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

(손택수)

한낮 대청마루에 누워 앞뒤 문을 열어 놓고 있다가, 앞뒤문으로 나락드락 불어오는 바람에 겨드랑 땀을 식히고 있다가,

스윽, 제비 한 마리가
집을 관통했다

그 하얀 아랫배,
내 낮바닥에
닿을 듯 말 듯,
한순간에,
스쳐 지나가 버렸다

집이 잠시 어안이 벙벙
그야말로 무방비로
앞뒤로 뺑
뚫려 버린 순간,

제비 아랫배처럼 하얗고 서늘한 바람이 사립문을 빠져나가는 게 보였다 내 몸의 숨구멍이란 숨구멍을 모두 확 열어젖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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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6-26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마 그럴거예요. 변화를 하고 싶을 때, 주변 사람들은 옆사람이 달라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이전의 상태로 다시 돌아가기를 원할 때도 있어요. ‘너는 원래 그렇잖아‘라거나 ‘내가 하는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같은 말이 상황에 맞을 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달라지기로 생각했다면, 그런 말 안의 의도나 감정을 이해하는 것도 좋겠어요.
루피닷님, 비가 와도 날씨가 덥습니다. 시원하고 좋은 오후 보내세요.^^

루피닷 2023-06-27 06:47   좋아요 1 | URL
넹 참고할게요
서니데이님도 건강 잘챙기시고 좋은 하루되세요~