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니즘tokenism이란 이렇게 역사적으로 배제된 집단구성원 가운데 소수만을 받아들이는 명목상의 차별시정정책을 말한다.‘ 토크니즘은 차별받는 집단의 극소수만 받아들이고서도 차별에 대한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기회가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고, 노력하여 능력을 갖추면 누구나 성취할 수 있다는 기대를 주기 때문이다. 결국 현실은 이상적인 평등의상황과는 꽤 먼 상태임에도 평등이 달성되었다고 여기는 착시를일으킨다. - P24
최규석의 웹툰 「송곳」에서는 지위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의 모습을 이렇게 꼬집어 말한다. "당신들은 안 그럴 거라고 장담하지 마."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 나는 어디에 서서 어떤 풍경을 보고 있는가. 내가 서 있는 땅은기울어져 있는가 아니면 평평한가 기울어져 있다면 나의 위치는어디쯤인가. 이 풍경 전체를 보려면 세상에서 한발짝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이 세계가 어떻게 기울어져 있는지 알기위해 나와 다른 자리에 서 있는 사람과 대화해보아야 한다. 한국사회는 정말 평등한가? 나는 아직까지 한국사회가 그 이상향에 도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직 차별을 부정할 때가 아니라더 발견해야 할 때다. - P38
‘우리‘와 ‘그들‘이라는 감각의 차이는 두 집단을 가르는 경계에서 생긴다.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속하지 않은 다른 집단, 즉 ‘그들‘을 쉽게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적으로 자신이 속한 내부 집단은 복잡하고 다양하고 더 인간적이라고 느낀다. 반면외부 집단은 훨씬 단조롭고 균질하며 덜 인간적으로 보인다. 내부집단과 외부 집단의 차이를 과장하여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게 나를 중심으로 집단을 가르는 마음의 경계를 따라 ‘그들‘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만들어진다.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도 이 마음의경계에 따라 달라진다. 학자들은 이 경계가 어떻게 생기는지에 관심을 두었다. 헨리 타지펠Henri Tajifel과 연구자들은 실험을 통해 이 경계가 아무런 의미가없는 임의의 기준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였다." 1971년 연 - P51
인생에서 중요한 일일수록 그 선택은 사회적 편견에서 자유롭지않다. 아니, 최대한 안전한 결과를 얻기 위해 가장 보수적인 선택을하기 마련이다. 켄지 요시노는 그의 책 『커버링』 Covering에서, ‘손상된‘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낙인이 두드러지게 보이지 않도록 최대한 자신을 포장하는 모습에 주목한다." ‘커버링‘이라는 말을 통해 그는, 소수자로서 완전한 주류가 되지 못하면서도 동화주의적으로 순응하도록 요구받는 삶의 압박을 이야기한다. 차별이 없는 상태에서도 사람들은 지금과 같은 선택을 할까? 고정관념과 편견이 없는 사회에서 자랐어도 우리의 관심과 적성이정말 현재와 같았을까? - P75
우리의 생각이 시야에 갇힌다. 억압받는 사람은 체계적으로 작동하는 사회구조를 보지 못하고 자신의 불행이 일시적이거나 우연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차별과 싸우기보다 "어쩔 수 없다" 며 감수한다. 유리한 지위에 있다면 억압을 느낄 기회가 더 적고시야는 더 제한된다. 차별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예민하다" "불평이 많다" "특권을 누리려고 한다"며 상대에게그 비난을 돌리곤 한다. 30그래서 의심이 필요하다. 세상은 정말 평등한가? 내 삶은 정말차별과 상관없는가? 시야를 확장하기 위한 성찰은 모든 사람에게필요하다. 내가 보지 못하는 무언가를 지적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내 시야가 미치지 못한 사각지대를 발견할 기회이다. 그 성찰의시간이 없다면 우리는 그저 자연스러워 보이는 사회질서를 무의식적으로 따라가며 차별에 가담하게 될 것이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 평등도 저절로 오지 않는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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