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말에 어떤 의도가 있을지 고민하기보다 내 짜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녀의 언어에 숨겨진 감정을 파악하기보다 내 마음이 지금 얼마나 다쳤는지, 그 사람은 왜 그럴까고민하기보다 나는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생각해보는 것.
긴 시간을 들이지 않더라도 종종 자신의 마음과 감정, 행동을 관찰하는 일이 필요해요. 확실히 나이를 먹어갈수록 취향과 행동 패턴이 굳어져가는 게 느껴집니다. 이런 게 삶을훨씬 효율적으로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하죠. 그래서 고집을 피우거나 합리화를 하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잦아지는 거예요. 어떻게든 상황을 처리하기는 해야겠고 내 맘은 대쪽 같으니, 대강후려치듯 감정을 얼버무리는 거죠. 눈을 감아보세요. 외부와의 자극을 차단하는 가장 손쉬운방법이죠. 눈을 감고, 쓰리엠 귀마개로 귀도 막은 채 귀 안에서 귓밥이 움직이는 소리와 숨소리, 등허리의 감각, 배에서나는 물소리 등에 집중해보세요. 일단 몸에 집중한 뒤 마음 - P172
을 보는 게 더 편하거든요.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이런 시간이 더욱 많이 필요한 것같아요. 유튜브가 아니라 제 안의 일곱 살짜리 어린아이와끊임없이 대화하고 마주하는 시간 말이죠. - P173
전 인간관계에서 조금만 실수하거나 잘못되어도 도망쳐버리곤 했어요. 누군가 제 거짓 꿈을 간파하고 직언을 해주면도망쳐버렸어요. 그 사람이 무서웠거든요. 그리고 다른 커뮤니티에 가서 새롭게 캐릭터를 만들어갔어요. 그렇게 잠수와도망으로 일관하다가 막다른 길에 다다르면 빼액 물어버렸던 거죠. 그렇게 많은 분에게 마음의 상처를 줬던 것 같아요. 이제와 느끼는 건데, 자존감이란 건 ‘나를 높이는 힘‘이 아닌 것같아요. 진정한 자존감은 오히려 ‘빈틈‘과 ‘상처‘까지 ‘나‘로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난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 사랑하는 누군가의 옆에 서 있는 한 명의 사람일 뿐이니까요. - P177
모든 관계는 애매한 유리수에 위치해 있어요. 늘 흘러가고있고, 매 순간 변화해요. 그래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노력이 필요한 거예요. 서로를 바라볼 때는 규정된 단어가아닌, 상대방 그리고 자신의 감정 자체에 집중해야 하는 것같아요. - P183
조건은 만드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거예요. 대신 우연의 톱니바퀴를 돌리기 위한 한 번의 용기가 필요한 법이죠. 보통 용기란 건 두 가지 종류가 있더라고요. 무언가를 실행할 용기, 그리고 실행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 용기. 대부 - P211
분은 전자가 더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오히려 실행은 한순간이거든요. 때론 충동적일 수도, 실수일수도, 누군가 등을 떠밀어서 엉겁결에 시작될 수도 있어요. 진짜 어려운 건, 실행 후에 따라오는 갖은 잡생각과 고민을견뎌내는 일인 것 같아요. - P212
어차피 집착한다고 모이는 것도, 안 한다고 안 벌리는 것도 아니니 마음이라도 편해야죠. 마음이 조급해지고 작아지면 진짜 돈이 찾아온 순간에 그걸 담을 여유가 없어져요. 왠지 지나가는 비처럼 찾아오는 게 돈인지라, 비가 내렸을 때잘 담고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놓는 게 더 중요해요. 그게 안 되면 떼돈이 들어와도 폭우처럼 막히고 넘치고 다 부서저서 인생이 엉망이 돼버리기도 하니까요.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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