픔도 당신에게는 의미 있는 필요한 것이다." - P18

끝없는 욕망 속에서는 마음의 안식과 행복을 발견할 수 없다.
마치 골인 지점이 없는 마라톤을 하는 것과 같다. 세상의 모든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여행을 떠났던 사진작가 호시노 미치오의 깨달음처럼, 행복은 잡으려고 아무리 손을 뻗어도 손끝에 닿지않는다. 오히려 행복을 갈구하는 마음, 행복에 닿기 위해 애써 내밀었던 손길에 존재한다. 목표를 달성하기보다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 행복이 있다.
여정을 더 중시하는 과정주의야말로 사로잡으면 빛 바래는
‘행복의 패러독스‘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 P25

‘안심입명‘이라는 말은 어떤 일에도 흐트러지지 않는 평정을 갖추면서도 편안한 마음 상태를 말한다.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는 사람은 대지에 굳건히 뿌리내린 것과 같아서 그의 곁에 가기만 해도 사람들은 안심한다."
가와이 하야오의 말이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도 타인을 안심시키는 사람이 되라고 권한다. 다른 사람들을 안심시키는 사람에게는 머리 위로 행복이 깃든다. 타인에게 평온을 안겨줄 수있는 사람은 남에게 준 것과 마찬가지로 ‘평온이라는 행복‘을 선사받는다. - P31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내력, 견디는 힘과 기다리는 힘을 키우는 일이다. 과연 대답을 서둘러 들으려 하거나 목적을 향해 최단거리로 움직이라고 재촉한다고 해서 행복을 손에 넣을 수있을까?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넌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멀리내다보지 않고 눈앞의 것만 보고 달려가다가는 뚜껑 없는 맨홀 속으로 빠질 수 있다. 행복 티켓은 기다리고 인내하는 성숙한 지혜와가깝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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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관계란 게임이다. 그렇지만 게임은 맞붙는 상대가 강해야만 재미가 있다. 그런 점에서 오늘 밤 상대는 너무 재미가 없다. 나는 즐거워하는 마키의 표정을 보면서 역시 다른여자를 불러내야 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회사원을불러냈다면 일단 갑작스러운 데이트 신청에 경계했을 테니그 경계심을 푸느라 이런저런 수법과 다양한 기술을 구사해야 했을 것이다. 식사 중에 나눌 화제를 고르기도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어차피 여자와 데이트를 하는 것이라면 약간은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상대가 낫다. - P66

말하자면 내가 여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육체가 아니라 자극적이고 수준 높은 게임인 것이다. 섹스는 그 게임의 승리에 뒤따르는 전리품에 불과하다.
연애뿐만 아니라 나는 모든 일에 있어서 그랬다. 게임으로여기고 그것을 극복하는 데서 기쁨을 느껴왔다. 스포츠는 물론이고 공부도 마찬가지였다. 성적의 우열이란 게임의 승패에 불과하다. 대학 입시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거기서 포인트를 많이 쌓아두면 인생이라는 최대의 게임에서도 승리를거머쥘 수 있다. 그렇게 믿고 입시를 준비했고, 그 결과 희망하는 대학에 들어갔다. 취업을 할 때도 짜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바라던 회사에 들어갔다. 모두가 계획을 잘 짰기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P67

"스톡홀름 증후군."
내가 말했다.
그게 뭐냐고 물으려는 듯이 그녀의 입술이 벌어졌다. 주리가 지금까지 보여준 적이 없는 어린 소녀의 표정이었다.
"테러리스트와 인질이 오랜 시간 함께 있다 보면 그들 사이에 연대감 같은 게 싹트게 된대. 어느 쪽이든 사태가 빨리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은 같으니까. 그런 심리를 그렇게 부르는것 같아. 007 영화에서 그러더군."
"난 인질이 아니고, 당신도 테러리스트가 아닌걸" - P172

"누구나 그 상황에 맞는 가면을 쓰고 있다는 것. 그 가면을벗기려고 해서는 안 돼. 누군가의 행위에 일희일비한다는 건무의미한 일이지. 어차피 가면에 불과하니까. 그래서 나도 가면을 쓰기로 했어."
"어떤 가면?"
"한마디로 말하면, 그 상황에 가장 어울리는 가면. 어렸을때는 어른들이 기대하는 가면이 되겠지.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우등생을 연기한 건 아니야. 어렸을 때는 개구쟁이 가면을쓰고, 조금 지나서는 반항기의 가면을 썼어. 그 뒤에는 사춘기의 가면, 장래를 고민하는 청년의 가면. 어쨌든 어른들이익숙해지기 쉬워야 한다는 게 포인트야."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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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신의 편이 되지 않고서는 진정한 만족으로 가는 길을 찾기 어려워집니다. 나의 부족함을 비난하며 구석으로몰아붙이는 검사가 아닌, 높은 기준으로 나의 잘잘못을 따지는판사가 아닌 나 자신의 편이 되어주는 변호사가 되어야 합니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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