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는 글자는 허리가 굽은 장발의 노인이 지팡이를 짚는 모습을 본뜬 상형문자입니다. 하지만 에도시대의 관리직인 ‘노중‘이나 나이 많은 승려를높여 부르는 ‘노사‘라는 단어에는 결코 부정적인 함의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그 사람이 축적해온 지식과 경험을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 P25

아들러가 말하는 불완전함이란 인격의 불완전함이 아니라 새로 시작하는 일에 대한 지식과 기술에 대한 불완전함입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그 즉시 ‘잘하지 못하는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새로 시작한 일이니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자신을 받아들이는 게 ‘잘하게 되는 것의 첫걸음입니다. - P30

위가 아니라 앞을 목표로 하여 나아가는 행위는 의외로 어려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특히 젊은 시절에는타자와의 경쟁을 전제로 하여 "더 나은 내가 되지않으면 안 된다"라고 생각하기 쉬우니까요.
지금의 자신보다 나아지기 위한 노력, 그것은 건전한 노력입니다. 단, 거기에 타자와의 경쟁이나 승부를끌어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타자와의 승부나 타자의평가에 개의치 말고 "어제 하지 못한 일을 오늘은 할수 있다"라고 실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제의 모습을 실감하기 어렵다고 한다면 반년 전,
혹은 일 년 전 자신을 떠올려 보세요. 나이가 몇 살이든 어떤 일을 착실히 계속하면 확실한 변화를 느끼리라 생각합니다. - P41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어떤 상태든거기에 있는 것만으로 살아 있는 것만으로 타자에게 공헌할 수 있다.‘

이처럼 생각하면 늙는 것도 병에 걸리는 것도 두렵지 않게 됩니다.
공헌한다는 실감은 인생의 행복과 깊이 관련되어있습니다. 그것은 인생의 양식이자, 행복의 초석입니다. 다음 장에서는 이 ‘공헌감‘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기로 하겠습니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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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조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받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여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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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중요성은 여기 머물지 않는다.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인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는 이렇게 말했다.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다." 독서에는 다양한 방법론이 있지만이와 별개로 독서가 갖는 참된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구태에 빠져늘 생각하던 대로 생각하고 늘 행동하던 대로 행동하는 우리의내면을 깨뜨리는 것. 이는 잔잔한 수면에 돌을 던져 새로운 파장을일으키는 것과 같다. 이것이 바로 한 권의 책이 인생을 바꾸기도 하고 한 줄의 글이 삶의 새로운 가치를 깨닫게도 하는 이유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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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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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사람의 역할은 상대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야만 상대가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기 편한 분위기가 조성되니까요.
최근에는 기업 조직론을 논할 때 중시하는 것 중 하나가 구성원들의 ‘심리적 안전감‘입니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조직행동학을 연구하는 에이미 에드먼슨이 제창한 심리학 용어입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발언을 부정하거나 거절하지 않는 상황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한다는 것입니다. - P34

반려동물이나 인형에게 말을 거는 행위는 심리적으로 자신과 대화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노트에 적어보는 행위와 비슷하기 때문에 자신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자기 생각을 정리할 수는 있어도 스스로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자기 수용)에 도달할 수는 없습니다.
자기 자신을 수용하려면 타인의 수용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아야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스스로 인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존재를 인정한다‘,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다‘는 편안한 마음이 없다면 자신을 돌볼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 P51

먼저 ‘안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신뢰 관계를 만드는 기술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대화할 때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거리감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거리란 심리적 거리를 뜻합니다.
마음을 열 수 있을 정도로 다가가지 않으면 상대는 이야기를꺼내지 않습니다. 반대로 상대에게 지나치게 다가가면 오히려마음을 닫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보통은 상대를 이해한답시고 불쑥 다가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잘 들어주는 사람은 항상 너무 가깝지도 않고, 너무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감을 잘 유지할 줄 압니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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